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첫번째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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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첫번째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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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5.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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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의 구약읽기(30)
 

신명기는 오경의 마지막 책으로서 모세의 고별연설에 해당된다. 우리 성경의 제목 ‘신명기(申命記)’와 영어 성서의 제목 ‘deuteronomy’는 모두 신명기가 ‘새로운 명령’ 혹은 ‘두 번째 율법’을 의미한다. 첫 번째 율법은 시내산에서 모세가 하나님께 받은 계약법을 의미한다면, 신명기의 두 번째 법은 모세가 죽기 전에 백성에게 행한 당부의 연설이다.


첫 번째 설교에서(신 1:1-4:43) 모세는 광야를 유랑하는 동안 체험했던 야훼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기억한다
. 광야생활을 인도하신 분도 하나님이시요,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시는 분도 역시 야훼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선조들에게 하신 약속은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그 약속은 이집트의 종살이로 살았던 이스라엘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준다는 것이다. 땅에 대한 약속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최초의 언약이었다. 그 언약이 이제 성취되는 순간이다(신 1:8). 그래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축복이 미래의 이스라엘을 기다린다.

그런데 하나님의 약속은 왜 이다지도 더디게 성취되는 걸까? 40일이면 당도할 가나안 땅에 40년이 지나서 겨우 들어오게 되지 않았는가? 아브라함을 축복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고생하는 동안 무얼 하셨단 말인가? 너무도 오랜 기간 이스라엘을 돌보지 않은 하나님의 속셈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요단강 동편에서 가나안을 바라보면서 갖가지 상념에 젖어 있었을 것이다.

모세는 말한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그들을 광야로 이끌어 내신 해방자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았으며(1:22-28), 우상의 형상을 조각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자초했기 때문이다(4:25-26). 우리는 모세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시내산에 올라간 사이에 백성이 무엇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금송아지를 만들고 가나안의 바알 종교에 동조하지 않았는가? 이스라엘의 비신앙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연시킨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암몬, 모압, 에돔에게도 축복하신다(2-3장). 이것은 하나님의 주권이 이스라엘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인간과 땅의 모든 것들은 야훼의 것이다(참조. 32:8-9; 출 19:5). 이렇게 우주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개념은 상당히 후대에 나타난다. 주전 8세기 예언자(아모스, 이사야 등)와 포로기 예언자인 제 2 이사야(이사야 40-55장 저자)에게 분명하게 드러나는 하나님의 우주성은 신명기를 기록한 성서기자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신명기서의 대부분이 요시야 왕 이전에 완성되었고, 나머지 부분들이 그 후에 기록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를 따른 다면 신명기는 오랜 세월에 걸쳐 기록되고 전승된 모세의 설교라고 말할 수 있다.


 

박종수교수 / 강남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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