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를 행하는 교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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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를 행하는 교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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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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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웅 목사 (동면교회)

2014년 甲午(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그러하듯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해가 지나가고 이렇게 새해를 맞이한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래도 또 기대해 본다. 그분의 나라가 우리 곁에 더 가까이 오기를......

중요한 것은 그분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지전능, 절대자이시지만 언제나 사람과 같이 함께하시기 때문이다. 그분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인 우리가 어떻게 당신의 뜻에 따라 준비하고 마음 모으느냐에 달려있다. 그 때에 그분도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이다. 그분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길을 제시하신다.

갑오년 새해에는 줄탁동시의 교회가 되어보길 빌어본다. 교회와 세상, 성직자와 교우, 부모와 자녀, 선생과 제자, 지도자와 국민 등등이 정쟁, 다툼, 경쟁, 싸움이 아닌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생각과 꿈을 행하는 한 해가 되어보길 용기 있게 나서본다.

줄탁동시는 어미닭과 병아리가 동시에 알을 쫀다는 뜻이다. 사제간(師弟間)의 인연이 어느 기회를 맞아 더욱 두터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줄탁동시는 알 속에서 자란 병아리는 부리로 껍질 안쪽을 쪼아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줄'은 바로 병아리가 알 껍질을 깨기 위하여 쪼는 것을 가리킨다. 어미닭은 품고 있는 알 속의 병아리가 부리로 쪼는 소리를 듣고 밖에서 알을 쪼아 새끼가 알을 깨는 행위를 도와주는데, '탁'은 어미닭이 알을 쪼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서로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다. 긴 시간동안 서로의 뜻을 맞추어 생명을 잉태하는 거룩한 일이다.

여기서 알 껍질을 쪼아 깨려는 병아리는 깨달음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수행자요, 어미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주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병아리와 어미닭이 동시에 알을 쪼기는 하지만, 어미닭이 병아리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미닭은 다만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이다.

이는 스승은 깨우침의 계기만 제시할 뿐이고, 나머지는 제자가 스스로 노력하여 깨달음에 이르러야 함을 의미한다. 또 깨달음에도 때가 있어 깨달아야 할 때 깨닫지 못하면 헛일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H.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병아리는 알을 깨고나온다"는 말도 이와 같은 뜻이다.

새해에는 교회가 지역과 이웃 그리고 세상으로 향하여 열심히 그리스도의 수행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이미 우리의 구세주이신 그분이 우리를 품어 생명을 잉태케 하는 역사가 이루어질 줄로 믿는다. 교회 안에서도 목회자의 모습이 그리스도를 닮아가기에 노력한다면, 교우는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행하기에 꾸준히 병아리가 생명으로 잉태케 위해 쪼듯 기도와 행동을 동시에 실천해야 할 것이다.

올 한해는 지방자치 단체장의 선거가 또한 있다. 이 역시 지역의 리더가 되려는 사람과 지역주민들 이 둘의 관계가 동시에 일어나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지역민들의 생명, 성숙, 평화가 서로 꽃 피워내길 희망한다. 여기에 교회가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에는 ‘아니오’하는 줄탁동시가 이뤄지길 역시 기대해 본다. ‘아니오’에서 오는 어려움을 겪는다 해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걸어가 보는 왜냐하면 그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당신의 말씀을 행동으로 함께하는 한 해되길 두 손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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