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자유로서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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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자유로서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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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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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성경 위에 예술을 꽃피운 신학자(10) - 안용준 목사(목원대학교 겸임교수)

 그리스도인의 자유로서의 예술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루터가 고려한 또 하나의 특징은 ‘그리스도인의 자유로서의 예술’이다. 이것은 영적 참된 자유 함을 누릴 때 가능한 상태로 루터가 심도 있게 고려한 범주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예술에 관하여 자유로운 선택과 창조적 활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일을 금지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위배되는 것이다. 루터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은 지극히 자유로운 만물의 지배자이며 그 누구에게도 예속되어 있지 않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예술에서도 드러나야 마땅하다. 이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무분별한 자기 목적의 삶을 영위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참된 소망과 영혼이 약동하는 예술을 이루는데 있어서 어떠한 욕심이나 어떠한 불의한 행위도 필요치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루터에게 있어서 자유란 순수한 마음의 고백과 믿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1522년 루터가 비텐베르크에서 행한 설교는 이 사실을 뒷받침하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루터에 따르면, 하나님께서는 실제로 우리를 향하여 이미지, 교회 혹은 제단을 지니지 말라고 명령하거나 금지하신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형상을 지녔든 그렇지 않든 자유롭다. 형상이란 그 자체로는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사람에게 유익할 수도 있는 것을 비난해서도 안 되며 또 그럴 수도 없다.

1522년 세 번째 설교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예를 들고 있다. “우리는 반드시 꼭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필수적인 것 … 하나님에 의하여 명령되거나 금지된 모든 일들과 사물들, 즉 지존자에 의하여 제정된 것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주신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도 있고 또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면, 사람은 결혼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수도승이나 수녀가 수도원에 머무를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일들은 아무에 의해서도 금지되어서도 안 됩니다. 만일 이러한 일들이 금지되면, 그 금지하는 일 자체가 잘못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금지하는 것이 하나님의 법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이 일을 할 수 있으면 그대로 하십시오. 그러나 이것을 법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 미켈란젤로의 바티칸의 피에타, 1499년

이렇게 당시 루터의 견해는 성상, 종들(bells), 성찬의식의 제복, 교회장식, 제단의 촛불 등과 같은 것들은 바로 우상숭배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체로는 가치중립적인 위치를 갖는 것이다. 그 예술품에 투사하고 있는 이해와 지식이 성경적이냐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자유로운 선택과 사고가 진정한 창조성을 이룬다. 흥미롭게도 루터는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인간적인 전통 안에 매이는 데서 자유로워질 것을 촉구했던 것이다. 그가 말하는 자유는 어떤 것으로부터 무분별하게 해방되는 자유가 아니라 창조적인 것을 행할 수 있는 자유이다.

루터의 ‘그리스도인의 자유로서의 예술’에 관한 일련의 설교가 이루어지기 전 비텐베르크의 상황을 살펴보자. 루터가 예술에 관한 성경적 시각의 소유자이긴 했으나 시대의 물줄기를 바꾸는 일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1522년 1월 27일 무렵부터 6개월 간 시 교회를 중심으로 비텐베르크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현장이었다.

다수의 시민으로 구성된 폭력세력은 제단을 헐고, 이미지를 파괴했을 뿐만이 아니라 성상의 부스러기까지도 불살라버렸다. 예술의 정서나 감수성은 사치스런 용어에 불과했다. 역사에 가장 먼저 기록된 프로테스탄트 성상파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루터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보였다. 이 상황에서 설교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소리 없이 피신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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