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왜 북한 땅에는 모든 것이 핍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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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왜 북한 땅에는 모든 것이 핍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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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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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2002년 여름, 나는 북한 땅에 있는 금강산을 관광할 기회가 있었다. 들뜬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광화문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말로만 듣던 닫혀있는 사회, 북한 땅으로 가고 있으니 약간은 긴장도 되고 흥분도 되고 호기심도 생겼다. 우리의 모습은 이런데 북한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 민족이요 하나의 땅덩어리인데 휴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가기가 해외여행을 할 때 다른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신경이 쓰였다. 삼엄한 경계 속에 입국심사를 마치고 드디어 관광버스들이 줄을 지어 동해안을 따라 금강산을 향해 북으로 가기 시작했다. 약간의 긴장 속에 호기심으로 가득 찬 나의 눈길은 창밖으로 펼쳐지고 있는 북한 땅을 살피느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북으로 올라 갈수록 나의 앞에 펼쳐지는 북한의 산천은 너무나도 메말라 있었다. 산에 울창한 나무로 덮인 숲이 없었다. 눈에 들어오는 나무들은 모두가 작았다. 같은 땅이요 휴전선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인데도 남한의 산천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사람들이 달랐다. 북으로 올라가면서 도로주변에 북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군인들의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중학생들이 군복을 입고 서 있는 듯 했다. 체격이 작고 메말랐다. 몇 시간 전까지 휴전선 이남에서 보던 남한의 군인들의 모습과 비교할 때 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 깨끗하게 펼쳐진 모래사장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시원하게 펼쳐진 그 좋은 백사장에 아무도 없었다.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남쪽의 해변에는 백사장 마다 움직일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사람들이 와글거리고 있는데, 북쪽의 해안에는 들락거리는 파도 위로 갈매기만 날고 있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적막하기만 했다.

곡식의 열매들이 작았다. 밭에는 옥수수를 재배하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달려있는 옥수수가 작았다. 휴전선을 넘기 전에 먹었던 옥수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았다. 달려있는 옥수수가 어른 손가락 길이보다 한 마디 정도 더 나갈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식물은 뿌리가 내린 깊이만큼 자라고 자란 만큼 열매를 맺는다.

1960년대 중국이 개방되기 전 못 살아 식량이 부족할 당시 중국을 방문한 미국의 농업전문가가 집단농장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옥수수 씨앗을 뿌려 놓은 밭에 쇠막대기를 찔러보니 땅을 깊이 갈지 않고 표면만 살짝 갈아 놓은 것을 발견했다. 옥수수가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니 잘 자라지를 못하고 열매가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의 옥수수 열매가 부실한 것도 같은 이유라 짐작된다.

생선들이 작았다. 바다 위 해안에 정박되어 있는 선박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안내에 따라 여기 저기 구경을 하다가 저녁이 되어 함께 간 친구들 부부와 식사 하러 횟집에 들렀다. 금강산 관광구역 내에는 횟집이 하나밖에 없었다. ‘고성 횟집’이라는 곳이다. ‘고성 횟집’은 북한에서 운영하고 종업원도 북한 사람들이다. 광어와 잡어 회, 그리고 식사를 위해 매운탕을 주문했다.

한참을 기다린 후 주문한 회가 먼저 나오고 식사와 매운탕이 뒤이어 나왔다. 회를 뜬 생선들이 어른 손바닥보다 작았다. 종업원들 말로는 ‘고성 횟집’에는 고성항의 생선들 중에서 가장 크고 좋은 것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고성항은 금강산 관광호텔에서 북쪽으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꽤 큰 어항인데도 생선들이 잘았다.

남한 땅이나 북한 땅이나 거기서 거긴데 왜 북한 땅에서 나는 산물은 풍성하지 않고 작을까? 나는 성경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 피폐하면 땅도 피폐하고 그 땅에서 나오는 생산물은 초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범죄 한 아담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너는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창3:17하,18상)

땅과 바다는 하나님이 창조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함께 하셔야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 된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사랑으로 식물이나 동물을 재배하고 키워야 풍성함을 얻을 수 있다.

복음이 들어가지 않아 하나님의 사랑이 말라있고, 감시와 억압 속에 사람들의 마음이 피폐해 있으니 생산된 산물이 풍성하고 넉넉할 리가 없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남한을 위협하고 세계를 불안하게 하여 지원받는 식량으로는 일시적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몰라도 북한 주민들에게 넉넉한 삶과 행복을 결코 줄 수 없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이때 북한이 문을 열고 복음이 전파되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넉넉해지고 남북한이 함께 평화를 누리는 아름다운 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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