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신학의 ‘지혜서’, 목회현장에 적극 활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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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신학의 ‘지혜서’, 목회현장에 적극 활용돼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06.2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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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지혜서의 목회적 적용’ 학술세미나

▲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가 지난 21일 '구약과 목회의 만남'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욥기, 잠언, 전도서와 같은 지혜서를 목회현장에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한 방향성이 제시됐다.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회장:권혁승 교수, 서울신대)가 지난 21일 오후 3시 분당우리교회 드림센터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구약과 목회와의 만남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지혜서의 목회적 적용’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김정우 교수(총신대)가 기조강연을 진행했으며, 류호준 교수(백석대), 현창학 교수(합신대)가 욥기와 잠언을 중심으로 크리스천 삶을 위한 목회적 적용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류호준 교수는 “전통적으로 한국 교회 강단은 구원역사와 관련이 된 모세오경과 전후기 예언서를 많이 사용하지만 창조신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잠언, 욥기, 전도서와 같은 지혜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류 교수는 “삶 대부분 일상과 깨어지고 일그러진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이 올바른 길을 찾으려면 ‘삶을 위한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온 땅과 하늘, 세상을 하나님의 피조세계로 믿는다면 구속신학과 한 축을 이루는 창조신학이 담긴 지혜서가 설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류 교수는 하루사이에 자녀와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경건하게 하나님을 신뢰했던 욥, 그러나 유혹과 수많은 어려움과 환란과 시련을 겪으면서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하고 절망에 빠졌던 욥, 결국 하나님을 법정에 세우려고 했던 욥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욥기의 핵심적 메시지 중 하나인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탄식과 경건’에 대해 설명했다.

‘법정에 선 하나님’을 주제로 발표한 류 교수는 “한국 교회 신앙공동체, 혹은 성도 개인이 욥이 경험했던 고난과 슬픔을 겪었다면 욥과 같이 하나님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생각, 하나님을 심문하겠다는 생각, 하나님을 비난하고 고발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하나님을 법정에 세우는 것은 성경의 전통 중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하나님은 욥의 대담하고 담대하고 거칠 것이 없는 기도와 솔직한 탄식을 욥 친구들의 그럴듯한 응답보다 훨씬 낫고 옳다고 판결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약에 나타난 경건의 특징은 ‘하나님 앞에서 사정없이 적나라하며 정직한 것’”이라며 “구약의 경건은 하나님과 논쟁하고, 하나님의 행동들에 도전하며, 하나님의 대답들에 반박하고, 새로운 질문들 던져 하나님을 극한점까지 몰아세우는데, 바로 여기에 ‘진실’이 있다”고 피력했다.

류 교수는 “아브라함도 소돔을 위해 하나님과 담판을 지으면서 중보했고, 야곱도 축복을 위해 하나님과 씨름했고, 예레미야도 온 생애를 하나님과 끊임없이 다투면서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님과의 다툼이나 언쟁을 벌인 구약 성도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크리스천 이야기의 일부분”이라며 “자녀들이 건강한 크리스천의 삶을 살기로 작정한다면, 자신의 아버지와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흘려가면서 다투었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진정으로 이해하길 원한다면 욥의 이야기를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지혜자의 길”이라고 피력했다.

‘잠언의 목회적 적용’을 주제로 발표한 현창학 교수는 “잠언은 ‘잘 사는 기술’에 대해 알려주고, 청년들이 이 기술을 따라 살아 ‘참된 성공’에 이르도록 독려하고 안내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잠언에서 말하는 ‘잘 사는 기술’은 곧 ‘의롭게 사는 것’이다. 따라서 젊은이는 거짓되고 구부러진 사악한 길을 택하지 말고, 정직하고 곧은 의로운 길을 택해야 한다”며 “잠언은 행동과 결과 사이에 부정할 수 없는 엄격한 상관성이 작용하는 엄밀한 도덕적 질서의 세계, 곧 보응의 원리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잠언은 의로운 생활을 하는 자에게는 성공과 번영이 따르고, 악한 생활을 하는 자에게는 실패와 파멸이 따른다는 법칙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교수는 “잠언은 보응의 원리를 하나님께서 우주에 심어놓으신 내적 법칙으로 보았다”며 “잠언이 말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이러한 보응의 원리를 깨달은 자이며, 그 깨달음에 기초해 바른 생활을 결단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응의 원리는 매우 율법적이고 심지어 인본주의적으로 느껴진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로 제시하거나 삶을 위한 신학체계 안으로 통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이에 대해 현 교수는 “보응은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원리이며, 미래를 지향하는 원리, 자녀로서의 책임과 성실을 촉구하는 원리가 된다”며 “이와 같은 원리로 보응을 이해한다면 보응이 인본적이고 율법적인 원리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사는 자녀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복되고 값진 원리로써 그리스도인의 삶이 법칙이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현 교수는 “현대는 ‘바른 생활’에 대해 논이 멀고 감각이 죽어버린 세상이 됐다”며 “잠언이 말하는 의와 보응의 원리가 뚜렷한 도덕 질서로 우리 앞에 있는 만큼 개인과 교회, 사회는 잠언의 메시지를 경청해 의의 길과 참된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정우 교수는 “지혜는 하나님의 본질적 속성이며, 하나님의 창조질서 속에 세워진 보편적인 이치”라며 “개인과 사회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삶을 총체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성경에 나타난 지혜가 추구하는 목표는 샬롬이며, 샬롬은 지혜의 진수가 된다”며 “하나님이 주시는 샬롬을 이 땅에서 경험하려면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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