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지도자의 신격화를 위해 모든 성경을 짜맞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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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지도자의 신격화를 위해 모든 성경을 짜맞춰 적용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5.16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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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첫 신자, SBF 신촌학사 출신의 엘리트 여성
교주들,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 예수와 대비시켜
기독교복음선교회 홈페이지에는 언론의 공격을 ‘허위 조작’으로 규정하고 이에 반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로 올리고 있다. 사진은 기독교복음선교회 공식 유튜브 썸네일.
기독교복음선교회 홈페이지에는 언론의 공격을 ‘허위 조작’으로 규정하고 이에 반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로 올리고 있다. 사진은 기독교복음선교회 공식 유튜브 썸네일.

<정명석의 성서 해석에 대한 비판>을 쓴 노창용이 인용한 JMS 교리서인 <30개론 강의안> 중 제11개론은 ‘이단의 개념’에 재림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함부로 이단이란 판단을 하지 말라. ‘그 시대에 보냄 받은 자를 안 믿으면 이단이 되고 죄인이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나를 영접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이 이단이 된다”며 자신을 재림주로 묘사하고 있다.

이어 유대인들도 예수님을 몰라보고 이단시했다면서 “오늘날 기독교인들도 예수를 믿고 있으므로 예수님이 그대로 오실 줄로 알고 있다. 옛날 유대인과 똑같은 인식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다시 오시지 않는다. 예수께서 보낸 자가 다시 온다. 예수님이 그의 몸에 오셔서 보낸 자를 통해 재림 예수의 일을 하신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예수님이 보낸 자, 그의 몸에 오신 자는 교주 정명석으로 풀이된다. 스스로 “내가 바로 재림 예수”라고 밝히지 않아도 그들의 교리에 의해 서서히 재림주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이 이단의 세뇌다. 

엘리트 포섭하는 이단의 포교

왜 이단에 빠진 사람들은 논리적인 판단이 되지 않을까? 모 이단의 경우 유명 여대생을 먼저 접촉해 전도하고 그 여대생이 국내 최고 대학의 인재들을 다시 전도하는 형태를 띤다고 한다. 비단 한 곳만의 방식은 아니다. 상당수의 이단들이 대학생 선교에 열정을 보이는 것은 소위 ‘배운 사람들’이 믿는 종교라는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다. 또한 엘리트 신자를 양성하면서 우리 사회 주요 요직에서 일하게 하고 그들의 정치, 사법, 행정적인 권한으로 자신들의 종교를 보호하게 만든다. 이것이 이단의 대체적인 패턴이다. 

JMS 기독교복음선교회가 첫 전도를 시작한 것도 신촌의 한 여대생이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노희정 연구원이 쓴 ‘기독교 복음 선교회(JMS)의 전개와 특징’에 설명된 선교회의 시초에 대해 살펴보자. 정명석은 1978년부터 자신의 사명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활동은 1980년부터다. 1980년 2월 서울 남가좌동에 통일교 전도사 2명과 함께 애천교회를 개척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처음으로 정명석이 전도를 하게 되는데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 SBF 신촌학사 출신의 여대생이다. 이 여신자를 시작으로 SBF 관악 학사출신 서울대 대학원생이 전도되었고, 그와 같이 SBF에서 활동했던 신촌학사 출신 연세대 법대생이 전도되었다. 엘리트 대학생과 대학원생 중심의 캠퍼스 전도가 JMS의 뿌리가 된 것이다. JMS는 3년 후인 1983년에 400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각 캠퍼스에 지도자를 세우고 ‘캠퍼스 리더(CL)이라는 직함을 주어 본격적인 전도를 하게 한다. 1989년 12월에는 ’세계청년대학생 MS연맹‘이라는 이름으로 해외로 포교 영역을 확장한다. 

