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성장은 목회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교회성장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마이너스 성장 이야기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결과,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교회성장의 부담을 안고 있는 목회자들가운데 일부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거나 대박을 꿈꾸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찾아서 나서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교회성장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교회성장이란 무엇인가? 교회성장이란 질과 양에서 균형있게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운데 아이들이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성장했다고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성장한다고 할 때에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균형있게 발전과 성숙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양적으로 성장만 하면 인정받는 분위기는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반대로, 양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을 질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으로 질적 성장이 이루어졌다면 양적 성장이 따라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자연적 교회성장을 주창하는 크리스챤 슈바르츠는 무엇이 교회를 성장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라고 전제한다. 오히려 무엇이 교회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건강한 교회는 원래 성장하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목회자가 할 일은 교회의 건강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없애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즉 교회는 건강한 환경만 만들어주면 성장하게 되어있다.

성장에 집착하지 말고 목회 환경 조성에 신경을 쓰라는 말이다. 사실 우리 목회자들이 열매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사실이다. 나무가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하고 공기가 잘 소통되도록 돕고 햇빛을 잘 받도록 도와주는 데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열매의 숫자를 세는 데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된 성장이론의 유혹에 빠져서 세월을 낭비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교회성장을 위해서는 건강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건강한 목회환경은 무엇을 말하는가? 제자훈련에서는 이러한 목회환경의 핵심이 “변화된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목회자의 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다듬어진 평신도 한 사람이 건강한 목회환경이다. 이렇게 변화된 한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교회 공동체를 형성하게 될 때 건강한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질적 특성을 보게 된다. 목회자가 평신도를 훈련시켜서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동역자로 삼는 목회를 가르켜 권한을 위임하는 (empowering)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목사 혼자서 슈퍼스타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난 평신도와 더불어 함께 목회하는 “팀 사역”을 구현한다. 이렇게 사람을 키우다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적 은사를 파악하게 되고 그들의 은사에 따라 사역을 맡길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훈련받은 이들이 이끌어가는 소그룹을 통해서 진정한 영적 가족의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이웃들의 필요와 아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을 향한 사랑의 손길을 펼치게 된다. 결국 건강한 교회는 강한 영향력을 통해 양적 성장이라는 열매를 맛보게 된다.

이러한 성장의 출발점은 변화다. 변화하지 않으면 건강한 목회환경을 만들 수 없다.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성장은 변화와 동격이다. 92년 세계 언론인 협회의 슬로건은 “망하고 싶으면 변화를 거부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변화해야 한다. 그 누구보다도 먼저 지도자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독불장군처럼 목회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평신도를 위해서 (for laity) 목회하던 패러다임을 평신도와 함께하는 (with laity) 목회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목회자는 리더십을 책임지고 평신도는 사역을 책임지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그 변화를 여는 키로 제자훈련을 선택하라. 시간이 걸리고 힘든 해산의 고통을 거치더라도,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에게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는 축복을 주실 것을 믿고 사람에게 투자하라. 그 때 진정한 교회성장과 부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