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과학의 관계, 대립구도가 아님을 이해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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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의 관계, 대립구도가 아님을 이해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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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0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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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경 (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진화론은 다윈의 종의 기원을 계기로 근대 과학계를 뒤흔든 하나의 사건으로 자리잡아 왔다. 그동안 창조론자들은 잃어버린 화석, 진화론의 중요 열쇠라 말하는 진화의 중간단계를 증명하는 화석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그 이유로 들며 진화론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 이르러 신학과 과학의 열린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지난 6일 제11차 창조론 오픈포럼이 진행됐다. 이날 발표된 일부 연구 논문을 요약해 싣는다. <편집자 주>

창조론과 진화론에 있어 대체로 학생들은 청소년기에 교과서를 통해 다윈의 진화론을 배우게 된다. 실제로 한국 중고등학생은 진화 이론인 다윈의 자연선택설, 돌연변이설, 용불용설 등과 진화의 증거로 제시되는 화석을 통해 생명의 기원에 대한 진화론적 입장을 배우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크리스천 학생이 창조에 대한 자신의 믿음에 도전 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교회는 이런 고민을 가볍게 취급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에 갈등하는 크리스천 청소년을 돕기 위한 교회의 역할을 살펴봐야 한다. 청소년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단지 종교적 진리로 간주하지 않고 삶 전체에 대한 통합적 진리로 확신할 수 있도록 한국 교회의 노력이 제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교회 안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부하지 않는 교회 지도자들은 성경에 대한 이전 세대의 해석만 갖고 자녀를 가르치려 할 때 신앙의 재생산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가슴의 신앙을 강조한 나머지 구원의 확신은 주었을지 모르지만 강의실에서 배우는 이데올로기에 도전할 수 있는 지적 자원을 제공하는 데는 실패했다. 오히려 이런 태도는 신앙과 과학을 별개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세속적 세계관에 이끌려 기독교 지성의 약화를 가져왔다.

과학적 지식이 비록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이끌어주지 못할지라도 과학의 영역에서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성경과 더불어 세속적 세계관을 함께 공부하며 주변 세계를 성경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훈련된 교사와 사역자, 그리고 부모들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교회는 청소년이 종교와 과학을 대립구도로 이해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한다.

창조론과 진화론은 동일한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반응으로 무엇이 옳은 답인지 판단하는 데 있어 과학과 종교의 데이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할 것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것이 과학일지라도 그 데이터를 해석하는 방식에서 초자연적 요소를 배제하면 데이터를 적절하게 설명하는 답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따라서 교회는 학생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 과학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과 과학의 이름으로 거짓된 증거를 제시하는 다윈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윈론에 숨어있는 세계관의 위험성에 대해 배우고 토론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성경적 세계관을 훈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성경의 목적은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계획을 알려주는 것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성경에서 직접 과학적 사실을 찾아내려 하기보다 과학적 증거 안에서 하나님의 설계를 발견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나아가 성경이 말하고 있지 않는 부분에 대해 쉬운 답을 주려하지 말고, 우리 모두 유한한 존재이며 인식의 한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끝으로 비록 곧바로 만족할만한 해답을 주진 못할지라도 자녀들의 회의적인 질문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때 무신론자였던 리 스트로벨은 그의 책에서 ‘교회 권위자들이 내가 하나님에 대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할 의향이나 능력이 없었던 어린 시절에 이미 내 무신론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말한다.

청소년들이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에 갈등을 느끼게 됐다는 사실은 그 안에 진리에 대한 염원이 있다는 반증이지 쫓아버려야 할 불신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믿고 또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정신은 오히려 진리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여 준다. 교회에게는 이들의 성장을 도와야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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