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74) 예수 죽으심 이후 징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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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74) 예수 죽으심 이후 징조들
  • 승인 2006.02.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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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마가는 예수님의 죽음 이후 발생한 두 개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성소 휘장이 찢어진 사건(막 15:38)과 로마 백부장의 고백(막 15:39)이 그것이다. 이 두 사건은 약간씩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두 복음서에도 모두 기록되어 나타난다(눅 23:45, 47; 마 27:51, 54).

먼저 성소 휘장이 찢겨진 사건은 옛 질서가 끝이 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극적으로 암시한다. 성소(성막)에는 두 개의 휘장이 있는데, 안쪽의 휘장은 지성소를 가리는 것으로써 대제사장도 오직 일 년에 한 차례, 즉 대속죄일에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다(참고, 히 9:1-10).

그런데 이제 그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졌다는 것은 구약의 질서, 즉 피 흘림의 제사를 통한 인간의 구원의 시대가 끝나고, 영원한 희생이신 예수님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선언한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롭고 산 길이요 휘장은 곧 저의 육체니라.”(히 10:19-20)

여기서 우리는 천주교에서 말하는 소위 인간 중보자들, 즉 성모 마리아나 신부 등의 도움 없이 바로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만인제사장 제도의 근원을 본다.


두 번째 사건은 십자가 형(刑)을 집행한 로마 백부장의 고백이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인 것은 주님의 공생애가 시작되기 직전 세례 받으실 때 하늘로부터 선포되었다(마 3:17). 그리고 이제 주님의 지상 사역이 끝나는 마지막에 이르러 이방인 백부장에 의해 다시 확인, 선포되고 있다(마 27:54):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이 선언이 주님을 제자로서 따랐던 사도들이나 혹은 오병이어의 기적이나 병 고침을 받은 유대인들이 아니라, 이방인을 통하여 고백되었다는 것과, 또한 헬라어 원문에 ‘아들’(huios) 앞에 관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KJV, NIV 성경이 “그 하나님의 아들”(the Son of God)로 번역한 것은, 이 선언이 마태 공동체를 포함하여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의 예수님에 대한 신앙고백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수님의 십자가에 달리심으로부터 죽으심에 이르기까지 마태는 대체로 마가복음의 순서를 따라왔으나, 죽으심 이후부터는 다른 내용들이 추가되어 나타난다. 땅의 진동, 즉 지진과 바위의 터짐, 그리고  무덤이 열리고 성도들이 소생한 것이다(마 27:51-53). 이와 같은 초자연적인 사건은 주님의 죽으심이 하나님의 행위, 즉 하나님이 친히 행하신 일임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삿 5:4; 삼하 22:8; 시 68:8 참고).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지진과 바위가 터져나가는 특이한 사건을 통하여 예수님의 죽으심을 승인하신 것이고, 그리고 주님의 그 죽으심을 통하여 죽은 자들은 다시 그 생명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예수의 부활 후에 무덤에서 나왔다는 것은 주님이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이기 때문이다(참고, 고전 15:20).

죽은 자들이 소생하여 예루살렘을 걸어 다녔다면, 이는 모든 성도들의 다가올 부활의 실재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결국 십자가 사건과 뒤이어 일어난 기이한 사건들은 모두 예수님이 곧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류의 구원자이심을 명확하게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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