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연합예배, 이래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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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연합예배, 이래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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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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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 목사<천안대 교수>


3월 27일 오후 3시에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될 부활절연합예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일부 단체들의 주도권 다툼으로 마찰이 심각하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대회장:윤석전 목사)측과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상임회장:서기행·김태범·신경하 목사) 간의 의견 차이에서 빚어진 갈등이다.

교단장협의회는 개 교회에 치중됐던 부활절 연합예배를 좀 더 승화시켜 한국교회 연합의 기초 위에서 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동 주최를 제안했다. 그러나 부활절위원회는 이를 수락하는 데 부정적이다. 전체 한국 교회의 연합 형식을 반대할 교단이나 기구는 없다. 더 나아가 한기총과 KNCC 등도 명쾌한 교통 정리가 아직 미흡한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결정 초기부터 충분한 논의를 한 후 후환이 없게 처리해야 했다는 점이다.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견해 차이를 보였다는 것은 부활절 행사가 과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인간 중심의 주도권 싸움인지 알 수 없게 한다.

세상이 온통 변하는데 가장 그늘진 곳이 기독교계다. 광고를 온통 사진으로 도배하고 감투도 왜 그렇게 많은지 알 수 없다. 한국교회는 지금 사랑을 말할 자격이 없다. 말없이 숨어서 봉사하라는 주님의 명령과는 너무나 차원이 다르다. 자기 표출로 자기를 드러내어 스스로 영광을 취하려는 모습은 낯뜨거운 일이다.

지금은 십자가 밑에 무릎을 굻어야 할 사순절이 아닌가. 또한 3.1절 기념달이 아닌가. 그렇게도 나라를 사랑하며 앞장서서 민족 복음화, 사회정의 구현, 민주화 실현에 앞장섰던 교회가 이렇게도 추한 모습이 되었을까. 절박한 시간임에도 ‘조직을 새롭게 하자’, ‘공동회장에 이름이 들어가야 된다’, ‘이번은 그대로 하고 다음 번부터 하자’ 등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근간에 와서 한기총 임원 문제로 각 교단의 교회 수 문제까지 정관 개정에 넣어야 한다는 등 초심을 버린 변질이 아닌가 염려스럽다.

이제 한국 기독교계는 내부 결속부터 해야 한다. 좀더 거룩해야 한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앙을 고백한 기초 위에 하나가 돼야 한다. 좌우 이념 대립, 교회의 부익부 빈익빈, 영적 교회와 세속화되어가는 목회의 이견차들, 많은 문제점과 갈등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사랑·통일을 말할 자격도 없다. 성경이 말하는 위로부터 오는 지혜로 첫째는 성결이요, 다음은 화평, 관용, 양순, 긍휼, 선한 열매, 편벽과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평화를 심어 의를 거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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