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군선교 신고합니다] 240일간 어둠이었던 교회, 예배를 통해 다시 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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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군선교 신고합니다] 240일간 어둠이었던 교회, 예배를 통해 다시 빛으로
  • 이용재 목사
  • 승인 2024.03.13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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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참사랑교회 이용재 목사

당직근무로 밤을 새우면 오전 9시에야 일을 마친다. 그러면 예배를 잘 드리는 용사들은 피곤할 텐데도 잠을 자지 않고 1시간을 기다렸다가 10시 예배를 드리고 난 이후 잠을 청하고는 한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일이다.

말은 많이 없었지만 꾸준히 예배에 잘 참석하던 착한 용사가 그날따라 얼굴을 푹 숙이고 눈을 마주치질 않는다. 전날 당직근무를 서서 피곤해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예배가 끝나갈 무렵 얼핏 얼굴을 보아도 표정이 어둡고 힘이 없는 모습이 보였다. 예배 후 그를 불러 이야기해보니 전역이 3~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간부와의 갈등으로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었다. 얼마나 힘든지 탈영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손을 잡고 같이 기도하고 위로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갈등을 풀어갈 방법을 함께 나누고 한주간 읽을 말씀도 알려줬다. 일주일을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다음 주 예배에서 용사를 다시 만났다. 다행히 표정이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다. 이야기를 해보니 성령께서 마음을 만지시고 갈등도 해소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숨을 쉴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지금 그 용사는 무사히 전역한 후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한 번은 부대 이전으로 서울로 소재를 옮긴 사역지에 예배를 드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직접 가보니 240일간 예배가 중단된 부대였다. 교회에는 아주 낡은 간판과 작은 십자가, 그리고 탁구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예배를 드리지 않다 보니 빈 공간으로 취급돼 탁구대를 놓고 운동을 했던 것으로 보였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긍휼한 마음을 주셔서 맡겨주시면 예배를 드리겠다고 했다.

첫 예배를 드리는데 용사들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벽을 보고 예배를 드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말씀을 전하며 하나님께 이 예배를 회복시켜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성령님께서 용사들의 마음을 만지시는 것을 느끼며 호흡을 맞춰 예배를 드리고 있다.

군선교 현장에서 용사들이 있는 시간은 1년 6개월이지만, 휴가나 외박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믿음 좋은 용사들을 만나는 시간은 약 1년 정도다. 이들을 보며 어렸을 때 어머니가 기르시던 콩나물 시루 생각이 났다. 물을 주면 아래로 다 흘러내리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콩나물이 쑥쑥 자라고 있는 것을 본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다는 고린도전서 말씀이 떠오른다.

대학을 다닐 때 일본 유학을 가서 일본의 기독교 현황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일본을 품고 기도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막으셨다. 15년 전에는 중국을 품고 기도했는데 그때 역시 사인이 없었다. 그런데 10년 전 하나님께서 급하게 군으로 가라는 마음을 주셨다. “하나님, 전역한 지 30년이나 지났는데요” 하며 3번을 물어도 응답은 같았다. 군선교 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지만 순종하며 부대로 향했다.

군선교연합회에서 6개월 교육을 받아보니 청년 전도의 마지막 보루, 마지막 전투 현장이 군인 것을 알게 됐다. 군선교사들은 지원받는 곳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하나님을 바라보며 알바도 하고 직장도 다니며 자비량으로 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미전도종족이 되어가고 있는 이때 새벽이슬 같은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서 전도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장병에게 세례를 주는 이용재 목사.
장병에게 세례를 주는 이용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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