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메시지는 스며들 수 없어 … ‘성화된 삶’으로 복음 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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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메시지는 스며들 수 없어 … ‘성화된 삶’으로 복음 전해야”
  • 대담=이현주 국장, 정리=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1.3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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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이철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120년 전, 하디 선교사의 영적 각성 한국교회가 받아들일 때
동성애 문제로 NCCK 탈퇴 여론 높아…소통하며 의견 좁혀야
“감리회를 넘어 폭넓은 안목을 가진 차기 리더십이 세워지길”

수많은 과제를 떠안고 ‘2024호’가 힘겹게 출항했다.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과 사회 갈등, 세계로 시선을 돌리면 전쟁과 기후 위기, 자연재해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교회 안을 보더라도 교단 분열과 신뢰도 하락, 코로나 이후 다음 세대 이탈 문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 목사)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한교총은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예장 백석)를 중심으로 공동대표회장 오정호 목사(예장 합동), 김의식 목사(예장 통합), 이철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임석웅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함께 리더십 체계를 견고하게 구축하고, 한국교회와 대사회 현안을 책임 있게 해결할 예정이다. 특별히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는 한교총 창립 이후 최초로 ‘공동 대표회장 분야별 책임제’를 도입해 전문성을 대폭 강화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지는 한교총 대표회장단 릴레이 신년대담을 준비하고 이번 주엔 대한기독교감리회 이철 감독회장을 만나 한국교회 치유의 길을 들었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이철 감독회장은 “물에 기름이 떠 있는 것처럼 겉도는 메시지는 사회에 스며들 수 없다”며,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성화된 삶으로 진정성 있게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이철 감독회장은 “물에 기름이 떠 있는 것처럼 겉도는 메시지는 사회에 스며들 수 없다”며,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성화된 삶으로 진정성 있게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감독회장에 당선돼 4년째 기독교대한감리회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임기 4년차를 맞이한 감독회장으로서 소회를 말씀해달라.

이전에 감리교회 내부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문제를 딛고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제가 임기를 맡는 동안 교단 내에 감독회장 4년제가 잘 정착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임기를 맡아 보니 매 시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어 4년도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임기를 마치는 해로 9월에는 차기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은급문제와 미자립교회 문제, 세계 선교문제 등 교단이 당면한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역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는 차기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국민을 상대할 수 있는 폭넓은 지도력을 가진 인물이 감리교회에 세워지길 기대한다.

-지난 35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감리교단은 교단 산하 3개 신학대학교의 신학대학원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신대원 통합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을까?

한국교회 교단 전반이 신학생 수급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대원 통합은 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본다. 감리회는 2년 전 입법의회에서 3개 신학교(감신대, 목원대, 협성대)의 신학(목회신학)대학원의 통합 및 설립을 위한 임시조치법을 신설하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신대원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5회 총회에서는 이를 구체화했으며, 2025년부터 ‘웨슬리신대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신대원의 교육 커리큘럼이나 학생 관리, 교수 임용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교단 차원에서 맡기로 했다. 제도의 향방은 정해졌지만, 신대원 장소 결정에 있어서는 현재 세 학교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아직 논의가 필요한 상태다. 

-지난해 감리회는 ‘원산대부흥운동 120주년’을 기념회 영성 회복을 가장 중점적인 목표로 내세웠는데, 교단 내에서 어떤 결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하디 선교사의 영적 각성 운동에 대해서는 감리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교회가 영적 부흥이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에서 시작됐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이는 하디 선교사의 영적 각성에서 시작된 1903년 원산대부흥운동이 발화점이 됐다. 당대 기도회에서 하디 선교사의 공개적인 회개를 통해 조선사람들이 해외 선교사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서로 영적인 일치를 이루고 더욱 화합할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선교와 복음 전도 활동이 위축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물에 기름이 떠 있는 것처럼 겉도는 메시지는 기독교인들에게 스며들 수 없다. 이 점에서 한국교회가 120년 전, 원산대부흥운동을 일으킨 하디 선교사의 영적 각성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감리회는 웨슬리의 후예로서 웨슬리의 영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감리교회는 교리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무브먼트(운동)’로 시작했다. 감리교회의 대표적인 무브먼트 중 하나는 성령 체험이고 두 번째는 속회라고 본다. 속회 안에서는 성령을 체험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이 말씀을 어떻게 실천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정밀하고 집요하게 점검하는 일이 일었다. 본래 속회장은 목회자 이상의 지도력을 갖고 개개인의 신앙생활을 점검하고 교정하는 철저한 훈련센터장이었는데 최근 들어 그러한 활동이 약화된 것이다. 

