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의 미래, ‘동반자 선교 신학’에서 찾아야”
상태바
“한국 선교의 미래, ‘동반자 선교 신학’에서 찾아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4.04.12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WMA, 12일 ‘2024년 자신학화 심포지움’ 개최

세계 기독교 시대의 문이 활짝 열렸다. 기독교 세계는 곧 서구 교회와 동일시 되던 시대가 저물고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로 대표되는 비서구 교회가 서구 교회의 숫자를 넘어섰다. 하지만 완전한 의미의 세계 기독교 시대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단지 교회와 성도의 수만 많아졌을 뿐, 여전히 선교와 신학의 흐름은 서구 교회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교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서 한국교회와 각 선교지의 상황에 맞는 신학을 연구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강대흥 선교사, KWMA)는 12일 광림교회 사회봉사관에서 2024년 자신학화 심포지움을 ‘세계 기독교 시대의 한국 선교 신학의 모색’을 주제로 열었다.

서구 교회의 선교는 비약적인 기독교의 확산을 이룬 위대한 업적 이면에 그림자 역시 존재한다. 당시 제국주의 열강들의 힘에 기대 힘과 자본으로 밀어붙이는 선교를 한 것. 여러 부작용을 낳은 ‘제국주의 선교’ 방식 대신 세계 기독교 시대를 새롭게 이끌 선교 패러다임이 필요했다. 이때 주목받은 것이 바로 ‘동반자 선교’다.

동반자 선교란 그동안 선교지 현지 교회와 성도들을 복음을 전해야 할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고 심하게는 낮잡아 보기까지 했던 태도를 버리고 하나님 나라 성취를 함께 이루는 동등한 동역자로 여기는 것을 말한다.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신학과 세계 기독교’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안교성 교수(장신대 은퇴)는 “선교는 원칙적으로 동반자 선교가 되어야 하고, 동반자 선교는 동반자 관계 의식을 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동반자 선교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는 실천적 동반자 선교에서 존재적 동반자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동안의 선교 역사를 살펴보자. 전통 선교를 통해 탄생한 교회는 일명 ‘모교회’가 전수한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전수 받은 것을 그대로 물려준다. 만약 서구 교회가 모교회라면 서구 교회에 종속적인 교회가 된다. 과거의 선교는 대부분 서구 교회가 모교회 역할을 했기에 아시아 교회는 아시아에 있으면서도 아시아 교회의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서구 교회적 정체성을 지닌 아시아 교회’가 선교를 시작하며 서구교회의 정체성을 다시 선교지에 이식했다는 점이다. 비서구교회가 서구교회를 대행한 셈이다. ‘제국주의 선교’ 방식을 답습한 이런 구조에서는 선교사와 선교지가 동등한 위치에서 사역하는 수평적 관계, 즉 동반자 선교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한국교회의 선교는 서구적 선교 방식의 가장 충실한 후계자로 활약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적 동반자 선교신학’을 위한 7가지 모델을 제안한 안 교수는 △동반자의 다면화 모델 △동반자의 다자화 모델 △동반자의 다차원화 모델 △동반자 관계의 심화 모델 △동반자 관계의 합리화 모델 △선교 사역의 자선교화 모델 △선교 사역의 선교 영역 확산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안 교수는 “한국 선교는 20세기 후반 눈부신 성장으로 각광받다가 불과 얼마 되지 않아 비난받기 시작했다. 마치 한국교회가 교회 성장을 통해 각광받다가 얼마 후 비난받기 시작한 것을 반복하는 기시감을 느낀다”면서 “현지를 중심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존재론적 동반자 선교를 통해 한국선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