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의 유튜브 세상에서 살아남기, ‘특화된 사역’ 브랜딩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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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의 유튜브 세상에서 살아남기, ‘특화된 사역’ 브랜딩이 우선”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4.08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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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교회 ‘미디어교회’의 유튜브 성공전략 나눠

유튜브 10만 ‘실버버튼’ 획득한 만나교회 ‘만나 미디어교회’
미디어총괄 권오현 목사, “교회별 ‘특화된 콘텐츠’ 찾아야”

“교회 유튜브를 이제 시작하려고 하는데,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

교회를 개척했거나, 사역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역자들의 ‘흔한’ 고민 중 하나다. 전 세계 1위 플랫폼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지만, 하루에도 수만 건의 콘텐츠가 쏟아지는 유튜브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도 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만나교회(담임:김병삼 목사) 미디어총괄 권오현 목사(38)는 이러한 질문 앞에 “고민하며 주저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유튜브에서 기독 미디어 시장은 일반 콘텐츠에 비해 아직 특화된 콘텐츠가 부족하고 여전히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만나교회 미디어총괄 권오현 목사(38)는 이러한 질문 앞에 “고민하며 주저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만나교회 미디어총괄 권오현 목사(38)는 유튜브를 시작하기에 앞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주저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유튜브 <만나 미디어교회> 채널은 만나교회의 특화된 사역을 다양한 콘텐츠 속에 담아낸 결과 최근 유튜브 구독자 수 10만을 달성하면서 ‘실버버튼’을 획득했다. ‘실버버튼’은 유튜브 본사가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한 채널에 수여하는 인증으로 교회 채널이 도달한 경우는 많지 않다.

2024년 4월 기준 유튜브 통계 사이트 <소셜러스> 비영리 카테고리를 보면, 교회 단독채널로는 분당우리교회가 32만9천명으로 가장 높았고, 선한목자교회가 24만4천명, 베이직교회 18만5천명, 제자광성교회 16만6천명, 꿈의교회 14만6천명, 사랑의교회 13만5천명이었다.

만나교회 역시 처음부터 미디어 사역을 탁월하게 잘 해왔던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의 모든 사역이 멈추면서 주일 대예배를 온라인으로 송출하는데도 방법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지난 5일 만나교회에서 만난 권오현 목사는 “당시 교회학교를 섬기고 있던 저는 막연히 미디어팀에서 모든 온라인 사역을 맡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가 우왕좌왕하면서 대예배 송출도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팬데믹으로 아이들이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는 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생각에 스스로 미디어 활용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독학으로 미디어를 공부하며 카메라를 잡았다. 이후 영상을 편집하며 송출하는 법을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했고, 2020년 <만나교회 교육국> 채널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미디어 사역을 시작했다. 학창 시절, 영상 제작을 잠깐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으로 아동부 주일예배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교사와 직접 만날 수 없는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해 모든 사역자가 각자 역할을 맡아 영상에 출연하도록 했다. 영상 시청 중에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중간중간 ‘코믹적인’ 요소도 추가했다. 한 명이라도 예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면야 사역자들은 망가지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제작한 영상들이 하나둘 업로드면서 그중 하나는 6,500회 이상의 조회수가 나왔다. 첫 시도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권 목사는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냥 뻔한 기독교 유튜브 채널이라면 흥미가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기왕 영상을 제작한다면, 세상의 문화채널과 견주어도 아쉽지 않을만한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상 예배를 통해 은혜를 받았다는 아이들의 피드백을 들으며 만족할 법도 했지만, 그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단순한 영상 녹화로는 ‘찬양의 현장성’을 그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자 음반 제작 PD들을 통해 도움을 받아 ‘믹싱(음향 다듬기)&마스터링(음향 마무리작업)’ 기술을 배웠다. 그렇게 만들어진 채널이 <만나교회 교회학교 예배기획팀>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자 이번에는 ‘온라인 수련회’ 영상을 제작했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으로 방황하는 청소년기 인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사역자들이 직접 낚시를 하고, 번지점프를 하는 내용으로 수련회 기획 영상을 제작했다. 두려움 앞에 주저하는 사역자들의 모습을 통해 ‘땅을 보면 뛰어내릴 수 없지만,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집중하면 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풀어냈다.

