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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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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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5.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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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의 구약읽기(28)
 

민수기에는 고라가족의 반역이 소개된다. 레위 자손으로 성막에서 일하는 특권이 부여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아론의 제사장직을 탐한다는 것이다(민 16:1- 35).


이로 이해 고라의 가족은 산채로 땅에 묻히고 이스라엘 사람 모두는 두려움에 떤다. 틈만 나면 이스라엘은 반역하고, 하나님은 징벌하시고, 모세는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께 자비를 구한다. 어찌 보면 병주고 약주는 셈이다.


원인은 모세에게 주로 있다. 모세의 지도력을 의심하며 그의 권위에 도전하는 이스라엘을 하나님이 징벌한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이스라엘을 위해 간청하는 모세는 ‘싸움 말리는 시누이’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은 또 모세를 거역할 것이다. 그 거역은 하나님께 반역한 것이 되고 어느 정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스라엘의 반역과 하나님의 징벌! 이것은 곧 우리의 삶의 모습이다. 편하면 말이 없다가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원망을 늘어놓는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그 도전에 직면해서 모세는 하나님의 징벌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여겨진다. 모세에게 도전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 도전한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타이르기도 하고 때론 징벌하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의 불만은 가실 줄을 몰랐다. 모세와 아론의 위상에도 심각한 타격이 왔다. 결국 비상수단을 강구한다. 이스라엘의 각 종족이 족장의 이름이 새겨진 지팡이를 하나씩 가지고 모세 앞으로 나온다.

그 지팡이를 회막 안에 있는 증거궤 앞에 두면 하나님이 택한 지팡이에서 싹이 돋아난다는 것이다(민 17:1-11). 결과는 뻔하다. 하루가 지나자 아론의 지팡이에 움이 돋고 순이 나서 꽃이 피어 살구 열매가 열렸다(17:8).

초월적인 힘은 인간의 권위를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고대사회일수록 이와 같은 신비한 일들이 소개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다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광야생활을 하면서 가나안에 입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이스라엘로서는 단합된 공동체를 갖추어야 한다.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일치된 마음으로 가나안으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권위를 강화해야 한다. 그 방법은 항상 하나님의 직접적인 개입에 의한 것이었다. 모세나 아론의 권위는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된 것이라는 것을 주지시키는 방편이기도 했다.
 

입지가 강화된 아론의 가문은 회막에서의 일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배려되었으며 백성들이 바치는 십일조를 취한다. 그 십일조의 십일조를 야훼께 바치고 나머지는 레위지파의 양식으로 사용한다(민 18:1-32). 하나님께 바쳐진 거룩한 제물을 먹는 레위인은 따라서 거룩하게 성별되어야 하고 부정한 것에 접촉해서는 안된다. 제사장은 희생제사를 바친 후에 입었던 옷을 빨고 진에 들어가야 하며, 시체를 만진 사람도 정하게 되는 의식을 거쳐야 했다(민 19:1-22).


 


 

박종수교수/ 강남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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