JMS의 정식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교주의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기독교 예배와는 다른 형식으로 오직 설교만 2시간을 들어야 했다고 노희정 연구원은 자신의 경험을 기술했다. 교주의 설교만 2시간을 듣고 그에 매료돼 성경읽기선교회에서 활동하던 대학생들이 정명석에게 빠져들었다는 것. 이런 현상만으로도 통일교 이전부터 시작된 ‘원리’ 주장이 얼마나 사람을 쉽게 미혹하는지를 알 수 있다. 

심리적 상흔, 왜곡된 자기애로 발현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한국 이단의 세례요한 이해’의 논문에서 “이단들의 자의적인 성경 해석은 한국인 이단 지도자 등장의 필연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교리교육의 목적도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신격화된 이단 지도자에게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재림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성경을 취사 선택하여 짜맞춘다는 것이다. 

특히 이단들은 자신들의 교리를 정당화 하기 위해 세례요한을 등장시킨다. 탁지일 교수는 “재림 그리스도로 자신을 신격화한 이단 지도자는 대부분 자신이 메시아임을 증명해줄 세례요한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며 “자신이 재림 그리스도가 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자신의 등장을 앞서 준비한 세례요한을 통해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명석에게 세례요한은 누구일까? 탁지일 교수는 “두 감람나무와 두 증인 중 한 사람이 세례요한이 되어야, 다른 한 사람이 재림 그리스도가 될 수 있다”며 “문선명에게 세례요한은 교리적 영향을 준 김백문이며 정명석에게는 문선명이었다”고 말했다. 이단들은 세례요한과 비교해 예수님은 가난한 환경에서 나고 자라 소외된 이들과 어울린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신들의 암울한 가정환경과 성장배경을 예수님의 환경에 결부시켜 자신이 예수와 유사한 환경에서 자라난 새로운 재림주라고 포장하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유영권 교수는 ‘사이비 이단 교주와 신도들의 심리이해’에서 “교주들의 성장배경을 살펴보면 많은 경우 정상적으로 사랑을 받는 부모로부터의 양육과정이 결핍되어 있거나 성장할 때의 심각한 심리적 상흔을 성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심리적 상흔이 이를 극복하고 싶은 충만한 자기애로 발전하고 사이비 종교를 이끄는 교주가 되는 사례가 무수히 많다고 해도 이들에게 쉽게 빠지는 이단 신자들에 대한 연구는 한국교회에 주어진 시급한 과제다. 

이단에 빠지는 신자들에게는 여러 특성이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이단이 포교를 위해 사용하는 가장 근본적인 도구는 ‘성경’이며 성경을 왜곡하고, 성경을 인용하면서도 예수를 실패자로 묘사한다. 정통 기독교 신앙은 결코 예수를 실패자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단은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실패로 규정하고 새로운 구원자가 재림할 것이라고 세뇌한다. 바로 자신을 재림주로 섬기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유영권 교수는 이단에 빠지는 사람들에게 여러 특징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고 교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 교수는 “이단에 빠지는 사람들 중 일부분은 기존 교회에서 성경공부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라며 “사이비 이단은 이들의 이러한 열망에 적절히 부응해 성경공부를 통해 성경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JMS 기독교복음선교회 공식 홈페이지 섭리in 코너에는 세뇌라는 검찰과 언론의 주장에 반박하는 각종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정명석 선생님은 신입니까?"라는 질문에 "우리가 성경을 통해 믿는 유일한 신은 하나님"이라며 "창조주 하나님은 인간을 영혼이 있는 존재로 만드시고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게 하셨다"고 말했다. JMS 측은 "요한복음 10장 35절에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고 하셨다. 이는 하나님의 정신, 생각, 사상을 받아들이면 인간으로서 신과 같은 차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저들의 어휘 속 '신'이란 원한다면 범죄행위까지 불사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권력을 가진 존재라는 의미겠지만 우리의 어휘 속 '신'이란 나약하고 육적인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낸 존재라는 의미"라고 해명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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