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말은 많이 하고 실천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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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말은 많이 하고 실천은 부족하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8.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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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대성회 통일대담 박종화 목사 “북한 지원, 독일 교회에 훨씬 못미쳐”

한국교회8.15대성회 통일분과는 ‘예수 그리스도, 한반도의 희망’를 주제로 1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서울대회를 갖고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를 초청해 한국 교회의 통일을 위한 노력을 주제로 한 대담을 진행했다.

황선엽 사관(구세군)의 사회로 ‘한국 교회, 통일을 논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대담에 참여한 세 목사는 각자가 속한 교단과 단체, 교회에서 벌이고 있는 대북 사업 및 통일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며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대북 선교의 비전을 제시했다.

▲ 한국교회 8.15대성회 통일분과는 16일 한반도 통일과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이영훈 목사, 손인웅 목사, 박종화 목사를 초청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특히 현 정부 들어 경색된 대북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한국 교회를 비롯한 종교계와 민간이 나서서 꽉 막힌 관계를 풀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또 민간 교류에 있어서 정치권의 개입을 최소화해 원만한 관계 개선을 통해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훈 목사는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양 심장전문병원 건립 사업에 대해 “최근 대북관계 경색으로 일부 차질이 있지만, 모든 물자가 남쪽에서 올라가고 북한 전문 기술자들이 나와 남과 북이 함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평양의 모든 시민들이 그 병원을 남한 교회가 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교회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된다.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심장병원 건립의 빠른 재개를 원한다고 밝히고 “정부가 자존심 때문에 할 수 없다면 종교와 민간이 나서서 대화의 창구를 열고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또 2013년 WCC 총회, 2014년 WEA 총회 등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세계 교회의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도 강조됐다. 박종화 목사는 “국내에서 통일이나 평화에 대한 단어가 금기시 될 때, WCC 국제위원회가 주축이 돼 1984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교회가 북한과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통일 논의가 수차례 진행되면서 급물살을 탔다”고 소개하고 “얼어붙은 남북관계에서 교회는 아이스 브레이크 역할을 했다. 교회의 사명이 거기에 있다. 막힌 담을 헐거나 통로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독일 통일을 장기적 민족 과제로 정책상 우위에 놓고 정권이 바뀌어도 똑같이 가지고 갔다”며 “통일 문제만큼은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정치권과 국민 사이의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어 우리가 북한을 돕는다고 하지만 독일에 비해 분량, 액수, 접촉 범위 등 모든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며 “독일은 통일이라는 단어 이전에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있었다. 한국은 통일을 말하지만 걸맞는 행위를 하지 않아 실제적인 통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영훈 목사는 자신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1948년 북한에서 고모 가족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남쪽으로 내려왔다고 밝힌 이 목사는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천만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해소할 수 없다”며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손인웅 목사는 북한의 봉수교회와 칠골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경험을 언급하며 “정말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동원돼 온 사람들과 예배드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마음이 몹시 상한다”면서도 “우리 마음이 개운하지는 않지만 교회를 짓고 나서 예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 노력이 계속 될수록 그들과 친해지고 조금씩 변하는 것에 희망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 밖에 남한 교회가 연합해 북한 교회 재건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 교파주의를 넘어 단일화된 창구를 통해 북한에 하나 된 연합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제안 등이 나왔다. 특히 최근 정부가 통일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통일세를 언급한 것과 관련, 한국 교회도 통일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대담 이후 교계 대북분야 전문가들은 영역별 워크샵을 진행하며 북한 선교, 새터민 지원, 북한 인권, 북한의 개혁 개방, DMZ 활용 방안, 남북한 토지제도, 경제협력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나누며 교회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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