확실한 것은 한국교회는 소그룹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소그룹을 잘하는 교회가 전체 목회에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점점 평신도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 목회자가 과도한 영적 권한을 갖는 것은 허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 개개인이 사회적인 성화를 적극 추구해 사회의 신뢰도를 회복해나가길 기대한다.

-다음세대가 한국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리교단과 한국교회는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까?

지난 제34회 총회 입법의회에서는 선거권자의 범위를 ‘정회원 1년급 이상 교역자와 그와 동수의 평신도 대표’로 대폭 확대한 바 있다. 이전에는 정회원 11년급 이상의 정회원에게 지급했던 선거권을 없애고, 목사안수를 받자마자 선거권을 얻도록 한 것이다. 유권자 규모가 커지면서 9천여명 수준이었던 선거권자 규모가 2만여 명으로 대폭 늘어났고, 젊은 목회자들이 투표권을 갖게 됐다. 

한국교회의 미래인 젊은 세대가 감리교회 내에서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갖고 선거권을 가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목회 방식에 있어서도 다양성을 더욱 존중해주려고 한다. ‘이주민 3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데, 감리회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는 경우 국내 선교사로 제도적으로 인정해주도록 했다. 여러 제도적 장치를 통해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다양한 목회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노력이 한국교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동성애 논란이 감리교회 내부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NCCK를 둘러싼 동성애 이슈로 탈퇴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NCCK에는 감리회뿐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나, 대한성공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주요 장로교 교단들도 가입되어 있다. 그러나 유독 감리회에 대해 비난 여론이 높고, 교단 내부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찬반 여론 차이가 크다. 특히 현장 교회의 피해가 너무 크다고 들었다. 

동성애 찬반 문제로 미국감리교연합교회(UMC)가 갈라지면서, NCCK를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시간을 두고 찬반의 입장 차를 가진 이들이 의견을 교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NCCK를 이끌 차기 신임 총무로 김종생 목사가 선임됐는데, 앞으로 이 일에 균형을 찾고 개별 교회의 피해나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해줄 것을 기대한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으로서 연합을 위한 오랜 감리회의 역사적 경험과 자산을 한교총의 연합사업에 어떻게 활용하실지 궁금하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의 연합기구에 큰 관심이 없겠지만, 선교를 위해서라도 한국교회는 하나로 연합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이 한꺼번에 이뤄지면 좋겠지만, 일단 연합이 가능한 부분부터 찾자는 생각에 한교총의 활동을 찬성한 것이다. 현재 7개 종단 종교지도자협의회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소속돼 있다. 한기총이라는 이름이 싫다고 해도, 일단 통합을 이루고 그 안에 들어가면, 이름은 바꾸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연합기구를 이루면, 한국교회가 정부와 사회를 향해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더욱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내년은 각 교단의 총회장들이 많이 교체되는 시기이므로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는 올해가 무엇보다 연합의 적기라는 마음으로 달려가겠다.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문화재 보존과 문화유산 탐방의 종교문화사업에 대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펼쳐나가실지 궁금하다.

한교총은 역대 사업을 통해 기독교 문화재와 유산을 보존하는 일에 중점을 두었으며, 그 효과도 엄청났다. 기독교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종교문화자원 실태조사 및 목록화 사업’을 진행했고, 이 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또 개정 교육과정의 역사 교과서에 기독교가 우리나라 근대화에 미친 긍정적 영향력을 담은 내용이 수록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는 3년째 연속성을 갖고 하고 있는데 아직은 교단별로 소통이 부족하다.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탐방을 위해 올해는 남도 쪽으로 순례를 갈 예정인데, 10년 정도 사업을 이어가면 매우 좋을 것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더불어 기독 언론의 사명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기독 언론은 교회를 살리는 일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무엇보다 교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살리고 세우는 기독 언론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요즘 교회가 사회 속에 기복신앙을 추구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비춰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그리스도인의 선행과 노력을 무조건 전도와 연결시키려는 행위로 인해 진정성을 잃게 된 것 같다. 이제라도 어떠한 조건 없이 사랑의 마음으로 베풀면 어떨까 싶다. 세상이 보는 것은 어떤 행사나 형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진정성 있는 행동임을 깨우쳐야 영적인 대전환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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