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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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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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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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목사<서초교회>


우리나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대단한 변화를 이룩한 나라이다.


그 짧은 기간 동안에 세계적인 나라로 변해오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밀어붙이는 삶의 방식에 길들여져 왔다고 생각된다. 특히 짧은 기간 동안에 성장해온 대기업이나 종교 단체에는 예외 없이 밀어붙이는 리더들이 있었다. 부흥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다.


누군가 열심히 밀어붙일 때 많은 사람들은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래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어려운 과정을 살아오는 동안에 그래야만 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어느 한쪽의 입장을 강요하는 것이 되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일방적인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방적인 정도가 지나치면 그게 좋은 것이라 해도 폭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목적이 선한 것이라 해도 목적을 위하여 일방적인 폭력까지 묵인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복음은 마음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요. 마음으로 믿고 입술로 시인하는 것이 믿음의 순서이다. 우선 강제적으로라도 입술로 시인하게 한 다음에 시인한 그 내용이 마음의 중심으로 들어가게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옳은 것이라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마음을 열기 전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면 그 자체가 복음의 성격과는 반대될 수가 있다.


필자는 러시아에 가고오고 하면서 러시아 인권위원회를 통하여 러시아 정교회 사람들과 이슬람교도들을 만날 때가 있었다. 그들을 만나면서 신학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필자는 그들에게서 배운 것이 많다. 필자와 만났던 이슬람 사람들 중에는 아주 겸손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필자는 ‘나는 겸손한 사람이 아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곤 했다.


그들 중에는 물질에 종노릇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물질에 좌우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질주의에 물들지 않은 사람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대할 때 필자는 물질 이전에 인간관계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우치곤 했다. 참으로 기가 막히게도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로부터 그런 소중한 것을 새롭게 깨우칠 때가 있었다.


그들에게서 어떤 종교나 신학을 배운 것은 아니다.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그들과 함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방문하는 동안에 나에게는 없는데 그들은 아직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새롭게 확인하곤 했다. 내가 그들의 그 소중한 점을 인정하는 동안에 그들은 내가 개신교 목사라는 점을 인정하는 듯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세상 어떤 사람들보다 필자와 마음으로 가장 친했던 사람은 이슬람교도였다. 필자는 그 사람과 형제 관계를 맺고 십여 년을 지내왔다. 그 이슬람교도가 지난 7월에 세상을 떠났을 때, 필자는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서 문상(問喪)을 갔다.


그들의 전통대로 장례가 진행되면서 식탁에 앉아서 음식을 나누는데 그들 중에서 장로에 해당하는 사람이 일어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필자를 소개하면서 인사를 건넸다. “여러분! 여기 앉으신 손님은 우리와 함께 슬퍼하려고 저 먼 곳에서, 다른 나라에서 우리를 찾아 오셨습니다. 이 분은 진정한 우리의 친구이십니다.” 그러면서 그들과 나는 함께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들과 내가 친구 관계가 되는 데에는 십여 년 가까운 세월이 필요했다. 그들과 관계 맺는 동안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지역에는 선교의 통로가 열려 있다. 선교의 통로라기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 오고가고 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이웃을 대하는 마음에 있어서 다른 종교인들과 관계 맺는 방식에 있어서, 우리의 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결실의 계절에, 선교에 임하는 사람들이 하나님께 기도할 때는 그러한 내적인 변화를 위하여 기도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잘 인내하고 극복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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