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에게 복음 전한 이유로 `강제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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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에게 복음 전한 이유로 `강제 추방`
  • 송영락
  • 승인 2005.06.28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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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염교회, 교단 초월 교회 설립 훈훈한 뒷이야기
 

 

강제추방 그리고 새로운 시작.

강제추방은 선교사에게 가장 가혹한 형벌이다. 그동안 양육해 온 어린 양들을 하루아침에 촉박한 광야에 남겨 놓고 떠나야 하는 아픔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뼈를 묻겠다고 다짐했던 선교사에게 추방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만석선교사. 지난해 12월 이란 테헤란 한인교회에서 19년 동안 사역해 온 이선교사는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강제추방을 당했다. 전 세계 선교사 중 유일하게 이란에 남아서 흔들림 없이 복음을 전해왔던 이선교사. 그의 추방 이유는 간단했다.

“현지인에게 성경을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갈급한 현지인들을 외면할 수 없어 몰래 한명 두 명 가르쳤던 것이 이유가 됐습니다.
특히 개종한 현지인들이 주변의 핍박을 받고 외국으로 추방을 당할 때,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독교인이라는 증빙서류를 떼 주었습니다. 이 서류를 갖고 있으면 미국이나 영국 등 기독교 국가들이 이들을 난민으로 분류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증빙서류가 발각되면서 종교성과 국가안전부로부터 심문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런 추방. 이란의 죽은 영혼을 구하는데 뼈를 묻겠다고 다짐했던 이선교사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이선교사는 처음 갈 곳이 없어 한양대학을 다니는 아들의 단칸 자취방에서 생활했었다.

그러나 이선교사는 이런 현실의 문제로 인해 좌절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분명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2003년에 발생한 이란 지진 당시 한국인 선교사로 통역을 담당했던 이선교사의 추방 소식을 들은 조현삼목사(광염교회)가 도움의 손길을 전해왔다. 


“조목사님이 저의 소식을 듣고 전셋집을 얻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성탄절 헌금을 구제헌금을 사용하는데 저를 위해 쓰겠다는 것입니다. 참 이상하게도 제가 그 돈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받지 않기로 결심하고 거절했습니다. 저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라고 했죠. 그 돈은 집도 없이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포장마차에서 새우잠을 자는 분에게 전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선교사와 조목사는 이 사건으로 인연이 됐다. 이선교사로부터 감동을 받은 조목사는 교회 설립 13주년을 기념하여 이선교사에게 큰 선물을 준비했다. 예장합동 교단 소속인 조목사는 교단도 다른 이선교사에게 아무조건 없이 교회를 설립해 줬다. 이선교사는 예장통합 교단 목회자다.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한국이란교회. 한국에 있는 이란인들을 선교하겠다는 뜻으로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이란인 교회를 세운 것은 한국에 있는 이란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전세계 흩어져 있는 이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본부역할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란인들은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디아스포라를 갖고 있는 민족입니다. 종교 때문에 추방당한 이란 기독인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를 통해 이란 복음화에 헌신할 계획입니다.”

아직 예배에 참석하는 이란인은 고작 5명뿐이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는다. 할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선교사는 현재 이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뿐만 아니라 현지인 지도자, 지하의 기독인까지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통로를 갖고 있다. 게다가 이란인들이 사용하는 페르시아어에 능통하기 때문에 이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킬만한 충분한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19년 동안 이란에 있는 동안 이란인들의 풍습, 종교, 코란에 대해 많이 연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란인들에게 천국을 가르칠 때 조심해야 합니다. 이란인들은 천국을 예쁜 여자가 있고 마음 놓고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바르게 천국을 설명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우리와 다른 천국을 생각합니다. 이처럼 그들의 종교에서 가지고 있는 단어의 개념이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모르면 복음이 잘못 전달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란인 중에 정말로 복음에 갈급해 하는 사람들을 교회나 단체로부터 위탁받아 복음을 제대로 전달할 계획입니다. 현재 페르시아어는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페르시아에는 잘 한다고 자부합니다.”

이선교사가 페르시아어를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외국 선교사로는 가장 오래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1970년대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면서 당시 거주했던 모든 서양선교사를 추방했다. 모든 선교사가 추방당한 시기에 한인선교사라는 이유로 남게 된 이선교사는 외국인 선교사로는 유일하게 이란에서 복음을 전해 왔다. 이란 지진 이후 3가정이 사역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이선교사가 유일한 선교사였다.

복음의 헌신자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이선교의 모습 속에서 이란 복음화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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