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장통, ‘153교회’로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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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성장통, ‘153교회’로 극복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12.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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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디아스포라포럼, ‘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제시한다!!’ 포럼 개최

21세기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암담하다. 1년에 3천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성장기를 지나 쇠퇴기에 들어섰다는 비관적인 전망만이 가득한 가운데 한국교회의 ‘희망’을 찾는 포럼이 마련됐다.

월드디아스포라포럼(국제대표:오상철 박사, WDF)은 ‘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제시한다!!’라는 주제로 지난 4일 동숭교회에서 한국대안교회포럼을 열고 ‘153 교회’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한국교회가 전례 없는 성장을 일궜지만 각종 폐단으로 사회적 신뢰를 잃고 몸살을 앓는 가운데 ‘153 교회’가 대안교회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53교회’는 그간 양적 성장만을 추구했던 대형교회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150여명의 작은 교회다. 하지만 고도로 훈련된 끈끈한 유기체적 공동체를 지향한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교회 쇠락의 이유로 오규훈 박사(장신대 목회상담학)는 “성장과 분배의 사회적 담론에서 가난한 자와 억눌린 자들을 대변하는 시대적 관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성장 및 기득권자의 관점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한국 사회의 성장이 20세기를 지나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사회적 성장통의 부작용을 야기한 것처럼 교회의 성장은 ‘교회 성장통’도 만들어 냈다”고 했다.

기복신앙, 교권주의, 도덕적 해이,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대형교회의 관료주의, 교회 세습 등이 대표적인 현상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교회의 모델로 제시된 것은 ‘153 교회’다.

오 박사는 “‘150’은 공동체 기능이 가장 잘 이뤄지는 최대 숫자로 목회자 한 사람이 공동체의 본질을 지키며 건강하게 목회할 수 있는 숫자”라며 “‘153 교회’는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보완, 해결 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153’가 갖는 성경의 상징적 의미도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첫 대면한 베드로가 디베랴 호수에서 건져 올린 ‘그물에 가득 찬 물고기 숫자’가 153 마리였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는 베드로의 그물이 담을 수 있는 최대치를 상징한다는 것.

오 박사는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의 건강한 목회의식이 최우선”이라며 “성장 가치의 함몰되어 있는 우리의 의식에서 벗어나 본질 추구에 목회 관심과 보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21세기 한국교회가 새롭게 보여주어야 할 영적가치는 ‘나눔과 섬김’”이라며 “더 이상 말을 앞세우지 말고, 세상의 필요를 묵묵히 채워주는 일만이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153 교회’의 구체적 모델로는 미국의 세이비어교회가 제시됐다. 1947년 고든 코스비 목사(87)가 워싱턴D.C의 빈민지에 개척한 세이비어교회는 교인 수 150명 정도의 작은 교회이지만, 전 미국을 움직이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교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은 교회에서 저소득주민진료소, 노숙자치료소 마약·알코올중독자치료소 등 70여 개 사회활동을 헌신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연간 예산이 1000만 달러가 넘는다.

유성준 교수(협성대)는 그 배경으로 “고도의 헌신된 영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사회 섬김에 있다”며 “한국교회가 무엇보다 서열주의와 성공지상주의의 관습을 허물고 굳은 실천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신도 중심의 사역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상철 목사(WDF 총무, 희망의교회)는 “교회가 최고를 지향하면서 생겨난 폐단 중 하나는 평신도가 ‘구경꾼’으로 전락한 점”이라며 목회자 중심의 사역을 평신도 사역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교인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라갈 제자를 찾고 양육해야 한다”며 “ 교회의 성공 여부를 숫자와 규모에 두지 말고, ‘영향력’에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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