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 돌보는 작은 교회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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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 돌보는 작은 교회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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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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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목사 (들꽃향린교회)

오늘날 한국 교회는 “교회로 하여금 교회되게 하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교회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혁신이 없으면 한국 교회는 맛 잃은 소금이 되어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급기야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교회의 혁신,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열린 2012 미래교회 컨퍼런스의 자료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동네 슈퍼마켓들이 도산하고 골목 상권이 무너지듯이 주변에 대형교회가 하나 들어서면 주변상가에 자리 잡은 임대교회들이 줄을 지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담임목사 세습제, 불투명한 재정, 제왕화된 교권, 사회의 흐름과 역행하는 수구성, 약자와 가난한 자를 멸시하며 권력과 돈을 향한 지향점, 돈과 사람은 넘쳐나지만 사회적으로 아름다운 일들은 전문한 교회. 왜 그럴까?

교회가 교회됨을 상실하고 세인에게 지탄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대형화에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대형화의 빛나는 성공사례 뒤에는 뭇사람이 한국 교회를 떠나 가톨릭이나 타종교로 가게 하는 반선교적 장애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허울 좋은 대형교회의 이면에는 부패한 교회의 사회적 지탄을 그대로 가슴에 안고 버텨야 하는 작은 교회들이 숨 가쁜 생존의 투쟁을 겪고 있다. 아직도 한국 교회의 80~90%는 바로 이 작은 교회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 교회 성장의 허울은 바로 이 양극화의 심화이다. 수많은 작은 교회, 농촌교회, 임대교회의 목회자들은 기초 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사례비로 생활한다. 그러면서도 한국 교회는 늘 교회성장을 말하고 가르치는 스스로 실패한 목회자라는 자괴감까지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제 몸 돌보듯이 몸으로 섬겨서 얻은 교인은 형편이 좀 펴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모든 과정에서 편리를 제공하는 대형교회로 이동한다. 좀 더 문화적인 조건, 좀 더 세련된 계층과 인간관계를 가지고 싶은 사회적 욕구가 발동된다.

한국 교회가 건강해지려면 교회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작은 교회들을 살려나가야 한다. 작은 교회들이 지금처럼 몸만 작을 뿐이지 저마다 대형교회를 꿈꾸고 있다면 그야말로 대형교회 경쟁에서 실패한 교회, 성장하지 못한 낙오자일 뿐이다.

처음부터 작은 교회를 꿈꾸고 나름 특성을 살려가는 특색 있는 교회를 세워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작지만 특성 있는 교회, 그래서 다양한 역할로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교회,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가는 건강한 교회들이 세워져야 한다.

작지만 개성 있는 교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교회, 지역 사회 내에서 제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라면 자연스럽게 수적인 증가도 따라오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이 작은 교회가 대형교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며 목회적으로도 바른 목회관, 바른 선교관이 될 것이다.

한국 교회는 단순 시혜적인 것을 벗어나 지역 사회 주민들의 어려움에 함께 하고 그들에게 고통을 가져오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해방적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은 나타나는 현상보다는 잘못된 제도나 구조 법 등을 개선해나가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의 선교를 말한다. 시혜적 선교, 자선적 선교는 자신이 가진 것으로 퍼주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교회는 자기 주머니를 풀 여유가 없으므로 대부분의 작은 교회들이 이런 논리를 중간 윤리로 펴며 교회성장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해방적 선교는 주민들과 하나가 되어 그들의 삶 속에 잠재해있는 모순들을 드러내고 사회가 그것을 개선해나가도록 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또 교회는 교회 자체로서 사회운동에 참여하기보다는 지역 사회 안에서 양심적인 시민단체 또는 민중들과 연대하는 구조로 나가야 한다. 지금 기독교운동이 갖는 한계점은 교회끼리의 연대운동에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지만 교회가 자기가 속한 지역 사회의 문제에 무관심하고 교회들끼리 만의 연대에 치중한다면 운동의 자기 정체성을 상실하고 지극히 관념적인 운동이 되기 쉽다.

또한 필자는 양극화의 대안 중에 하나로 ‘분가선교’를 제안한다. 절대의 교인수가 감소하는 때에 개척교회를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행위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목회자 개인이 개척하는 형태보다는 기성교회가 일정한 숫자가 되면 자기 몸을 나누는 방식으로 하는 선교야말로 지금 한국 교회가 나아갈 대안적 길이며 서로 건강하게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분가선교는 지역 사회와 전체 사회의 민주화와 개혁에 참여하는 분담구조를 갖는다는데 의미가 있다. 대형화된 교회는 사회의 정의 문제나 지역 사회의 문제에 깊이 관여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위험부담이 되는 일을 시행하려면 교인 전체의 합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쉽게 한 자리에서 의사를 모을 수 있는 작은 교회들은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그들만의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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