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장협, 부활절연합예배 `새틀짜기` 나선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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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장협, 부활절연합예배 `새틀짜기` 나선 배경
  • 이현주
  • 승인 2005.02.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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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회적 연합행사 명분들며 대대적 압박
                 
  한부연은 지난 12일 한라산과 백두산의 나무를 접목해 십자가를 만들고 대장정을 시작했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 달 남짓 남겨 놓은 상황에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가 지난 11일 교회협과 한기총의 공동주관으로 연합예배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발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절 직전인 지난 7일 전격적으로 모임을 갖고 현재 부활절 연합예배 추진과정의 문제를 제기한 교단장들의 뜻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째는 그동안 부활절 행사가 몇몇 사람들의 기득권처럼 유지되어 왔다는 점, 둘째는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이하 한부연)가 상설화되면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 셋째는 교회협과 한기총이 참여를 선언함으로써 공교회적인 행사로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한국교회 지도자를 자처하는 목회자들의 부활절 예배에 대한 문제의식이 일치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설교자로 부활절 행사에 참여했던 옥한흠목사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부활절연합예배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심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서기행목사와 최성규목사 등도 “공신력도 약하고 연합의미도 퇴색한 행사”라고 지적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사실 한부연은 지난 12일 영락교회 50주년기념관에서 한라산 삼나무와 백두산 피나무로 십자가를 만들면서 남북통일의 의지를 담아내는 등 여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부활의 의미를 문화적으로 알리고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함께 기쁨을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한다는 취지를 강조해왔다.

상설화된 기구로 운영되면서도 범교회적인 지지를 이끌어 낼 묘책을 찾고있던 한부연으로써는 다양한 사업을 과시함으로써 수년째 계속되는 한부연 ‘축소론’을 일축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욕적인 준비에도 불구하고 설교자 확정이 계속 미뤄지는 등 행사 진행이 차질을 빚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활절연합예배 갱신을 위해 칼자루를 빼든 교단장협의회는 ▲대회장을 교회협과 한기총의 공동 대회장제로 운영하고 ▲교회협과 한기총, 교단장협과 부활절위원회에서 각각 3인의 대표로 위원회를 재구성할 것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부활절 행사를 만들 것 등을 한부연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한부연은 실행위원회를 통해 교단장협의회의 결의를 수용할 것인지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미 지난 11일 교단장협과 한부연 대표들의 회동에서 대회장을 맡고 있는 윤석전목사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일이라면 대회장을 포함한 모든 것을 양보할 뜻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한창영목사가 상임 총무직을 계속 수행할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한부연 실행위가 교단장협의 제안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교단장협의회의 한부연 새틀짜기에 대해 교계 전반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그간의 준비과정에서 침묵해온 교단장들이 행사를 한 달 남겨 둔 상황에서 무리한 결의로 행사에 차질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해서 갑작스레 추진된 한부연의 새틀짜기는 ‘진정한 연합운동’으로 명분을 찾겠다는 교단장들의 의지가 드러난 것이지만 그 이면에 ‘힘의 논리’가 언제든지 작용할 수 있다는 권력남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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