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타결 이후 선교적 관점서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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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타결 이후 선교적 관점서 대책 필요
  • 송영락
  • 승인 2007.04.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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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교회가 붕괴 우려 현실적인 대책 시급

국회비준을 남겨놓은 한․미FTA 타결이 중요한 사회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는 농촌교회 붕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교차되고 있다.

 

먹고, 입고, 마시는 생활문화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한․미FTA 타결에 대한 진보그룹은 장외집회와 정책토론회를, 보수그룹은 지지성명 발표라는 원론적인 접근에 머물러 있을 뿐 목회적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는데 미흡하다는 평가다. 특히 개 교회들은 한․미FTA 타결이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등 진보단체들은 농촌과 농촌교회의 동반붕괴를 우려했다. 한미FTA 타결은 농업의 파괴, 비정규직 확대 심화, 국부 유출, 일자리 감소, 환경 파괴 등으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의 빈곤과 양극화의 고통이 지금보다 심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농촌경제의 파탄으로 농촌교회의 해체가 급속히 진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농촌교회 교인의 평균연령이 60대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수 농촌교회가 더 이상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해준다.

 

기독교장로회 농촌개발원장인 이태영목사는 “FTA타결은 제2의 개항으로 비유될 만큼 우리 경제와 사회에 미칠 영향과 충격이 크고 외환위기 때에 비해 결코 덜하지 않을 파장이 예상된다”며 “FTA로 인해 농민들 삶이 더 피폐해지고, 그것이 사회 양극화를 부추긴다면 정부는 농민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쟁력 없는 소상인, 비정규직 등 사회의 약자들이 늘어나는 양극화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신자유주의경제세계화 문제를 걱정해 온 한국교회 입장에서 볼 때, 이번 한․미FTA 타결은 보다 심화된 사회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비록 한국경제가 성공을 거둔다고 하더라도 소수의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의 성공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에 농어민과 시민단체들은 타결 이후에도 반대 목소리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피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도시교회를 비롯해 교단들은 교인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패턴에 영향을 미칠 한․미FTA 타결에 대한 관심은 미미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최근 한․미FTA 타결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현 시대가 세계화 시대인 만큼 국가간 무역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최희범 한기총 총무는 “협상에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정부가 잃은 계층들을 위한 분배의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는 생활터전을 잃게 될지도 모를 농민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기본적인 대안을 제시할 뿐이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여러 사안에 대해 아직도 극복되지 못한 이념, 신학 갈등 등으로 인해 분열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이념과 신학의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논평이 요구되고 있다.

 

송병구목사(기감)는 “지금은 FTA 타결에 들뜨거나 절망할 때가 아니라 한국교회는 정부가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으면서 실효성 있는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몇몇 교단들과 단체들은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각각의 입장과 대응 방식들을 내놓고 있다. 기독교장로회는 지난 2일부터 금식기도와 더불어 지난 9일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예장통합총회는 FTA 타결과 관련 5월 8일 정책협의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통합총회는 그동안 추진해 왔던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1:1자매결연운동, 농촌목회자의 최저생계비 지원을 통해 세워진 농촌교회가 붕괴되고 있는 농촌마을의 사회안전망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노력으로 통합총회 소속 농촌교회 목회자들은 마을 이장을 맡아 정부의 지원금으로 정보화마을과 생태마을을 가꿔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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