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성신 임한 썩지 않는 ‘생명물’, 이신칭의에 반하는 ‘자유율법’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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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성신 임한 썩지 않는 ‘생명물’, 이신칭의에 반하는 ‘자유율법’ 강조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5.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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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들을 위한 이단 정보 (9) 감람나무는 곧 하나님, 천부교의 교리

감람나무 물고 있는 비둘기상이 상징…신앙촌 여전히 유지
홈페이지 통해서 “감람나무 박태선이 하나님”이라고 가르쳐


70~80년대, 집집마다 밍크담요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이 밍크담요의 생산지는 바로 ‘신앙촌’. 신앙촌은 박태선 장로가 설립한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천부교)의 신앙공동체다. 천부교 홈페이지에 소개된 신앙촌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슬 같은 성신이 임하시는 은혜의 땅이자, 천부교인의 성지”라고 표현되어 있다. 신앙촌은 경기도 부천 소사를 시작으로 덕소신앙촌, 그리고 부산 기장신앙촌이 설립됐으며 1957년 신앙촌마을 안에 시온산업을 설립하여 10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주)한일물산, 생명물식품, 신앙촌 소비조합, 신앙촌식품, 신앙촌상회 등의 기업으로 확장됐다. 

천부교 홈페이지에는 생수통에 축복하는 박태선을 하나님으로 지칭하고 물에 하나님의 신을 부어주면 생명물이 되어 썩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나온다.
천부교 홈페이지에는 생수통에 축복하는 박태선을 하나님으로 지칭하고 물에 하나님의 신을 부어주면 생명물이 되어 썩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나온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방영 이후 이단계보에서 함께 언급되는 여러 기사에 대해 천부교 측은 “누구의 영향을 받아 세우고 다른 종교 집단에 전승할 수 없는” 독자적인 종교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다른 이단들과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기독교 이단 아카이브>라는 책에서 이단들을 주제별로 구분했는데 소위 ‘이긴자론’을 주장하는 그룹에 천부교 박태선과 장막성전 유재열, 신천지 이만희를 묶어 놓았다. 탁 교수의 분류와 상관없이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크게 부흥하며 세를 키워 나갔던 천부교가 교회와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는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만 포괄적인 반론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천부교 홈페이지와 천부교가 운영하는 언론사인 <신앙신보>에 게시한 홍보자료와 반론을 적절히 활용하도록 한다. 

목사들이 박태선 배반했다 주장

천부교 측은 교주인 박태선 장로를 교권주의의 희생자로 표현한다. <신앙신보>에 연재된 천부교 50년 역사에는 ‘목사들의 배반’이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한다. <신앙신보>는 1955년 전도관 박태선 장로가 남산집회를 시작으로 전국단위 집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 기성교회 목사와 성도들이 다수 참여했고 질병을 고치는 이적도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박태선 장로의 이적과 신비를 지지하던 목사들이 “자신들의 설 자리를 걱정하며” 반전도관 운동으로 가시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훗날 박태선 장로는 자신을 감람나무 하나님으로 지칭하는 이단의 교주가 된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의 배반이 이단 사이비성을 미리 예측한 예방적 결정임을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천부교의 교리는 ‘자유율법’과 ‘이슬성신’으로 요약된다. 천부교가 말하는 자유율법은 “선하고 의롭게 행하려는 마음의 법”이다.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생각으로도 죄를 짓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성결해져야만 자유율법을 지키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이것이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다는 정통 기독교의 핵심교리인 ‘이신칭의’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슬성신은 “이슬같이 내리는 하나님의 신”이라는 뜻으로 “이슬성신이 공기 중에 흐를 때는 향취라고 하고 이슬성신이 물에 담기면 생명물이 된다”고 한다. 보통 물에 하나님(박태선)이 축복을 하면 수십년을 두어도 썩지 않는 생명물이 된다고 주장하는데 이 생명물을 죽은 사람에게 바르면 시커멓게 된 피부색이 뽀얗고 맑게 변하고 뻣뻣하게 굳은 몸이 노긋노긋해진다고 천부교는 홍보한다. 그들이 말하는 생명물은 구원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놀랍게도 지금까지 신앙촌에 이슬성신이 내리고 생명물이 흐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천부교의 주장에서 핵심적인 것은 이들이 믿는 하나님이 곧 박태선 장로라는 사실이다. 이슬 같은 은혜를 내려주시는 분이 ‘감람나무’고 감람나무는 곧 ‘인간의 모습으로 이땅에 오신 하나님’이라는 주장이 천부교의 핵심 교리다. 천부교 홈페이지 ‘주니어 천부교’에서 만화로 설명한 홍보영상에 마당에 놓인 생수통에 축복하는 박태선 장로가 나오고 그 생수통에 담긴 물은 생명수로 변한다. 생수통을 축복하는 사람을 ‘하나님’이라고 부른다. 박태선이 곧 이들에게는 하나님인 것이다. 또 다른 장면에는 예배를 드리는 흑백사진에는 하얀 빛이 번지고 있고 그 빛이 하나님이 주시는 ‘이슬성신’이라고 주장한다. 죽은 사람에게 하나님(박태선 장로)의 축복이 담긴 생명물을 먹이면 죽은 사람이 그 물을 받아 마시고 산 사람처럼 변화된다고 한다. 

천부교는 월계관 사이에 비둘기가 감람나무 잎을 물고 있는 ‘비둘기상’을 상징으로 사용한다. 마지막 때에 감람나무가 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천부교는 예배가 끝날 때 전 신자가 일어나 두 팔을 벌려 “할렐루야”를 세 번 외치고, “새생명 주시옵소서”를 세 번씩 외친다. 박태선이 남긴 기도문도 항시 외워야 한다. “한없는 기쁨과 즐거움과 은혜와 미소를 주시옵소서.” 이 기도문을 쉬지 않고 외우면 하나님과 연결된다고 가르친다. 

여기까지는 천부교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토대로 천부교가 어떤 교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믿는 하나님은 누구인지를 살펴보았다. 자신들 스스로 ‘천부교’는 ‘천부교’일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천부교는 감람나무인 박태선을 하나님으로 믿고 박태선이 이슬성신으로 신앙촌에 임하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생명물을 통해 병을 고치고 구원에 이른다고 믿는 정통 기독교와는 완전히 다른 신흥종교다. 문제는 천부교 교주 박태선의 신앙여정은 기독교에서 시작됐다. 그의 신앙여정에 대해 정통교회에서는 ‘이단’으로 치부하고 천부교에서는 ‘배신’으로 표현한다. 

탁지일 교수가 <기독교 이단 아카이브>에 기록한 천부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살펴보자.

창립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는 1955년 박태선에 의해 시작됐다. 1917년 평남 덕천군에서 태어난 박태선은 남대문교회에서 집사로 신앙생활을 했고 이성봉 목사의 부흥회를 통해 영향을 받아 전도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5년 창동교회 장로로 안수를 받았으며 이때부터 서울, 대구, 부산을 돌며 전국단위 부흥회를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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