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회 결집된 힘, 사회 발전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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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회 결집된 힘, 사회 발전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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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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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대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형근 목사 / 국제신학연구원장


최근 4~5년 사이에 한국 교회의 문제점 가운데 대형 교회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해 KBS 1TV의 시사 프로그램과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는 한국 기독교의 공(功)보다는 과(過)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여 한국의 대형 교회에 대한 비판의 문화를 형성하였다. 더욱이 일부 시사 주간지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들의 문제만을 부각시켜 대형 교회에 대한 비판의 시각을 더욱 부추겼다.


한국 기독교 전래 120년의 역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은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기독교를 비판하는 지적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사회를 위해 교회가 한 일이 무엇이냐?’라는 소리이다. 대형 교회에 대해서는 그 비판이 더욱 거세다.

실제로 2005 한미준 갤럽조사에 의하면, 인근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84.6%가 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은 한편으로는 일부 매스 미디어에 의한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로 인함이요, 다른 한편으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교회와 성도가 선행을 은밀한 가운데 실천해 온 때문이기도 하다. 대형 교회에 있어서는 더욱 더 그렇다.


교회와 성도들의 선행 은밀한 가운데 진행

막스 베버가 말한 것처럼, 사회 변화에 있어서의 종교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의 경우, 해방과 6.25 사변으로 인하여 황폐화 된 한국 경제와 사회를 오늘날과 같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한 데에 한국 대형 교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대형 교회는 해방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에 정신적인 지주 역할과 함께 사회의 가치관 형성과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첫째, 해방 이후에 등장하기 시작한 대형 교회는 해방 후의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불안 가운데서 빛과 희망의 센터가 되어 주었다. 둘째, 경제 성장과 함께 시작된 국민의식 개혁에 대형교회는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하나님의 꿈과 비전에 대한 믿음의 언어를 심어주었다. 이는 일반 서민들의 삶의 태도를 더욱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꾸어 주었다. 결과적으로 교회가 사회 질서와 안정 나아가 사회 통합의 기능을 담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셋째, 70~80년대 사회 정치적 혼란의 시기에 대형교회는 사회 불안을 종교적으로 해소하는 기능을 담당하여 문화적 박탈감에 젖은 기득권층과 경제적 박탈감에 빠진 사회 소외 계층에게 안정감을 제공해 주었다.

넷째, 한국 사회의 전통 문화와 가치관을 수호하며 문화를 선도하였다. 한 대형교회는 성경속의 ‘효’를 신학화하여 오늘날 허물어져가는 가정의 효 문화를 정착시키고 노인 공경의 문화를 확산시켰다. 일부 대형 교회 담임 목사는 정년 퇴임을 기준으로 자신의 전 재산을 교회에 헌납할 것과 장기기증을 약속해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를 선도하기도 하였다. 다섯째, 여성의 사회 참여와 역할을 증대시켰다. 대형 교회들의 성장에는 여성 사역자(구역장, 지역장 등)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교회 내에서의 여성들의 활약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적 자원이 되었고, 이는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와 인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여섯째, 대형 교회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적극적인 사회 봉사활동을 실시하였다. 일반 개 교회나 소규모의 기독 단체에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대규모의 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돕고 사회의 소외 계층에 복음과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다.

한국 최대의 한 대형 교회는 청소년과 노인복지를 위해 1988년 이후 240억 원을 투자하여 모든 시설을 갖춘 뒤 지자체에 기부하였고, 이후 매달 14억 원의 운영비를 보조하고 있다. 이 교회의 평신도들이 폐지 수집을 통해 벌여온 심장병 어린이 돕기 운동은 지난 20년 간 3,516명의 심장병 어린이를 시술해 주었다. 정부 보조금 없이 자체적으로 지역 빈곤 아동 보호와 자활 교육과 자활 돕기, 지역 장애인 재활을 위한 치료 사업 등은 대형 교회가 아니면 제대로 추진할 수 없는 사회 봉사 사업들이다.

동서 화합, 사회 안정에 주도적 역할

우리 사회의 미래를 내다볼 때 대형 교회의 존재와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시급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동서간의 화합을 통한 사회 통합과 안정이다. 대형 교회는 그 안에 이미 지역간, 계층간, 신분간의 갈등이 융화되어 있으므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대형 교회의 주도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또한 남북 통일과 통일 이후의 사회, 경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대형 교회들의 결집된 힘과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의 지원 등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바이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그것이 중소형 교회이든 대형 교회이든 간에, 사회에 빛과 소금으로 존재한다.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 나름대로 주님께서 그 교회에 명하신 빛과 소금의 역할이 있고,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주님께서 주신 빛과 소금의 역할이 있다. 대형 교회가 중소형 교회를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해서도 안되며, 중소형 교회 역시 “우리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데 대형 교회는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만약 어느 쪽이든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는 교회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는 이미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으니(마 5:13~14), 각자가 자신을 돌아보고 각자에게 주신 소명과 달란트대로 충성스럽게 주님을 섬기며 인생을 살 때 한국 교회는 빛과 소금의 존재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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