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을 한반도 평화 이끄는 통일 역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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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을 한반도 평화 이끄는 통일 역군으로”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6.2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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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마음선교회 탈북민 위한 두 번째 세미나

▲ 북한선교단체 손과마음선교회(이사장:최덕순 목사, 사무총장:김창범 목사)가 지난 20일 ‘탈북민의 정착 문제와 한국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정동교회 아펜젤러홀에서 두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모 탈북자 관련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과 체제를 비방한 탈북자들을 제거하겠다”며 위협했다고 한다. 그만큼 최근 탈북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북한도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편집자주>

탈북민? 탈북자? 탈북형제? 아니면 귀순용사? 북한에서 나와 한국을 찾은 이들을 우리는 뭐라고 부르고 있을까. 북한체제에서 이탈한 사람이라는 뜻의 ‘탈북’을 붙여 부르고 있지는 않을까.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 땅에 안착한 이들을 우리는 ‘탈북’이라는 낙인을 찍어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그들에 대한 이해, 인식도 부족해 그들을 오해하는 일도 벌어진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에 접어든 이 때. 북한 사람들은 이미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기 전에 통일을 이루는 역할을 감당할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우리가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북한선교단체 손과마음선교회(이사장:최덕순 목사, 사무총장:김창범 목사)가 지난 20일 ‘탈북민의 정착 문제와 한국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정동교회 아펜젤러홀에서 두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탈북형제, 누가 도울 수 있나?’라는 제목이 달렸다.

# 그들이 겪는 어려움
현재 국내 탈북민 수가 2만5천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탈북민에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탈북민들의 경험이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이 겪게 될 경험의 예비 실험적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며 “탈북민들은 통일 후 있을 남한과 북한 사회 구성원들의 혼란을 미리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탈북민들이 느끼고 있는 사회 통합 과정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 결과는 통일이 현실화되었을 때 각 사회 구성원들의 재사회화를 위한 좋은 정보와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일된 이후에는 새로운 가치와 이념에 따라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재사회화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탈북민들은 통일 후 남북한 주민간의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끌 통일역군”이라며 “또한 교회의 관점에서 봐도 북한 선교의 최첨병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소중한 역할을 할 탈북민들이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어떤 부분 때문일까.
정 교수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취업문제, 문화와 가치관의 차이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그는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과 남한에 입국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탈북민들은 사선을 넘나들며 고생을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몹시 심하다”며 “또한 북한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등이 상당한 정신적 압박으로 다가온다. 일부에서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경우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 문제는 그들의 생계로 직결되는 어려움이다. 정부의 공식 통계는 탈북민의 실업률을 약 12%로 집계하지만, 실제 탈북민 사역자들은 4대보험을 가입해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는 50%에도 미지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남한과 북한에서의 노동관행의 차이, 남한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 탈북민들이 스스로 느끼는 피해의식 등을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원인으로 지적했다.

문화와 가치관이야말로 서둘러 바뀌어야 할 부분.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민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동질감은 줄었고 오히려 이질감이 늘었다고 한다. 특히 북한에서 배급식 문화에 익숙하던 그들은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기대하지만 어느 기간이 지나면 지원은 끊어지고 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적인 재정관리에 익숙하지 못해 소비의 규모와 내용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황도 문제로 꼽힌다.

# 어떻게 도울 것인가
이렇게 많은 부분들에서 탈북민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먼저 탈북민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우리가 같은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나 유럽의 어느 나라에 나가 살아도 적응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같은 민족이지만 전혀 다른 체제의 사회에서 적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어떻게 돕는 것이 정말로 그들을 위하는 길일까. 먼저 탈북민들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우리사회의 탈북민들이 단순히 수혜자라는 인식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재영 교수는 “남한 주민 또한 탈북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고 이들을 우리와 똑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해 남북한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민주적인 대화를 통해 ‘사회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교뿐만 아니라 교회를 포함한 다양한 시민 사회 단체가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탈북민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조직 사업을 하거나, 탈북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 공동체 운동을 벌이는 것,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이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규범을 가지고 사회 생활을 영위하며 나아가 한반도 통일과 그 이후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 탈북민을 돕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 탈북민을 하나님 품으로
우리 기준과 생각으로 시작한 선교방법에 대해 회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마요한 목사는 “지금 우리가 탈북자를 만나는 시간은 하나님께서 통일을 준비하라고 주신 값진 시간”이라며 “이 시간을 온전히 누리며 기도하고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체제가 바뀌어가면서 북한의 상황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며 “온전한 복음통일을 위해서는 교회가 나서 탈북민들을 섬기는 사역이 일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김영식 목사에 따르면 탈북민에 대한 교회의 선입견으로 인해 교회가 탈북민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원인은 과거 반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반공교육은 필요했고, 여전히 필요하지만 북한정권에 대한 반감이 탈북민들에게까지 미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탈북민에게 복음을 전하기는커녕 제 발로 예수님을 알기 원해 찾아오는 이를 내쫓는 격인 것.

그는 “탈북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탈북민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한다”며 “탈북인 전문 사역자를 훈련시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제 북한 선교가 아니라 그 명칭도 통일 선교로 바뀌어야 한다”며 “탈북민이 아닌 좋은 이름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회복시켜 통일의 역군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어의 변경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이들은 탈북민들이 통일의 역군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공감하며 탈북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존중해줄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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