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보편적 가치와 합리성, 공익성 회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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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보편적 가치와 합리성, 공익성 회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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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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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 (실천신대 목회사회학)

세습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교회를 사유화의 심각성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 기독교 안에서 교회를 물질의 개념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고, 그것을 개인이 소유하기 위한 편법들이 자행되고 있다. 이것은 교회 뿐 아니라 교단과 연합기관까지 정지선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 한국기독교학회와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KNCC선교훈련원이 공동주최한 ‘한국 기독교 사유화와 공공성’ 심포지엄에서 그 해답을 모색했다. 스스로 욕망을 제어할 수 없다면 ‘제도’를 통해 사유화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편집자 주>

한국 교회는 개교회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유럽의 국가교회내지는 국민교회의 형태보다는 교단형태의 교회모습이 미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다. 한국에는 트뢸치가 이야기 하고 있는 교회 중 종파형 교회에서 발전된 종단형 교회가 들어왔다.

그러나 성장시대를 겪으며 개교회주의로 급격하게 변했다. 성장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그것을 가로막는 것은 다 부수적인 것으로 치부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교회를 성장시켜주겠다는 프로그램에 사람이 모인다. 교인들은 자신의 교회가 어떤 교단에 속했는지 관심이 없고, 행해지는 프로그램에만 관심이 있다.

이것은 목회자들도 마찬가지다. 교단에 대한 정체성보다도 프로그램으로 특징지어지는 세미나에서 더 큰 정체성을 찾기도 한다. 오히려 이것이 자신의 교회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공공성이라는 것은 인정 받지 못한다. 우리교회 외에는 신경쓰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한국사회 특유의 가족주의와 분파주의 특성도 여기 한 몫을 했다. 가족을 위한다는 일은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내 가족만을 위한 것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한국 교회는 초기 이러한 유교적 가치관을 깨며 새로운 가치체계를 가져왔다. 선구 선교사들은 기독교의 보편성과 합리성, 그리고 공익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체계의 조직적인 교회를 이 땅에 선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이 땅의 기독교기관이나 기독교학교에서 그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초기 기독교에는 누구의 교회라든지, 또는 어느 집안의 학교나 기관이 없었다.

선교사들은 교회를 설립하고, 기관과 학교를 설립하면서 개인의 소유로 보지 않았고, 그것을 한국 교회의 자산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이 철수한 후에도 그것은 한국 교회의 큰 유산으로 남을 수 있었다. 한국 교회 역사 130여 년에 교회 기관들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기독교 가치관이 무너지고 한국 사회 특유의 특성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한국 교회의 유산으로 유지된 기관들이 특정한 집단, 또는 특정한 인물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사유화돼 가고 있다.

기독교 정신으로 새로워진 것이 다시 한국적 가치관에 의해 지배받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기독정신인 보편적 가치와 합리성 그리고 공익성의 회복이 필요하다. 이것은 내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희생을 기반으로 한다. 사적 이익이 아니라 공적인 합리성에 기반한 판단이 가능해야 한다. 이런 가치관과 태도에 기초해 토론 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적기관이라면 공적 자리에서 토론하고 이해를 나눠야 한다. 그 자리에 필요한 것은 기독 정신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공교회의 기능을 공고히 해야 한다. 현재 한국 교회에 공교회로 불릴 수 있는 기관이 없다. 한국 교회협의회(NCCK)도 한계를 갖고 한기총이나 한교협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없다. 도한 교단들 역시 공교회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 한국 교회에서 수없이 터져 나오는 문제가 있는데 이런 것에 대한 치리가 없고, 권고하거나 지도할 수 있는 권위도 없다. 문제가 있으면 고칠 수 있어야 하는데 공교회가 무너지고 나니 한국 교회를 대표할 곳도 없고 동시에 한국 교회를 단도리 할 곳도 없다.

셋째, 공적 기관의 자리를 정치의 노획물이 되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 한국 교회에 존중과 존경이 사라졌다. 인정받고 존경을 표할 수 있는 어른이 없다. 어른이 없으니 기준이 없고, 기치가 없다. 결국 의사결정은 힘으로 이루어지고, 힘을 조정하는 정치가 기준이 된다. 교계에 할당된 이사나 임원 자리에 파송되는 이들이 정치에 능한 자가 가게되면 결국 그 자리가 정치적 포상이 되고, 그것이 다시 힘이 되고, 정치가 된다. 그 자리들이 희생의 자리가 될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기독교에 공익재단이 필요하다. 사적 기반에서가 아니라 공동의 재산으로 남아야 할 것에 대해 관리하고 인정할 수 있는 재단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다만 그것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공동체 의식을 갖고 준비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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