이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한 그는 이 정도면 당시 미디어로 할 수 있는 모든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다가 ‘미디어가 미래가 될 수 있다’라는 김병삼 담임목사님의 조언에 따라 2022년 미디어사역 전체를 총괄하는 팀장 역할을 맡게 됐다. 당시 ‘만나 미디어교회’ 채널은 2022년 구독자 7만명에서 정체된 상황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그러한 제안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오랫동안 중고등부 사역을 담당해온 그에게 있어 목양 대상은 청소년이지, 미디어 자체는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달리 보면, 미디어 사역의 대상은 교인 전체였기에 목양의 대상이 늘어난 것과 같았다. 부담감은 있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기로 마음먹었다.

“보직이 맡겨진 이상 충실해야 했습니다. 이전에는 감각을 통해 익혔다면, 이제는 제대로 된 수치값에 따라 영상을 편집하고 제작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카메라 잡는 방법부터 시작해 웹과 오디오 기술을 배웠고, 영상 제작에 대한 저만의 세계관이 생겼습니다.”

바다낚시를 취미로 삼고 있는 그는 미디어 사역이 어부가 망망대해에 그물을 던지는 일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드넓은 바다에서 광어를 잡는다고 생각해보자.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배를 탔지만, 그저 바다에 그물을 던진다고 해서 광어가 잡히는 것은 아니다. 추운 겨울에는 남쪽으로 산란을 위해서는 연안으로 이동하는 광어의 습성을 따라 포획 시기와 방법을 알아야 만선으로 돌아올 수 있다.

권 목사는 “광어 한 마리를 잡으려고 해도 수많은 기법이 있는데, 미디어는 어떻겠는가. 드넓은 바다에 그저 그물을 던진다고 목표한 물고기를 잡을 수 없는 것처럼, 분명한 타게팅 설정과 함께 특화된 ‘나만의 브랜딩’이 필요하단 것을 깨닫게 됐다. 만나교회 채널을 분석해보니 채널의 주제 자체가 너무 넓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만나교회는 김병삼 목사의 ‘설교’ 자체가 영향력이었다. 그렇게 설교 중심의 쇼츠를 만들었고 조회수가 30만회를 달성하면서 설교메시지로 유입되는 것을 보았다. 구독자 수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또 오프라인 예배가 조금씩 재개된 상황에서 온라인 설교 메시지를 듣고 교회에 방문하는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미디어 사역을 처음 시작하는 목회자의 많은 실수 중 하나가 “설교를 콘텐츠로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미 유명 목회자나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설교는 온라인시장에서 이미 ‘포화된 상태’라는 것. 오히려 교회의 ‘독특한 사역’을 각자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온라인 사역의 방법이 된다.

팬데믹이 지나갔어도 온라인 시장의 역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권 목사는 “온라인 영역도 선교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감사한 것은 미디어 세상에서 교회 콘텐츠는 현재 깃발을 먼저 꽂기만 하면 여전히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싼 장비도 필요 없다. 지금은 복잡한 편집 기술을 알지 못해도 핸드폰 어플의 편집도구를 활용해 충분히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세상”이라며, “‘나만의 브랜딩’을 특화해 나간다면 또 다른 선교지인 온라인 세계에서도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도 매일 출근해 한시간 동안은 유튜브와 인스타를 보면서 최신 인기 콘텐츠의 동향을 파악한다. 이제는 방송국 전문 PD처럼 ‘기독교계의 나영석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권 목사는 “정말 기독교 콘텐츠를 잘 만들어 대중문화 콘텐츠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이러한 목표에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미디어 사역자를 양성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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