도이베르트(Dooyeweerd)의 우주법적 철학을 미학으로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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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베르트(Dooyeweerd)의 우주법적 철학을 미학으로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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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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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의 예술을 향하여 - 시어벨트(Seerveld)의 개혁주의 미학 (34)
▲ 안용준 목사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작품은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지향한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린 <별이 빛나는 밤>이란 그림이 있다. 고흐는 생을 마감하기 13개월 전, 정신병으로 고통 가운데 있을 때 밤의 들판으로 나아갔다. 그는 평소에 밤하늘의 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우리의 마음에 샬롬을 선사하는 질서와 조화가 있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별들이 생명의 빛을 발하고 소용돌이치는 성운(星雲)과 같은 것이 무한한 공간의 신비와 아득한 우주의 가공스런 격동을 표현한 것 같다. 

고흐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은 과학을 연구하지 않을지라도, 자연을 바라보고 우주를 생각하며 이를 다스리는 법칙에 순응하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철학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의 대부분이 어떤 질서의식(idea of orders)에서 자신의 논지를 정리하게 되는 것이다. 

도이베르트는 그의 칼빈주의적인 경건한 기독교 신앙 속에서 인격적인 질서의 하나님이 이 자연과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우주에 법질서(法秩序)가 있다고 확신했다. 이러한 생각을 발전시켜서 우주적 법질서라는 개념 속에서 법학(法學)의 존재론적 당위성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법철학(法哲學)을 하나의 거대한 인식론(epistemology)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관심을 ‘우주법적 이념의 철학’(the Philosophy of the Cosmonomic Idea)이라고 명명하였다. 

알려진 바와 같이 도이베르트의 이 사상을 발전적으로 계승한 학자들을 암스테르담학파라고 말한다. 이 명칭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Free University of Amsterdam)를 중심으로 연구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당시 시어벨트는 이 학교 학생으로서 스승인 도이베르트의 주목할 만한 학문세계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다. 
도이베르트는 “철학이 우리의 지각의 한계를 초월할 수 없다”는 식의 근현대 철학체계를 확실히 넘어서고 있었다. 그는 순수 이성적 사고로서의 철학은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성적 사유를 통하여 자아를 인지하거나 묘사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떠한 사상도 전제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데 이 전제는 사상가의 믿음, 즉 신앙의 문제라는 것이다. 

시어벨트가 창조-타락-구속의 성경적 믿음을 가지고 질서와 조화의 세상과 예술을 꿈꾸는 것은 도이베르트의 지적 성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도이베르트의 가르침은 개혁주의 미학의 지도자적 자질의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여겨졌으며 시어벨트 미학과 예술론의 방향 모색과 제시를 위한 장을 마련하기에 이른다. 

세상과 문화 예술은 단순히 ‘보고’(look at)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통해서 보아야’(look through) 한다. 질서와 조화의 관점 없이 보여 지는 세상은 헤어 나오기 힘든 엄청난 카오스의 현장이기 쉽다. 하지만 성경의 진리를 통하여 바라보는 세상은 참 생명이신 예수님의 지혜가 넘쳐나는 삶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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