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군국주의 잔재 청산해야 진정한 ‘광복’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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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군국주의 잔재 청산해야 진정한 ‘광복’ 도래”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8.18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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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한‬국가주의에서 벗어나 동북아 평화와 상생의 길로 나오길

8·15광복 69주년을 맞이했지만 온전한 해방의 기쁨은 아직 이 땅에 도래하지 않은 듯하다.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광복절. 집집마다 내걸린 태극기가 펄럭이며 이를 알렸지만, 광복의 기쁨을 누리기에는 아직 청산되지 않은 역사적 잔재가 너무 많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의 광복과 함께 일본의 패전일이기도 한 15일, 아베 내각 각료들과 국회의원들은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에도 아베 일본 총리는 정부의 공식 추도사에서 과거 침략에 대한 반성과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부전의 맹세’를 빼놓았다. 이는 일본 총리들이 10년 넘게 추도사에서 빠뜨리지 않았던 내용이다.

#일본에 대한 규탄 및 집회 이어져

최근 일본은 아베신조 내각의 출범 이후 급격한 우경화의 길을 걸으며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집단자위권 허용으로 일본이 60년 만에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변모하면서 동북아 평화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군국주의 부활이 연상되는 일본의 행보는 비단 이뿐 아니다. ‘평화헌법 제9조’의 폐지, 역사 왜곡, ‘무라야마 선언’의 백지화 시도, 고노담화의 재검증 및 일제치하 강제징집 근로자 수용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추진 등으로 역사를 부정하는 반 평화적인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전쟁이 끝난 지 7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오늘까지도 전쟁의 책임을 부인하고 있을 뿐더러 오히려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항변한다.

이러한 사태를 우려하며 그리스도인을 중심으로 동북아 평화를 위한 일본의 바른 역사 인식과 사과를 촉구하는 선언문 및 성명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한일기독의원연맹(대표회장:김영진) 주최로 시민·사회·종교 각계의 33인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최근 노골화되고 있는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규탄했다.

이들 33인은 “전후 피해를 입은 강제 징병 및 징집노역자는 물론 위안부 할머니, 원폭 피해자, 사할린 동포의 당면 미해결 과제를 조속히, 올곧게 청산하라”고 촉구했다. 또 “야스쿠니 신사에 지금도 A급 전범과 함께 합사되어 있는 한국인 21,160여 영령의 유해를 한국으로 즉시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정부의 역사적 반성과 진정한 변화 없이는 역사적 아픔이 또 다시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나서게 된 것이다.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대표: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 일본 정부와 정치권의 우경화 행태를 “일본 민족의 우월성에 대한 자만심과 국가주의의 바탕 위에서 과거 일본의 영광을 회상하며 일본 정부의 경제적 군사적 대국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우경화에 대한 강한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의 유력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은 과거 퇴행적인 일본 사회를 향해 ‘여성에 대한 자유의 박탈과 존엄 유린 등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자’고 세 면에 걸쳐 보도하면서 민족주의 틀을 깨트리는 용기 있는 시각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필수적 … 일본 교회와의 연대 필요

침략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희생시킨 일본은 2차 대전 이후 국민적 합의 아래 헌법을 통해 ‘평화주의’의 원칙을 지킬 것을 천명했다. 하지만 과거와의 철저한 단절이 없는 평화주의 원칙 마련은 불가능에 가깝다. 일제강점기 일본 군국주의의 만행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위안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일본 정부는 ‘위안부 증언은 신뢰할 수 없다’며 고노담화에 대한 재검증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고노담화에 대한 재검증 작업은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가해 사실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 역사의 왜곡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더욱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는 “할머니들은 ‘민간업자가 했다,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다’고 말하는 일본 정부의 발표는 분명한 거짓으로 이제라도 그만 역사적 과오를 사죄하고 법적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반역사적 행보에 비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동북아 평화는 일본 내에서 자발적인 평화 운동이 일어날 때 지켜질 수 있다. 외부의 압력과 규탄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일본 정부를 향해 바른 소리를 낼 수 있는 자각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일깨우고 일본 내 평화세력과 연대해 일본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한·일 공동의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일본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연대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성명서를 통해 샬롬나비는 발전된 한·일 관계를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일본 교회와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위기에 빠진 한일외교 상황, 동북아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양심의 소리를 발하여 동북아의 긴장과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공동체를 이루는 대열에 참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교회를 중심으로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고백과 사죄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와 노부오 목사(카베난트 채플 일본인 교회)는 “복음이야말로 일본과 한국, 그리고 중국을 화해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지금의 일본 교회에는 하나님에 대한 진지한 죄의 고백과 사죄의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일본 교회가 나서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통한 우상숭배 행위를 회개하고, 하나님과 한국에 사과해야 한다”며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명하게 역사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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