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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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수련회
  • 승인 200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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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추석 연휴로 들떠 있던 지난달 28일 장신대의 한 세미나실에서는 서울 동북지역 교회 중·고등부 교역자들의 진지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여름 각 교회에서 실시한 수련회를 돌아보며 내년도 수련회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었다.

“모든 학생이 같은 곳에 가서 똑같은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가는 틀은 이제 바꿔야 합니다”

지난 여름수련회의 진행과정과 성과들을 나누는 가운데 교역자들의 의견은 점점 한 곳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와 각종 동아리들이 말해주듯 청소년들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는 다양한데 학생들에게 얌전히 일정에 따라오도록 하는 지금의 수련회에서는 인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기 힘들고 학생들이 자신을 프로그램에 맞추는 객체로밖에 서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래서 인지 여러 교회가 한 달간 주말을 이용해 수련회를 나누어 진행하거나 ‘찬양캠프’,‘봉사캠프’ 등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련회들을 마련해 실시했다고 나눴다. 염광교회 박순덕목사는 자연휴양림에서 자연을 통해 하나님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의 소중함을 배우는 ‘영성수련회’를 열었는데 학생들의 정서가 온화하게 풀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으며 ‘봉사활동수련회’를 통해서는 밭일의 고달픔과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경험한 학생들이 공부가 참 쉬운 것이고 자신의 불만이 사치스러운 것이었음을 고백하게 되었다고 나눴다.

그리고 창동교회 최태하목사는 학생들에게‘수련회 참여하기’가 아닌 ‘수련회 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권면해 수련회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이 느끼는 소외감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해 다른 교역자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한편으론 수련회의 ‘차별화’가 중·고등부 교역자들에게 상당한 고민으로 안겨져 있었다. 요즘 학원들이 서비스의 일환으로 방학에 ‘번지점프’,‘등반여행’등 자체 여행으로 노는 것까지 챙겨주고 있어 재미있는 순서로 학생들의 참여를 바라는 시기는 지났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이에 한 교역자가 1박2일간의 ‘성경 66권 암송 수련회’에서 말썽꾸러기 아이들이 춤과 랩으로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 이름을 순서대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것을 보고 차별화된 수련회의 방향을 잡았다고 말해 주의를 끌었다. 교역자들은 청소년들 스스로 수련회를 기획하고 준비해 자신의 삶과 문화를 표현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기존 수련회 틀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맙시다.”

참석한 교역자들은 청소년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다짐하여 세미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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