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했던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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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했던 다니엘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4.01.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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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15) -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줄을 깨달은 후에야 나라가 견고하리이다” (단 4:26)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느부갓네살이 두려운 꿈을 꿉니다. 꿈 속의 환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아 번민하다 ‘박수와 술객과 갈대아 술사와 점쟁이’들을 소집하고 해석을 명령합니다. 이번에는 꿈의 내용을 알려주었는데도 해석하는 사람이 없습니다(4~7절). 세상의 중앙에 자리잡아 풍성한 과실로 새와 동물을 먹이는 거목에 하늘에서 내려온 순찰자가 손을 대 잎과 열매를 떨구고 나무를 베어 그루터기만 남기며, 그루터기는 하늘 이슬에 젖고 들짐승들과 더불어 일곱 때를 지내게 된다는 환상입니다. 다시 한 번 다니엘의 시간이 왔습니다. 왕이 벨드사살이라 개명시킨 다니엘을 불러들여 모든 신하들과 현자들 앞에 세우고 말합니다. “박수장 벨드사살아 네 안에는 거룩한 신들의 영이 있은즉 어떤 은밀한 것이라도 네게는 어려울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아노라 내 꿈에 본 환상의 해석을 내게 말하라(9절)” 느부갓네살이 요구하는 해몽은 수학문제를 풀 듯 정석과 예제를 풀어 익혀갈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닙니다. 그가 늘 강조했듯이 그는 단지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것을 전해주는 메신저에 불과했습니다. 다니엘의 말이 귀에 박혀서인지 용광로 체험을 해서였는지, 느부갓네살도 다니엘을 믿는 이유가 하나님의 영이 다니엘과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선언합니다. “나 느부갓네살 왕이 이 꿈을 꾸었나니 너 벨드사살아 그 해석을 밝히 말하라 내 나라 모든 지혜자가 능히 내게 그 해석을 알게 하지 못하였으나 오직 너는 능히 하리니 이는 거룩한 신들의 영이 네 안에 있음이라(18절)”

만일 이번에는 하나님의 영이 말씀하지 않으신다면, 만약 말씀하신 것을 왕이 싫어해 대노한다면, 다니엘도 바벨론의 여느 현자들처럼 ‘몸이 쪼개지고 집은 거름더미가 되는’ 처지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2:5).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이처럼 ‘만약에’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 가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번에는 내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시면, 만약에 저 악한 사람들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만약에 만약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악인이 득세하고 독재자가 양민을 학살하며 사기꾼이 법망을 피하고 미소 짓는 세상을 보며 살아갑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가 응답받았다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외면하는 사람은, 신앙도 양심도 지성도 저버린 사람일 것입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들은 어린 나이에 신앙과 확실성의 차이를 깨달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 지라도(3:18)”

다니엘 역시 이 믿음을 가진 사람이 분명합니다. 왕이 싫어할 내용을 가감 없이 전합니다. 그 나무는 느부갓네살이고, 나무가 잘리고 그루터기만 남는 것은 그가 왕위를 잃으리라는 뜻임을 설명합니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왕이 사람에게서 쫓겨나서 들짐승과 함께 살며 소처럼 풀을 먹으며 하늘 이슬에 젖을 것이요 이와 같이 일곱 때를 지낼 것이라 그 때에 지극히 높으신 이가 사람의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그것을 누구에게든지 주시는 줄을 아시리이다(25절)” 다니엘은 심판을 지연시킬 유보조항을 첨언합니다. “그런즉 왕이여 내가 아뢰는 것을 받으시고 공의를 행함으로 죄를 사하고 가난한 자를 긍휼히 여김으로 죄악을 사하소서 그리하시면 왕의 평안함이 혹시 장구하리이다(27절)” 
다행스럽게도 느부갓네살은 다니엘의 해석을 받아들입니다. 다니엘이 권면한 대로 사법 정의를 세우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정책도 수행했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그의 근신은 일 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느부갓네살의 자전적 고백입니다. “이 모든 일이 다 나 느부갓네살 왕에게 임하였느니라(28절)” 인류역사에 손꼽히는 이 절대 권력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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