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샘물] 우리는 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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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샘물] 우리는 한 가족
  • 김기창 장로
  • 승인 2024.02.0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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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창 장로 / 천안 백석대학교회 원로장로, 전 백석대학교 교수
김기창 장로 / 천안 백석대학교회 원로장로, 전 백석대학교 교수

우리 교회에서는 매월 셋째 주일 오후에 순별 모임이 있다. 둘째 주일 오후에 순장 교육을 하고, 그 교재를 중심 삼아 모임을 갖는다.

우리 순 식구는 열두 가정, 대가족이다. 맏형 격인 나부터 막내인 내 제자 J 목사님까지 모두 한 가족 같다. 대부분 학교 교직원들이어서 모임은 주로 사무실이나 연구실에서 갖고 더러는 야외에서 갖기도 한다. 그동안 광덕산 산행도 했고, H 수목원도 둘러보았으며, 진천 농다리 둘레길을 걷기도 했다.

모임에선 개회 기도에 이어 한 달 동안 감사했던 일을 나눈다. 함께 기도했던 일 가운데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 것들이 많음에 감사와 함께 놀라움을 표한다. 중보기도의 위력을 실감하는 것이다.

목자이신 박 장로님. 반듯하고 흔들림 없는 신실한 믿음의 소유자다. 그는 그날 교재에 따른 성경 말씀을 재미있고 쉽게, 그리고 깊이 있게 잘 전해 주신다. 성령 임재의 확신에 찬 그의 모습이 보기만 해도 참 든든하다. 삶에의 적용을 강조하시며 선한 영향력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신다. 순장이신 최 사모님은 카톡을 이용하여 함께 기도할 제목, 순 식구들의 근황을 알려 주신다.

2023년 전반기 마지막 순 예배 시간을 맞았다. 오전 예배 후, 학교식당에서 애찬을 나눈 후, 차에 분승하여 태조산 자락에 있는, 시내가 훤히 보여 전망이 좋은 M 카페로 향했다. 마침 박 장로님의 어머니이신 K 권사님이 손자의 대학원 졸업 작품 전시회를 보러 오신 길에 순 예배에 참석하셨다. 모두들 신앙의 대 선배이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싶어 한 말씀을 청했다. 입을 여시자마자 하시는 말씀이다.

“나이를 망각하고 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90세이신데도 섬기시는 교회에서 수요예배 반주를 하신단다. 70세 후반인 나는 나이 핑계를 대며 교회 일이라면 서너 걸음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는데…. 금요일마다 교회에 가셔서 여기저기 둘러보시고 청소를 하시며, 예배 때마다 가장 먼저 가셔서 교회 문을 열어 놓는다고 하셨다. 새벽 4시 기도회에 가셔서 3시간 기도를 하고 돌아오신단다. 40분 정도의 새벽 기도회 시간이 좀 길다고 여긴 나는 속으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심신이 아주 건강하시고, 평생을 교직에서 보내셨기 때문에 말씀을 은혜롭게 잘 하셨다. 아드님 박 장로가 성경 읽기를 생활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날마다 성경 5장씩 읽기를 강요(?)하셨기 때문이란다. 이런 뿌리 깊은 신앙의 후손들이니 그 자녀들이 신실한 믿음으로 교회의 각종 사역에 앞장을 설 수밖에. 노 권사님의 10분 간증에 우리 모두는 은혜를 듬뿍 받았다.

순 모임 때마다 모임의 소요 경비는 서로 내려고 다툰다(?). 주로 애경사를 당했던 분들이 위로, 축하의 답례로 부담한다. 이번 모임에선 C 사모님이 크게 한 턱을 내셨다. 코로나 기간에 큰딸 결혼식이 있었는데 축의를 표한 분들에게 대접을 못해서 늘 죄송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참 잘 되었다고 좋아하셨다. 

순 가족을 위한 통성 중보기도에 이어 원로장로인 내가 늘 마무리기도를 한다. 오늘도 12가정의 기도 제목을 미리 파악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순 모임을 인도할 때 ‘미인대칭축’을 활용하라고 권한다. 먼저 시작할 때는 서로 미소 짓고, 인사하며 대화하고, 칭찬하며 축복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라는 것. 참석자들을 편안하게 해줘 마음을 열게 하라는 것이다.

순 예배는 사랑의 교제를 통해 교회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충족시키며, 성도들의 실질적인 신앙 성숙을 도모하는 데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흩어지면 성도들의 친교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래서 순(구역) 안의 신자들이 함께 모여 찬송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상고하면서 신앙으로 하나 되고 교제를 나눈다는 것은 참으로 은혜로운 일이다. 교회의 가장 적은 단위인 순 조직이 점점 자라나누고 또 나누는 과정을 거듭하며 증식해 나갈 때 하나님의 지경이 넓혀지고 지역사회를 복음화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도 순 예배는 매우 의미 있는 모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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