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기만 하는 관광에 질렸다면, 여수로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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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기만 하는 관광에 질렸다면, 여수로 떠나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05.15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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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여수 세계 박람회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 여수 세계 박람회의 대표 건축물 빅오(Big-O)에서는 매일 9시 30분 야간 분수쇼와 멀티미디어쇼가 펼쳐진다.
“5시 40분 여수로 향하는 KTX산천 열차를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3번 탑승구로 내려와 주시기 바랍니다.”
발걸음을 서둘러 여수행 KTX에 올랐다. 호남선 열차는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한다.

여수 엑스포로 향하는 기대와 설렘에 3시간이라는 시간도 무색했다. 새벽여명을 만끽하며 엑스포에 대한 소식을 둘러보는 사이 벌써 여수에 도착했다.

“다음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인 여수엑스포역입니다.”

시계를 살펴보니, 오전 9시 6분. 약 3시간 반이면 여수 엑스포 행사장까지 도착할 수 있다.

기차에서 내리니 바로 눈앞에 엑스포 행사장 입구가 위치해 있었다. 인터내셔널 미디어 센터(IMC)에서 등록을 마치고 들어서자 여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냈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곳은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 디지털 갤러리는 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LED화면으로 가로 218m, 세로 30m로 만들어졌다. 이 화면을 통해 박람회의 주제가 드러나는 영상을 관람할 수 있고, 주변에 설치된 카메라가 관람객들의 얼굴을 무작위로 촬영, 천장에 띄우기도 한다.
 
디지털 갤러리의 이런 모습은 이번 박람회의 △친환경 △문화 △유비쿼터스 △디자인 이라는 네 가지 특징 중 디자인과 유비쿼터스의 특징을 나타낸다.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의 양측은 국제관으로 구성됐다. 국제관은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세계 100여 나라의 전시관이 위치했다. 각국은 박람회의 주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를 담아 전시관을 꾸미고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개발 대신 바다를 보다 현명하게 이용하려는 마음을 키우고 21세기 인류의 보고인 해양과 관련된 기술과 지혜를 모으는 축제다.

국제관 중 특별히 스위스관은 ‘샘, 당신의 손 안에 있습니다’라는 주제를 드러냈다. 물의 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렸다는 의미. 스위스관은 맑은 물이 부족했던 스위스의 정수 시스템을 거친 물의 맛을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역사보다 오래된 빙하를 스위스에서 공수해 영하 10도의 방에 전시해 볼 수 있게 했다.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스위스관에서 나와 다시 디지털 갤러리를 따라갔다. 멀리 ‘아쿠아 플래닛(aqua planet)’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바로 아쿠아리움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쿠아 플래닛에는 300여 종, 총 3만3천여 마리의 해양 생물을 만나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바다의 귀족으로 불리는 러시아 흰고래 ‘벨루가’ 세 마리와 해룡, 전기뱀장어, 철갑상어 등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360도 아쿠아 돔에서는 사방으로 물속 풍경이 펼쳐진다. 아쿠아 플래닛에는 닥터피쉬 체험, 벨루가와 이야기 하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도 준비돼 있었다.

아쿠아 플래닛에서 나오면 정면으로 여수 바다가 보이고 그 바다를 향해 앞으로 가면 커다란 O자 모양의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박람회의 대표 건축물 빅오(Big-O)다. 빅오 앞 해상무대에서는 케이팝 공연을 비롯해 다수의 문화공연과 수상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빅오를 오른쪽에 두고 바닷길을 거닐다 보니 다수의 기업관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 대우해양조선의 로봇관을 찾았다. 6.5m의 자이언트 로봇을 비롯해 로봇축구, 물고기 로봇,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로봇들도 전시돼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시관이라는 설명.

전시관을 나와 바로 옆을 보면 높은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 버려진 시멘트 저장고를 재활용한 스카이타워다. 외부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있는데, 오르간의 최대음향은 138.4db로 6km밖에서도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때문에 월드 기네스에 ‘가장 큰 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으로 이름을 올렸다.

▲ 스카이타워에서 바라본 박람회장

전망대에 올라서면 박람회장 전경과 여수시내, 오동도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해수를 담수화해 마셔볼 수 있다. 물을 마신 컵은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박람회의 많은 전시관들은 스마트폰이나, 미디어키오스크를 통해 예약하고 관람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엑스포가 바로 이것. 여수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생산유발로 12.2조원, 79,000여명의 고용창출, 부가가치 유발 5.7조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 일대가 새로운 동북아 관광지로 부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결국 일부를 관람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넓은 박람회장을 하루만에 모두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 밤 9시 30분. 사람들이 하나 둘 빅오 앞으로 모여들었다. 분수쇼와 함께 열리는 이번 박람회의 하이라이트 빅오쇼를 보기 위해서다.

빅오의 O는 Ocean의 약자로 세계적 무대미술가 마크 피셔의 작품이다. 또 빅오 내부에 레이저, 불꽃, 화염, 안개, 워터커튼 등 다양한 연출 장비들이 설치돼 볼거리를 제공했다. 해상분수는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를 설계한 미국의 WET이 참여해 70m의 분수와 360도 회전이 가능한 팬 노즐 등이 설치돼 시원함을 더했다.

음악에 맞춰 하늘로 쏘아지는 분수쇼와 빅오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 레이저 쇼를 바라보니 황홀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서서히 몸이 노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은 어디서 자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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