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변증가들, 기독교 옹호하며 차별성과 우월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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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산책] 변증가들, 기독교 옹호하며 차별성과 우월성 제시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4.01.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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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84) -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사람들(21)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앞에서 소개한 변증가들은 그리스어를 사용했던 변증가들이었으나 미니키우스 페릭스(Minucius Felix)는 라틴어를 사용했던 라틴 변증가였다. ‘라틴신학의 창시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는 3세기 초에 활동했던 법률가 출신이었고, 테르툴리아누스와 비슷한 시기에 북아프리카에서 출생했다는 사실 외에 그의 생애 여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그는 락탄티우스와 더불어 ‘기독교의 키케로’라는 명성을 얻었던 탁월한 인물이었다. 이교 가정에서 출생한 그는 당시의 관례에 따라 라틴 문학과 수사학, 그리고 법률을 공부하였고, 직업상 법정에서 재판 받는 기독교인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확신을 보고 감동을 받아 기독교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대화 형식의 변증서를 남겼는데 그것이 <옥타비누스>(Octavinus)라는 작품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소개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변증가들에 대한 소개를 마감하면서 이제 이들의 활동에 대해 정리해 두고자 한다. 루이스 벌코프가 지적한 바처럼 변증가들의 활동은 3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데, 첫째는 변증적(defensive) 활동이었다. 기독교 신자들에 대한 비난은 근거 없는 낭설이고, 기독교인들이 사회적 인식에 반하는 혐오스런 일을 자행한다는 공격은 근거 없는 것이며, 그것은 복음 정신이나 기독교 신앙 정신과도 맞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위정자들이나 지식층에 대하여 변호한 것이다. 둘째는 공격적(offensive) 활동이었다. 변증가들은 기독교와 기독교인들을 변호하는 일에 만족하지 않고 기독교를 대적하는 이들의 종교와 사상을 공격하였다. 즉 이교나 이교 사상의 비도덕적 성격을 공격함으로써기독교의 우월성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셋째는 건설적(constructive) 활동인데, 변증가들은 이런 변증 활동을 통해 복음 정신과 기독교 신앙을 드러내고 기독교가 믿는 신앙이 어떠한가를 제시하였다. 즉 기독교 신앙인들의 품성과 순결한 생활, 도덕적 삶의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기독교신앙을 드러낸 것이다. 

변증가들은 기독교가 여러 종류의 비난과 탄압 혹은 박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회의 급속한 성장, 기독교 신앙을 고백한 이들의 변화된 품성과 삶의 방식은 기독교는 다른 종교나 다른 사상의 신봉자와는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기독교 신앙이나 교의에 대한 변증들의 견해가 항상 동일했던 것은 아니다. 기독교가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철학보다 우월한 유일한 참된 철학으로 보긴 했으나 대체적으로 변증가들은 기독교를 하나의 철학, 혹은 고상한 철학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들은 기독교 신앙을 그리스 철학을 도구로 설명하다 보니 기독교를 이성의 한계 안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이들은 기독교가 합리적 요소를 지니고 있으므로 철학자들의 질문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를 하나의 철학으로 이해한 것이다. 

변증가들이 성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말할 때 ‘로고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를 좋아했는데, 이 용어가 당시 사용된 철학적 용어였고 따라서 식자층에 다가갈 수 있는 용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변증가들이 사용한 로고스라는 개념은 성경적 개념이라기보다는 필로(Philo)의 로고스 개념과 비슷한 점이 있어 결과적으로 기독교의 진리를 훼손하였다는 평가도 있다. 

필로는 로고스란 하나님과 세계의 중개적 존재로소 계시의 원리라고 한다. 즉 로고스는 하나님의 첫 아들이요 인간보다 높은 이성이요, 우주창조의 원리라고 보았다. 이 역시 기독교 신앙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백석대·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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