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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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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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2.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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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봉 목사<성안교회>

최근 왕의 남자라는 영화가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흥행 대박을 터뜨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선시대 연산조. 남사당패의 광대 장생은 힘있는 양반들에게 농락당하던 생활을 거부하고, 친구이자 최고의 동료인 공길과 큰 놀이판을 찾아 한양으로 떠난다. 타고난 재주와 카리스마로 놀이패 무리를 이끌게 된 장생은 공길과 함께 연산과 그의 애첩인 녹수를 풍자하는 놀이판을 벌였고 한양의 명물이 된다.

공연은 대성공을 이루지만, 그들은 왕을 희롱한 죄로 의금부로 끌려가게 되고 왕을 웃기는 조건으로 다시 공연을 하여 목숨을 유지하고 왕 곁에서 공연을 계속한다. 그들의 공연은 궁 내부의 이야기를 풍자함으로써 해당되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피의 궁궐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왕은 그들을 곁에 두려고 하고 궁의 모든 사람들은 녹수를 비롯하여 이들을 모함하고 죽이려고 한다.


왕의 남자는 풍자의 영화이며 동시에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 저는 그 제목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모두가 죽이려고 해도 왕의 사람이 되는 순간 죽음을 넘을 수 있는 권세를 갖는다. 그러나 반대로 주적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하나님의 사람을 왕의 사람이라 부른다.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우리는 하나님을 왕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 인간에 구원을 베푸셨나이다”(시 74:12).


내가 하나님을 나의 왕으로 만나는 순간 나는 왕의 사람이 된다. 왕의 사람에게는 권력이 주어지고 반대로 주적의 표적이 되는 이중적 구조를 갖게 된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 곧 왕의 사람이 되는 순간 우리는 왕이신 나의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되는 특권을 누리게 되지만, 세상과 죄의 요소로부터 엄청난 핍박을 받을 수 있다. 마치 왕의 남자가 왕의 총애를 받는 순간부터 녹수를 비롯한 궁궐의 모든 신하들의 주적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람들은 왕의 남자로 등장한 배우의 이미지에 열광한다. 남자지만 예쁘게 생겼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진정한 왕의 사람은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 중심, 곧 왕의 사람다움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왕의 사람에게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


먼저 자존감이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자존감으로 언제나 당당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걸작으로 창조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 가장 총애하고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누릴 권세에 대한 확신이다. 왕의 자녀가 되는 권세, 곧 왕의 사람으로 살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것에 대한 당당함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 곧 왕의 사람을 세상의 빛이며 소금이라고 한 것이다. 세상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당당할 이유를 가졌다는 것이다. 세상이 어두워지고 썩어진다. 이것을 정화하고 밝게 할 수 있는 최후의 사람이 바로 왕의 사람인 우리다.


한 국가를 분열케 만든 르호보암의 결정적인 실수는 편중된 여론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같은 왕이 르호보암이다. 우리는 이런 왕을 보면 분노가 치민다. 사람이 분노한다는 것은 어쩌면 건강한 정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이것이 미움으로 발전하면 우리 인생에 평생 상처만 남기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 곧 왕의 사람들은 왕께 고하는 거룩한 기도의 사람이어야 한다. 최고의 무기인 기도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왕의 사람으로 사는 것은 모두에게 노출된 삶이다. 그래서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낱낱이 알고 싶어 하는 주적이 많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가 들어간 곳은 피 비린내 나는 곳으로 변해간다. 죄에 대한 심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한 사람들은 미워한다. 왕의 사람, 곧 하나님의 사람들이 머무는 곳도 피 냄새가 나야 한다. 죽이는 피가 아닌 살리는 보혈의 피 냄새가 나야 한다. 죄를 정죄하는 피가 아닌 죄를 씻는 피 냄새가 진동해야 한다.


1,000만 이상이 열광하는 왕의 남자. 이제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며 거룩한 자리에 돌아오도록 왕의 사람들이 활약할 때이다. 세상을 발칵 뒤집는 왕의 사람들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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