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현장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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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현장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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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0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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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그늘에 생명의 빛을, 카이퍼의 개혁주의 미학 (15) - 안용준 목사(목원대 겸임교수)

갈등의 현장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마음

세상에는 어렵고 난처한 문제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즉 인류 공존의 틀을 뒤흔드는 사건들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무자비한 범죄들, 참혹한 빈곤, 무시무시한 환경파괴, 물질에 눈이 어두운 탐심 등을 생각하면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누구든 가치관의 혼란이나 도덕과 윤리의 붕괴를 한탄하면서도 소신을 가지고 바로잡기는 어려운 실정이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다원적 가치의 가르침을 그들의 의식 깊은 곳까지 받아들인 결과 나름대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사를 파악하고 깨닫는 심오한 삶의 체계를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양산하는 세상의 커다란 악의 구조는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만큼 뿌리가 깊다는 말이다. 우리의 한순간의 결심만으로는 쉽게 이길 수 없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어떻게 해야만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가? 먼저 우리가 말씀의 자리로 나아와야 한다. 묵상의 자리로 나아와야 한다. 그리하면 멸망으로 치닫는 세상의 비참한 모습 속에서도 하나님의 마음을 읽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고민하는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보여 수도 있을 것이다.

19세기 말에 활동한 카이퍼(A. Kuyper)도 네덜란드의 갈등의 현장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당시 네덜란들에는 모더니즘이 폭풍우가 사나운 기세로 일어 사회적 종교적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카이퍼는 신중하고 민첩한 사람이었다.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인한 폐해를 하나하나 용기 있게 지적했다. 그것은 급부상하고 있는 기독교 윤리 가치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와 허무주의 그리고 다윈의 적자생존의 개념이었다. 이들의 폐해는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의 사상을 신봉하는 지식인의 수가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냉랭하고 형식적인 교회 생활이 크리스천 사이에 만연했다. 학교에서는 진리의 좌표로서의 성경이 그 빛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카이퍼는 긴박하게 움직이는 위기 상황 가운데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이 새로이 일어난 이성 제일주의자들과 대면하면서 기독교가 제시하는 길이 그들의 지식을 능가하는 것이라고 설득할 수 있는가? 기독교는 잃어버린 영적 리더십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다원주의라는 문명사적 흐름에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편승해 있는 시점에서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었다.

카이퍼는 시대를 향하신 주님의 마음을 발견하기 위해 목회 현장뿐만이 아니라 참된 진리에 목마른 삶과 문화의 현장에 까지 마음을 넓혀 나갔다. 그는 우리의 삶의 체계와 정치, 종교, 학문, 예술 등 모든 분야가 기독교세계관의 관점에서 재구성되기를 소망했다. 세상을 향한 카이퍼의 열정과 섬세한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결과 그는 혼돈의 시대를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총체적으로 영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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