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교회 하락세… 이제 선교는 아시아 교회의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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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교회 하락세… 이제 선교는 아시아 교회의 손으로”
  • 방콕=한현구 기자
  • 승인 2024.05.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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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교협의회, 4월 29일~30일 태국 방콕서 임원회
아시아 각국 기독교 상황 소개하고 미래 선교 전략 논의

선교 대상국으로 인식됐던 아시아 교회가 지상명령 성취에 참여하기 위한 힘찬 도약이 시작됐다.

아시아 주요 국가 선교협의체의 모임인 아시아선교협의회(대표회장:강대흥 선교사, AMA)는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현지시간)까지 태국 방콕 태국기독교총회(CCT) 총회본부에서 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임원회는 회의의 성격을 넘어 아시아 각국의 선교 현황을 나누고 아시아 교회들에게 필요한 선교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오프닝 메세지를 전한 강대흥 선교사는 “서구 교회가 하락세에 접어들고 서구권에서 파송하는 선교사들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아시아 교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면서 “AMA의 역할은 아시아 각국에서 선교운동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선교운동을 위한 전략과 정책들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ASM(Asian Society of Missiology)의 찬사모네 사이야삭 박사는 아시아 교회의 강점을 부각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서구 중심의 기독교가 이제 남반구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가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면서 “여전히 경제적 주도권은 서구사회가 쥐고 있고 달러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아시아교회가 성장하면서 우리에게 갑자기 역할이 주어졌지만 우리는 이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신학적으로도 서구 교회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찬사모네 박사는 또 “개별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것이 서구사회의 특징이라면 아시아는 단결과 동일성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이전에는 기독교 신앙과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는 아시아의 전통문화를 배격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제는 그들의 전통문화가 기독교 신앙 안에서 표현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남부아시아에서는 음악과 춤, 여러 형태의 예술을 통해 기독교가 전해진다”며 아시아와 아시아 교회만의 선교 전략을 찾을 것을 제안했다.

싱가포르에서 참석한 로렌스 코는 아시안저니(Asian Journeys)를 통해 창조 세계 돌봄을 실천하며 복음을 전하는 현장을 소개했다. 아시안저니는 사막 녹지화 프로그램에 청년들을 초대해 나무를 심고 ‘크리에이션 케어’를 실천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일반적인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기 힘든 중국과 이슬람 국가의 대학생들이다. 아시안저니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레 복음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는 기독교가 부자들의 종교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난 가난해서 교회에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가 예수님에 대해 잘못 알린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계셨기 때문”이라면서 “싱가포르에 있는 중국인 교회에서는 중국어로 예배가 드려지지만 예배의 형식은 여전히 서구적이다. 문화를 건드리지 않고 언어만 평면적으로 번역하는 것은 좋지 않은 현상이다. 열정과 헌신으로 아시아 가운데 복음을 심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시아 각국의 기독교와 선교 상황도 전해졌다. 인도선교협의회(IMA) 아이작 사운다라라자 박사는 “인도의 젊은이들이 술과 마약에 빠져 있다. 지난해에는 8세 어린이가 마약 투약을 시도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우울증에 잠식된 청소년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많아졌고 이는 크리스천들마저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인도의 크리스천들은 대부분 남동부에 집중돼있다. 최근엔 이들이 북쪽으로 전도를 가기 시작했다. 이는 정말 큰 도전이다. 크리스천들이 늘고 있지만 언어가 1천개가 넘는 인도에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필리핀선교협의회(PMA)의 Lalano Badoy 목사는 “교회들과 수련회를 진행하며 알게 된 안타까운 사실은 대부분의 교회들이 잃어버린 자들과 미전도종족을 위해 기도하는 데 시간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교회들이 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힘쓴다. 복음을 나누고 선교를 위해 기도하며 재정과 자원, 기술과 재능, 영향력과 전문지식을 나눈다. 기도회와 기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미전도종족, 미개척종족을 위한 기도운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를 통한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는 타이완의 크리스천 트리뷴(Christian Tribune Foundation) 대표 티모시 챙 박사는 “코비드 이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절대 변하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만 빼고 모든 것이 변한다”면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세상 밖으로 나가 영향력을 발해야 한다. 교회는 혼란의 시대에 해결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시아 교회들이 형제가 되어 동역하고 연합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도전했다.

발제 이후 진행된 임원회에서 AMA는 2026년 개최 예정인 제15차 AMA 선교컨벤션 주제 선정을 위해 프로그램위원회를 구성했다. 제15차 AMA 선교컨벤션에서는 ‘혁신, 남반구 기독교, 현지교회, 리더십, 다음세대’ 등이 핵심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편, 1973년 고 조동진 목사에 의해 창립된 AMA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를 비롯해 필리핀선교협의회(PMI), 인도선교협의회(IMA), 방글라데시선교협의회(BMC) 등 아시아 각국 선교협의회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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