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신약읽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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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신약읽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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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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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 - 첫 제자들을 부르시다
 메시아로서의 공적인 취임 설교가 끝난 후 예수님이 하신 첫 번째 일은 함께 사역할 제자들을 부르신 것이었다(마 4:18~22). 내용은 기본적으로 마가복음(1:16~20)과 유사하나, 어부 제자들의 어획(漁獲) 사건과 함께 베드로의 회심(回心)을 기술하고 있는 누가복음(5:1~11)은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누가가 개인의 회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다른 복음서에는 없는 베드로의 회심을 강조하기 때문이다(참조, 눅 19:1~10, 행 9:1~9; 22:2~21; 26:9~18).

요한복음에도 베드로와 안드레를 부르신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데(요 1:35~42), 그 내용은 공관복음서와는 매우 다르다. 주님이 주도적으로 그들을 부른 것이 아니라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었던 안드레가 그 스승의 추천을 받아 주님의 제자가 되고, 안드레가 다시 그의 형제 베드로를 주님에게로 인도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공관복음과 요한복음 사이의 이런 차이는 아마도 요한복음의 사건이 먼저 발생한 후 얼마간 시간이 지난 다음에 공관복음의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면 이해가 된다. 이런 해석이 일리 있는 것이, 사실 공관복음에 의하면 일면식(一面識)도 없는 주님의 부름에 어부들이 그 생업을 포기하고 목수인 주님을 따랐다는 것이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는, 가룟 유다를 대신하여 열두 번째 사도를 선출할 때 베드로가 사도의 자격으로 “요한의 세례로부터 우리 가운데서 올리워 가신 날까지 주 예수께서 우리 가운데 출입하실 때에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행 1:21-22)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제자들은 주님이 세례 요한에게 세례 받을 때부터 이미 주님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어부 제자들은 주님과 어느 정도 안면이 있은 다음에 공식적인 부름이 있자 흔연히 주님을 따랐던 것으로 이해된다.

주님이 공식적인 사역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착수한 일이 제자를 부른 것이라는 사실은 오늘 우리에게 두 가지 의미를 던져준다. 첫째, 하나님의 일은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다. 사실 주님 홀로 얼마든지 구속사역을 이행하실 수 있었다. 그리고 제자들은 주님의 구속사역 시행에 그 어떤 형태로든지 참여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왜 제자들을 부르셨을까? 그것은 주님이 부활·승천하신 후 그 사역을 계속 이행해야 할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사도 바울은 ‘화목하게 하는 직책’이라고 표현했다(고후 5:18~19). 이 목적을 위해 제자들은 부르심을 받아 주님의 사역의 전 과정의 목격자로서 증인의 자격을 갖추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 주님으로부터 각양 교훈과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그러한 직책은 자연스럽게 오늘의 제자들인 우리들에게 전수된다고 생각한다.

둘째, 이런 맥락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결국 하나님의 일도 사람을 통해 수행되고 성취된다. 주님이 사역의 초창기부터 함께 동역할 제자들을 부른 것은 사람을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보여준다.

/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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