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엣센파는 결혼을 피했으며 극단적 운명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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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엣센파는 결혼을 피했으며 극단적 운명론자였다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4.01.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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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41)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d. 원칙적으로 결혼을 정죄하지는 않았으나 결혼을 피했다.

그들은 대단히 금욕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매 순간이 위기의 연속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예루살렘에 있는 왕이 자신들을 해치기 위해 군대를 보내면 자신들은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금욕적인 삶을 살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금욕의 대표적 상징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도 결혼을 피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도 공동체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양자를 들였기 때문입니다. 

e. 극심한 이분법을 사용했다. 
이것은 그들이 환난 공동체였기 때문에 생긴 현상일 것입니다. 평화시에는 우리 주위의 사람들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사람은 같은 편 아니면 적이 됩니다. 쿰란 공동체는 언제 왕이 보낸 군대에 의해 멸망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모든 것을 이분법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자신들은 빛의 자녀들, 예루살렘의 대제사장 추종세력들은 어둠의 자녀들, 지금은 사탄이 득세하고 있는 악의 세상, 앞으로 올 세상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선의 세상, 이런 식입니다. 

f. 빛과 태양을 중시했다. 
이들은 이분법을 사용하여 세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빛과 어둠 중에서 빛을 중시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이나 빛을 숭배한 것은 아닙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동굴 입구에서 동쪽을 바라보며 명상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또 이들은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중시하여 그들의 무덤을 보면 머리가 항상 동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서쪽에 있었기 때문에 그 반대쪽을 좋아한 것 같기도 합니다. 

g. 극단적 운명론자들로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운명의 탓으로 돌렸다. 
운명과 개인의 노력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사두개파와 바리새파, 그리고 엣센파의 특징이 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고위층이었던 사두개파는 운명을 부정했고, 중산층이었던 바리새파는 양쪽 모두를 인정했습니다. 반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장 어려운 생활을 했던 엣센파는 모든 것을 운명의 탓으로 돌리는 인생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세 분파들은 모두 자신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가장 정확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그들이 취한 인생관은 그들의 사회적 계급의 보편적인 인생관과 일치합니다. 완전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생관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에 반하는 것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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