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되고 언니가 되어 ‘진심’을 나눈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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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되고 언니가 되어 ‘진심’을 나눈 일주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7.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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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예술대 사회복지학부 캄보디아 첫 비전트립

전공과목에서 배운 지식 현장에 적용하며 꿈에 다가가
껀달주 ‘헤븐빌리지’에서 만난 동생들 ‘새로운 가족’ 돼


지난달 29일 주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한 순간, 이미 마음은 교회로 향해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예수님을 빨리 보고 싶었다. 그렇게 20살 청년은 다시 주께로 돌아왔다.

백석예술대학교(총장:김영식)의 여름 비전트립이 ‘복음의 열매’를 맺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캄보디아 껀달주로 비전트립을 다녀온 사회복지학부(학부장:송수민)는 ‘진심’을 나누는 사역을 펼쳤다. 그곳에 머물렀던 일주일은 온통 감사의 고백뿐이었다.

사회복지학부가 비전트립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백석예술대의 단기선교는 ‘교육 사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실용음악과와 교회실용음악과, 국악과 등 악기를 다룰 수 있는 학생들이 환경이 열악한 오지에서 ‘가르치는 사역’으로 복음을 전하고 돌아왔던 것. 그러나 올해는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사회복지학부도 비전트립을 결심하게 됐고, 캄보디아 기숙형 도시공동체인 ‘헤븐빌리지’로 선교를 떠났다.

이들이 찾아간 헤븐빌리지는 크리스천 공동체다. 이곳에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도시로 온 시골 오지마을 크리스천 가정의 아이들 34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두살배기부터 21살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예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마치며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는 곳이다.

학부장 송수민 교수와 인연이 닿아 캄보디아로 선교지를 정한 사회복지학부는 첫 비전트립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시작했다. 4월부터 참가 신청을 받고 매주 준비모임을 가졌다. 출발 전에는 1박2일 워크숍을 통해 팀워크를 끌어 올렸다. 신실한 크리스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선교와 달리 사회복지학부는 ‘믿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문을 열었다. 그 곳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석예술대 비전트립이 학생들만의 행사로 끝나지 않는 것은 교수와 학교 지도부의 헌신적인 동역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백석예술대는 이번 해외 비전트립에 부총장과 교목실 목사들이 전 일정에 동행했다. 캄보디아 껀달주에는 윤미란 학사부총장이 함께 했다.

캄보디아에 도착한 날부터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사회복지학부는 ‘놀이’에 집중했다. 패트병으로 볼링도 치고, 수건도 돌리고, 풍선을 불어 배구도 했다. 클레이 아트와 종이접기, 페이스페인팅이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작업이었다면, ‘놀이’는 헤븐빌리지 아이들과 친해지는 교제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7일의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웃고 즐긴 아이들에게 언니, 오빠, 형과 누나가 생겼으니 말이다.

# ‘개별화’ 적용한 비전트립

사회복지학부 캄보디아 단기선교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개별화’다. 개별화는 사회복지 전공에서 나온 개념으로 복지가 수혜자 각 사람에게 적합하게 적용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18명의 참가자들은 선교를 떠나기 전 1인당 2명의 현지 아이들과 짝을 맺었다. 물론 현지에서는 누가 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선교팀은 이미 자신의 짝을 놓고 기도를 시작했다. 아이들을 위한 기도는 상상과 설레임으로 이어졌고, 짝꿍에게 맞는 선물을 각자 준비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포토 앨범을 만들어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편지와 함께 선물했다. 철저히 ‘수혜자’ 중심의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이 계획은 적중했다. 헤븐빌리지를 이끄는 박종수 목사도, 현지 아이들도 자신을 향한 세심한 배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수민 교수는 “공급자 중심의 선교가 부작용을 낳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현장의 요청에 맞는 선물을 준비하고 짝의 개념을 적용해 소외되는 아이들 없이 모두 친밀감을 나눌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놀라운 것은 비전트립에 참여한 학생들의 변화다. 매일 진행되는 예배와 큐티 속에서 하나님을 알게 되고 말씀의 신비를 깨닫게 된 것. 사회복지학부 2학년 김영우 군은 “크메르어로 드리는 예배 가운데 예수님이 함께 하심을 느꼈다. 매일 큐티를 드리는 시간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냈고, 교수님들의 간증과 친절한 답변 속에서 ‘나도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선교를 통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행복하고 대단한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김 군은 단기선교를 마치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교회로 달려가 감사의 고백을 했다.

조은현 양은 “비전트립을 떠나기 전 많이 배우고 오길 바란다고 교수님들이 말씀하셨는데, 정말 베푼 것보다 받은 사랑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만남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오히려 캄보디아 아이들이 선교팀을 챙겨주면서 가족같이 대하는 모습이 고마웠다”며 자신이 전공한 사회복지가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직접 경험한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이번 비전트립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문영미 교수는 “사회복지는 결국 관계인데 아이들인 낯선 곳에서도 친밀감을 형성하며 관계를 경험했다. 이것이 큰 경험이었고 자신들이 배운 이론이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윤택 군은 “NGO 현장 활동가의 꿈을 꾸고 있었는데 첫 비전트립을 통해 꿈이 더 확고해졌다”며 “우리와 다른 문화를 겪어보고 그곳에서 사역하는 목사님의 리더십을 통해 복지는 수혜자들의 필요를 장기적으로 채워주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베푼 것보다 배운 것이 더 많은 비전트립은 교수와 학생들이 더 끈끈한 사제의 정으로 묶이게 만들었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열매는 ‘하나님’과의 만남이었다.

임경선 교수는 “매일 열리는 큐티의 시간, 아이들이 성경에 귀를 기울였고 어떤 아이들은 처음 성경을 접하기도 했다”며 “선교지에서의 경험을 눈물을 쏟으며 간증하는 제자들을 보며 단기선교는 예수님과 만나는 통로임을 느꼈다”고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여름방학 기간 총 4곳에서 진행되는 비전트립 중 첫 스타트를 끊은 사회복지학부. 고향을 떠나 먼 도시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은 너희들을 통해 캄보디아를 다시 세우실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또 열악한 환경도 마다치 않고 형이 되고 언니가 되어 놀아준 선교팀 학생들에게는 “하나님과 함께 너희의 꿈을 이뤄나가라”는 희망을 선물했다.

그리고 세상 어느 곳에서건 ‘복음’과 ‘진심’만 있으면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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