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58) 서기관과 바리새인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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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58) 서기관과 바리새인을 비판
  • 승인 2005.10.2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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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마태복음 23장부터 25장까지는 마태복음에 기록된 주님의 마지막 설교 혹은 강화(講話)가 소개된다. 어떤 이들은 23장을 24-25장과 구별하여 내용상의 차이를 근거로 하여 그 관련성을 부인하며 오직 종말론에 관한 24-25장만을 마지막 설교로 간주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이런 주장이 전혀 그른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조금 시각을 달리하면 23장이 24-25장과 내용상으로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속성을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3장을 종말론 설교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하여 여전히 부정적인 사람들은 23장과 24장 사이에 장면의 변화가 있음을 지적한다(24:1). 그러나 이러한 장면의 변화는 마태복음 13장의 천국비유 설교와(13:10, 36), 18장의 교회 설교에서도(18:21) 발견된다. 따라서 장면의 변화를 이유로 23장과 24장을 갈라놓는 것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또한 마지막 설교가 23, 24, 25장에 걸쳐서 전개되고 있는데, 이것은 역시 세 장(5, 6, 7장)에 걸쳐서 소개된 같은 분량의 처음 설교, 즉 산상설교와 좋은 대조가 된다.


아울러 첫 설교인 산상설교가 8개의 복(福)으로 시작하는 것은 마지막 설교인 종말론 설교가 7개의 화(禍)로 시작하는 것과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더 지적할 수 있는 것은, 24-25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가까이는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에 대한 예언이자 동시에 멀리는 세상의 마지막에 대한 주님의 예언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23장은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와 멸망을 위한 기소장(起訴狀)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때 24~25장의 예루살렘 멸망의 우선적 책임이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비판인 23장을 다가올 종말에 대한 설교의 한 부분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 없어 보인다.


그러면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잘못은 무엇인가? 23:3에 의하면 그들은 “말만 하고 행치 않는 위선자들”이다. 그리하여 주님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행위는 본받지 말라고 하셨다. 그들이 말하는 바를 행하고 지키라는 것은 성경말씀의 연속성 차원에서 이해된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율법을 모세에게 주었고, 모세를 이를 여호수아에게 전달했으며, 여호수아는 다시 이를 장로들에게, 장로들은 선지자들에게, 선지자들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전달하였다고 믿었다. 따라서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율법의 위대한 원리를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제대로 가르치는 한, 그들의 말에 복종하라는 뜻이다. 그 원리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날과 하나님이 주신 부모를 포함하여 하나님에 대한 경외(reverence)와, 이웃의 생명, 재산, 인격 등을 포함하여 사람에 대한 존중(respect)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원리는 영원한 것으로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이를 준수하는 한 그들의 가르침은 옳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 원리를 위해 수많은 규례와 규칙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제자들에게 부과하였다. 종교가 짐이 될 때 그것은 참 종교가 될 수 없다. 그리스도를 믿은 신앙은 짐이 아니라 오히려 그 무거운 짐으로부터 해방과 자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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