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한국교회 선교후원금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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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한국교회 선교후원금 줄어든다
  • 송영락
  • 승인 2005.02.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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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후원금 보다 개인후원금 중단 `심각한 수준`
 “1997년 IMF 시절보다 훨씬 사역이 힘이 듭니다. 교회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는데 개인후원자는 5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사업을 하던 후원자의 후원금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가 최근에 중단했습니다.”

최근 갑자기 후원금이 중단되는 바람에 어려움을 호소해 온 선교사들의 볼멘소리들이다. 선교사들은 일부 후원자들이 선교사에게 사전통보 없이 갑자기 후원금을 중단하는 바람에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서운한 감정까지 뒤섞여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자녀들이 성장하여 교육비에 부담을 갖고 있는 선교사나 다양한 선교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런 현상은 최전방에서 영적전쟁을 치르고 있는 선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후원금이 줄어든 이유는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실업 등으로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교회헌금이 줄었기 때문. 대부분 교회들은 지난해수준에서 예산을 동결하거나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현실적으로 경상비를 줄이기 어려운 일부교회들은 직접적으로 피부로 느낄 수 없는 것부터 줄이면서 제일 먼저 선교후원금에 손을 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와 특별한 연관이 없는 선교사들에게 지원했던 경우나 교회의 체면 때문에 5만원이나 10만 원 등을 지원했던 경우, ‘후원금 중단’은 뚜렷하다.

극단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후원금이 50% 이상 줄어든 일부 선교사들은 더 이상 선교비전을 실현 시키지 못한 채 중도포기하거나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선교비 자체가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원화 대비 달러의 비율이 큰 변동을 일으키면서 실질적인 후원금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교회의 후원금 중단보다 개인후원금 중단은 더 심각한 수준. 한 때 신앙의 결단으로 선교후원금을 작정했던 후원자들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경제가 힘들어지면서 후원금을 중단하고 있다. 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선교편지를 받는 것까지 부담스러워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후원금만이 모든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후원자들은 경제적인 후원만을 생각하고 있어 영적전쟁을 치르는 선교사들은 이중고 시달리고 있다.

오엠선교회 장숙현간사(후원금 담당)는 “교회의 경우 큰 변화는 없지만 사업을 하던 후원자들은 50%로 줄어든 상태”라며 “올 1월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외선교회 개척선교부 홍기옥간사(후원금 담당)도 “10명을 후원했던 교회가 6명만 후원하겠다는 등 대형교회들이 재정편승을 하면서 선교후원금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며 “사역보고에 신경을 덜 쓴 선교사들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은 지난 1월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선교단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선교사들이 보내온 편지들을 종합해 보면, 선교후원금을 부탁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자녀들의 교육비에 부담을 갖고 있는 선교사나 다양한 선교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선교사들의 편지에 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선교사 혼자의 힘으로 후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는데 있다. 장현숙간사(오엠선교회)는 “선교후원금이 월등히 떨어지는 선교사를 위해 ‘후원위원회’를 통해 후원자들을 모집하고 관리해 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조직이 느슨하여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선교후원금 문제는 선교사의 몫으로 남게 된다는 것.

선교단체보다 덜 영향을 받아왔던 교단 선교부들도 마찬가지로 후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교단으로 알려진 개혁합신총회 세계선교부조차 지난해에 비해 50% 정도 줄어들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합동, 통합, 기감, 개혁 등 교단을 초월하여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선교협의회 서정호목사(후원금 담당)는 “지난해 1월 비교해 볼 때 1천만 원 이상 줄어든 상태”라며 “교회의 설립목적이 선교라는 점을 감안하여 개 교회들이 선교후원금을 중단하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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