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대한민국 만세”… ‘그날의 함성’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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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대한민국 만세”… ‘그날의 함성’ 조명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2.27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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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리 학살사건’ 다룬 창작뮤지컬 [1919] 제작
인터뷰 // 위드유컴퍼니 김현진 대표

“위대한 것은 시대였지만, 그 시대 안에서는 작은 이들조차 영웅이어야 했다. 제암리 마을 사람 모두가 영웅이 되어야 했던 비운의 시기, 잊고 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본다.”

경기도 화성 제암리에는 일제강점기 3.1 독립만세운동을 벌인 기독교인 주민 30여명이 집단 학살당한 유적지가 있다. 일제의 잔학함을 보여주는 제암리 고주리 학살사건을 주제로 다룬 창작 뮤지컬 <1919>가 최근 제작됐다.

공연예술단체 위드유컴퍼니를 설립하고 창작뮤지컬 <1919>를 무대 위에 올린 김현진 대표(36)를 지난 1월 경기도 화성시 봉당읍 열리는교회(담임:김자종 목사)에서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현장 공연을 할 수 없어 대본 작업에 몰두하던 그는 제암리 사건을 다룬 뮤지컬 <1919>를 제작했으며, 화성시문화재단의 지원사업에 선정돼 2022년 낭독(리딩)뮤지컬로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동탄 반석아트홀에서 두 번째 공연을 펼쳤다.

공연예술단체 위드유컴퍼니의 창작뮤지컬 <1919>가 지난해 12월 동탄 반석아트홀에서 두 번째 공연을 펼쳤다.

‘제암리 학살사건’은 1919년 장날을 이용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인 제암리 주민들을 제암리교회로 불러 학살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일본의 경찰과 군인들의 무력 진압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만세 시위를 지속했다. 일본군은 주민들에게 가한 폭력을 사과하겠다며 15세 이상 남자들을 교회로 불러 모았고, 교회당에 모인 30여 명의 제암리 주민들은 총과 칼로 무참히 찔러 죽였다.

뮤지컬 <1919>는 일본의 만행을 전달했던 캐나다의 선교사 스코필드(석호필) 박사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김현진 대표는 “사실 처음부터 제암리 사건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화성에 살면서 제암리학살 사건을 눈여겨보게 됐고 당시 신앙인들의 믿음과 독립운동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뮤지컬로 제작하게 됐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1919>의 공연 연출은 김현진 대표와 함께 위드유컴퍼니 소속 단원 문유경이 맡았다. 현재 완성된 뮤지컬 넘버는 총 8곡으로 아이빅밴드 소속 지선 찬양사역자와 ‘은혜’ 찬양으로 잘 알려진 손경민 작곡가가 참여했다. 현재 뮤지컬 곡은 8곡이 완성됐으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로 7곡을 더 제작할 예정이다.

화성시의 지원을 받아 부족한 재정으로 일회성 공연을 펼친 그는 추가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대극장 규모의 뮤지컬로 올릴 계획이다. 또 올해 4월 경기도 화성시에 오픈하는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에 맞춰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3.1운동이라는 주제로 소극장 무대에선 한계가 있어 대극장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뮤지컬 제작을 위한 ‘후원 펀딩’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품에서는 극적인 스토리의 연출을 위해 허구 인물을 투입했으며, 역사 속에서는 남자만 죽였다고 했지만, 공연에는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넣어 극적인 연출을 시도했다.

위드유컴퍼니를 설립하고 창작뮤지컬 [1919]를 제작한 김현진 대표.
위드유컴퍼니를 설립하고 창작뮤지컬 [1919]를 제작한 김현진 대표.

10년 넘게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가 2019년 위드유컴퍼니를 설립한 그는 다양한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크리스천 청년 문화사역자로도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목회자이긴 했지만, 청소년 시절 많이 방황했고 신앙심도 깊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뮤지컬 ‘페트로스(Petros)’에 출연해 유다역을 맡으면서 삶의 큰 변화를 경험했다. 또 2021년 C채널이 주관하는 <가스펠스타C> 탑 10에 오르는 경험을 했다”며 이후 기독 문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위드유컴퍼니는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제작하고,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하는 단체로 청소년 대상 진로교육 뮤지컬 <백스테이지(BACK STAGE)>, 흡연예방교육 뮤지컬 <돈스모크(DON’T SMOKE)>, 미리내일학교(공연예술인 직업체험 프로그램), ‘찾아가는 공연’으로 어린이 대상 뮤지컬 <혹부리 영감>, <오즈의 마법사>, <돌멩이를 삼킨 호랑이> 등을 선보이고 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제가 어린 시절엔 교회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한국교회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하나님이 주신 문화적 은사를 활용해 복음의 능력을 전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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