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교인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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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교인은 따로 있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07.21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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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말하는 ‘나의 교회 개척 도전기’

토론하면 ‘비전 공유’ 하는 일 중요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일’ 하라

‘개척(開拓)’. 목회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지만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누구도 쉽게 결정하고 나서지 못하는 것 또한 개척이다. 개척은 말 그대로 ‘산야나 황무지를 일구어 논밭을 만드는 일’. 복음의 황무지를 피땀 흘려 옥토로 일구어야 하는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이어서 쉽게 나서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많은 목회자들이 개척에 도전했고, 실패와 성공의 결과를 놓고 울고 웃었다. 개척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려온다. ‘더 이상 부목사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부터 ‘더 늦기 전에’까지, 개척지로 향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공통점은 대개 40대라는 것. 40대 목회자들 상당수가 그동안 부교역자로 있으면서 쌓았던 교회 운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척을 결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덕소에 상가를 빌려 교회를 개척한 김상진 목사(가명. 49세). 서울의 대형 교회 부목사로 있다가 개척을 결심, 덕소로 향했다. 눈물로 기도하며 황무지를 개간하기를 7년. 80여 명의 성도가 매주 참석하는 교회가 됐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을까, 여느 교회처럼 위기가 닥쳐왔다.

교회 이전과 임직. 인근 지역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로 교회 이전을 결정했는데, 5~6가정이 떨어져 나갔다. 거기에 더해 임직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앓은 후 상당수의 가정이 교회를 떠났다. 100명을 바라보는 고비에서 그 꿈이 꺾였다. 5천만 원 보증금에 매달 내야 하는 100만 원의 월세도 이제 벅찬 현실이 됐다.

경기 안산에 교회를 개척한 한규식 목사(가명. 47세)도 비슷한 유형. 서울의 중형 교회 부목사로 재직하다 안산에서의 개척을 결심했다. 8년 전 당시 신도시로 개발되던 지역에 건축됐던 상가 1개 층을 분양받아 교회를 시작했다. 다른 목회자들에 비하면 처음 출발하는 조건은 좋았다.

유명 교회 출신이라는 것도 장점 중 하나였다. 등록한 교인들 중 일부는 그 교회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고, 매주 진행된 길거리 전도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개척 2년이 지나자 이 교회 역시 80여 명 선에 육박했다. 매주 2~3명의 교인들이 꾸준하게 찾아왔지만 상가 교회라는 단점 때문이었는지 교회를 떠나는 교인 또한 상당했다.

100명 정도를 바라보는 성장세도 3년 정도가 지나자 차츰 주춤하면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줄어든 인원은 40명 선에서 멈췄고 더 이상 증가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8년여를 개척에 매달린 한 목사는 그곳을 떠나 평촌으로 교회를 이전하기로 했다.

개척 도전. 실패의 두려움이 크지만 개척을 선택해 성공한 목회자들의 노하우들 들어보았다. ‘월간 교회성장’이 이달 ‘개척 교회 목회자 10인이 말하는 나의 교회 개척 도전기’를 특집으로 마련했다.

20여 년 동안 안양대 신학부 교수로 일하면서 초대 신학대학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박종근 목사. 10년 동안 열린문교회에서 사역한 후 과감히 사임, 지난 2008년 4월 양재동에 모자이크교회를 개척했다.

지하 5층, 5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밀고나갔다. 박 목사는 개척을 준비한 기간은 4~5개월. 지금까지의 개척과는 달리 ‘개척 멤버’를 모집했다. 그리고 교회 개척의 당위성을 당당하게 말했다. △비전 공유 △역할 나눔 △미래 신앙, 이 세가지 비전을 함께 나누었다.

많은 워크샵을 통해 ‘사명 지향적이고 선교 지향적이며 교회 밖에 눈을 돌린 교회’라는 슬로건을 걸었고, 오히려 문턱을 높였다. “웬만한 스포츠클럽이나 사교클럽의 회원권만 있어도 자랑을 하는데, 교회는 아무나 와서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리자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고 박 목사는 말했다. 그리고 헌신동의서를 쓰고 마침내 교회 개척을 시작하게 됐다.

이것이 다른 교회와의 차이점이었다. 그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넉넉함과 수용성이 모자이크처럼 어우러지게 했다.

경기도 부천에 개척된 기쁨의교회(이승원 목사). 전도훈련 기관에서 6년 이상 사역한 후 2008년 30대 중반의 나이로 개척했다. 이 목사 역시 상가 5층에 30명을 얻어 교회를 시작했다. 2개월 정도 지나자 30대 젊은 성도 3~4가정이 등록했단다. 3개월 후 10명 정도의 훈련된 개척 핵심 멤버가 구성돼 전도를 실시, 초신자들의 정착률을 높일 수 있었다.

이 목사는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교회 홍보지를 들고 전도하며 다녔다”고 말했다. “어린이를 포함해 전체 성도가 20명 정도일 때 삼일교회 개척교회선교팀과 연결돼, 삼일교회 청년 7명이 우리 교회에서 사역을 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면서, 9명의 젊은 사역자들이 협력해 주어 어린이 예배가 시작되고 정착된 상황을 설명했다.

기쁨의교회의 목회 핵심은 ‘기본’으로 승부하는 것. 이 목사는 ‘예배’를 교회의 기본으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다른 기교나 기술이 아닌 오직 기본인 예배로 승부하는 교회가 바로 기쁨의교회”라고 말했다.

유행하는 목회시스템에 기대지 않고 최고의 목회시스템인 예배에 주력했고, 신앙의 선배들이 물려준 새벽예배,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저녁예배를 강조했다. 이것이 적중했다. “우리 교회에 등록한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예배’라고 말한다”며 이 목사는 말한다. 기쁨의교회가 가장 예배가 살아있었다는 고백을 들으며, 성도들이 예배에 목말라하는 것을 알았단다.

그렇다고 예배만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양육시스템’이 있었다. ‘양육반’과 ‘성장반’. 12주 과정으로 운영되는 양육반은 ‘구원’과 ‘전도’를 강조하며, 전도로 마무리한다. 이 전도는 철저하게 관계전도다.

성장반은 성경말씀을 읽고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성경 각권을 기본으로 진행되는데 1장부터 마지막장 절까지 읽으면서 의미와 은혜를 나누는 방식이다.

이 목사는 개척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철저하게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했다. 좋은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큰 교회가 있어도 “우리 교인은 따로 있다는 확신을 가지라”고 말한다.

교회 개척. 힘들지만 해야 할 일이다. 하려면 확실하게, 남다르게,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실패할 수도 있지만 우리 교회 교인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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