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krisenmodus’(위기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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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krisenmodus’(위기상황)
  • 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 승인 2024.02.02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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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
김한호 목사.

2023년을 가리켜 ‘krisenmodus’(위기상황)의 시기라고 말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에너지 문제, 기후 위기 등 전쟁과 자연재해, 경제적 혼란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위기의 상황들이 계속되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무서운 위기는 인간이 느끼고 경험하는 외로움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지만 홀로 된 듯 쓸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신앙을 가진 교인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신 장로님과 권사님들, 목회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외로움은 존재합니다.

외로움은 왠지 젊은이보다는 나이 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BBC의 외로움에 대한 설문조사는 우리의 고정관념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마주하게 하였습니다. 영국 대학교 3곳의 학자들과 전 세계 5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외로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75세 이상 노인은 27%, 16~24세 젊은 층은 무려 40%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노인보다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자기를 알아주는 느낌이 없으면, 내가 인정받는 느낌이 없으면 힘들어 합니다.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2021년 6월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정책연구소는 28개국의 성인 23,004명에게 12개 항목으로 사회 분열과 갈등의 정도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한국 사회는 진보와 보수 이념갈등, 정치 갈등, 남녀 갈등, 학력 갈등, 빈부 갈등, 세대 갈등, 종교 갈등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남북관계의 긴장과 극한의 대치,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사회는 스트레스가 만연된 사회’라고 말했습니다. 지나가다가 어깨를 툭 치면 바로 폭발할 것 같은 분노가 가득 찬 사회가 바로 한국사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100명당 1명인 셈입니다.
왜 그런가요? 그 이유는 외로움입니다. 외로움으로 인한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3명으로 OECD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OECD회원국들의 자살률이 감소추세를 보이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153.6%나 증가했습니다. 2023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 중 6점으로서 60개국 중 57위를 차지했습니다.

얼마 전 성경공부 모임에서 짝을 만들어 서로의 눈을 쳐다보게 하였습니다. 물론 마음으로 대화를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자매가 울기 시작합니다. 특별히 한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눈만 바라보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울음이 터진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눈을 맞춰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치유가 일어났습니다. 그만큼 외로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마저도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다 알고 계십니다. 졸업식에 많은 아이들이 똑같은 모습으로 옷을 입고 있어도 부모는 자녀를 한눈에 알아보듯이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정확히 보고 계시며 형편과 처지를 알고 계십니다. 혼자인 듯 외로움을 느끼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살펴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돕는 이가 되어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들과 함께하기를 명령하고 계십니다. 2024년 우리의 모든 시험과 무거운 짐을 맡아주시는 주님으로 인해 가정과 삶 가운데 치유가 일어나고 상처 난 마음들이 회복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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