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선수 신드롬
상태바
박주영 선수 신드롬
  • 운영자
  • 승인 2005.05.25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장흠 목사<한우리교회>


변화는 늘 남모를 수고와 고통(실패)을 동반한다. 물론 그 강도가 깊을수록 변화는 빛을 발하고 의미도 크다. 과거의 질곡을 헤치고 큰 세계로 향하는 발걸음을 축하하는 것은 주어진 생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두의 바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옛날의 따뜻하고 편안했던 보금자리, 안락함이 보장되었지만 어느 날 내팽겨진 빈 생명터는 공허롭기 마련이다. 이처럼 삶의 여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실패의 아픔 등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 그러나 아픔이 있다고 해서 그 아픔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우리는 아픔 후에 얻게 될 기쁨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약관 20세의 젊은 축구 선수 박주영(20)이 프로팀 서울에 입단했다. 그를 굶주려 하던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들어 박주영이 출전하는 경기마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축구팬을 행복하게 만들고 2002년 월드컵 이후 3년 만에 아줌마들까지 축구 열풍으로 몰아넣고 있는 박주영에게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왜, 신문, TV 등 매스컴에서는 이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을까? 그것은 그의 축구 능력 때문이다.

첫째, ‘정보 인지’ 능력이 남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그는 반응 시간, 즉 정보를 인지하고 움직이는 시간이 일반 선수가 0.250~0.350초만 되면 뛰어난 선수라고 하는데 박주영은 이보다 더 빠른 0.220초로, 한마디로 빠르다는 것이다. 이 시대는 빨라야 선택되고, 빨라야 성공하고 출세하는 시대이다.

둘째, 받은 정보를 신속히 처리한다는 것이다. 일반 선수는 오는 공을 보면서 어떻게 찰까 고민하는 사이에 박 선수는 벌써 볼 처리에 들어가는 동물적 감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나라 선수에게 끊임없이 붙어다니는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문제가 그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정말 그가 출전한 몇 경기를 볼 때 남다른 골 결정력이 있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찬스에 강해야 한다. 찬스를 놓치면 영원한 패배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그의 성격이 차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행동에서 필요 없이 허둥대지 않는다. 부지런히 뛰는데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거나, 패스를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 선수는 다양한 정보를 접수하여 차분히 처리한다. 그만큼 볼 컨트롤에서 냉정하다는 것이다. 이 시대는 불필요한 손실을 막고, 꼭 필요한 곳에만 투자하고 관심을 가질 때 성공할 수 있다.

정말 박주영처럼 살면 성공할까? 그렇다. 성공은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너무 빠르면 정작 보아야 할 것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의 속력이 빠르면 빠를수록 시야가 좁아진다. 빨라서 장점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빠른 것이 단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빠른 것이 오히려 문제이다.

또한 현대는 찬스를 붙잡으려는 기회주의자가 속출하는 시대가 되었다. 찬스만 생긴다면 인간관계는 어떠하든 상관이 없다. 목적만 달성된다면 어느 누가 좀 다치거나 손해를 본다 할지라도 괜찮다. 나만 잘 될 수 있다면 상대를 짓밟고도 갈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차분하고 냉철하면 그 사람은 인간미가 없다. 사람은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흥분도 하고, 그래야 사람인 것이다.

괜한 염려를 하는 것일까? 그러나 한번쯤 이런 생각도 할 필요가 있다. 곧 한쪽으로만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그것이 아닌 것은 나쁜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박주영이 뿐이겠는가. 그 외에 수많은 숨은 아름다운 선수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찬사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