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활짝 웃는 교회…원더풀 시니어의 삶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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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활짝 웃는 교회…원더풀 시니어의 삶으로 초대합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1.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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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시니어사역 플랫폼 ‘조이풀 시니어’ 출범

40개 교회‧17개 단체 연합해 시니어 네트워크 구성
신앙과 연륜 갖춘 시니어, 교회사역의 주체로 세워

“나이가 들었다고 집 안에만 있을 수 있나요? 매주 목요일, 교회에서 드리는 시니어예배가 너무 기다려집니다. 낮에는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만나 소그룹 모임을 하는 게 너무 재미있고, 교회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면서 성장하는 기쁨이 매우 큽니다.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볼 때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매일 즐겁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분당 할렐루야교회(담임:김승욱 목사)에서 만 68세 이상 시니어부서 뉴시즌공동체의 소그룹 리더로 섬기고 있는 김정자 권사(74). 그는 노년기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이 무엇보다 즐겁고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교회에서 받은 전도 훈련을 통해 다른 시니어를 전도하고 훈련하는 역할까지 맡으면서 노년기의 신앙기록을 아름답게 써 내려가고 있다.

올해 베이비붐 세대의 상징인 ‘58년생’이 노년 세대로 편입되면서 노인인구 1천만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세대로 한국사회의 노인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교회의 고령화 수치는 사회보다 더욱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2023년 2월 발표한 조사 결과 60세 이상 개신교인은 36.1%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올 2월 발표한 국내 인구집계에서 60세 이상 비율은 31.1%로 교회 인구가 더욱 가파르게 늘어가고 있다. 더 이상 나이만을 이유로 이들을 ‘뒷방 노인’으로 치부할 수 없는 시대라는 얘기다. 교회 안에서도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토대로 다양한 경험과 연륜을 갖춘 시니어를 사역의 주체로 세우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할렐루야교회는 만 68세 이상 시니어부서 '뉴시즌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시니어를 교회사역의 능동적인 주체자로 세워가고 있다.

‘준비된 시니어’가 세상을 바꾼다

교회별로 독특하고 유익한 시니어 사역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 마련됐다. 지난해 9월 첫 연합부흥회를 갖고 출범한 한국기독교시니어사역연합운동이 올해 명칭을 ‘조이풀 시니어(Joyful Senior, 대표:윤영근 목사)’로 바꾸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17개 기관 43개 교회가 참여하는 조이풀 시니어는 매년 시니어 부흥회와 사역자 대상 컨퍼런스를 열고 시니어 사역자들을 위한 풍성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이풀 시니어’는 즐겁고 행복한 시니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시니어들은 한번 교회에 정착하면, 평생 교회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시니어들에게 비전과 소명, 말씀이 들어갈 때 이들의 삶은 ‘원더풀 시니어’로 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할렐루야교회 시니어부서 뉴시즌공동체를 맡아 섬겨온 윤영근 목사가 ‘조이풀 시니어’의 대표를 맡았다. 윤 목사는 뉴시즌공동체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니어 사역 전략과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다. 지난 2018년 9월부터 시니어부서를 담당한 그는 시니어를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아닌, 교육과 훈련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시니어가 시니어를 전도해 부서가 2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90%의 교회 정착률을 이끌었다.

지난 12일 분당 할렐루야교회 교역자실에서 만난 윤 목사는 “시니어들은 나이별로 지적‧신체적 변화가 매우 크고, 배우자 사망이라는 변수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다. 그렇다 보니 주일학교 보다 더욱 섬세한 관심과 개입이 필요한 사역”이라고 밝혔다.

교회의 고령화 속도는 사회보다 더 빠르지만, 대응 속도는 그에 비해 늦은 편이다. 그는 “할레루야교회만 해도 노인 비중이 20%가 넘는다. 한국교회 대부분은 30~40%가 노인세대일 것”이라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시니어 사역에 대한 교회별 교육철학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할렐루야교회 뉴시즌공동체를 담당하고 있는 윤영근 목사.
할렐루야교회 시니어부서 뉴시즌공동체를 담당하고 있는 윤영근 목사.

시니어를 ‘능동적 사역’의 주체자로

많은 교회가 ‘노인대학’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단순히 취미활동을 위해 ‘입맛에 맞는’ 교회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노인들이 많고, 정작 교회의 부서나 예배에는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할렐루야교회 뉴시즌공동체는 ‘7파워(네트워크‧멘탈‧브레인‧모럴‧리더십‧바디‧스피리추얼)’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시니어를 능동적인 사역의 주체자로 세우고 있다. 늘푸른대학(실버대학) 활동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도 기능별 소그룹 모임과 각종 훈련, 문화특강을 통해 노년기에도 ‘맞춤형’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중에는 48개 소그룹이 지역과 연령별, 기능별 관심사로 모여 더욱 친교와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 이 밖에 시니어가 선교의 대상자가 아닌, 전도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전도 훈련 ‘시니어 전도폭발 1‧2단계’도 마련돼 있다.

윤 목사는 “어느 순간 많은 교회가 지역사회와 경쟁하듯 다양한 시니어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예배 없이는 어떤 것도 영의 필요를 채우지 못한다”며 할렐루야교회 시니어 사역의 본질은 예배와 선교 훈련에 있다고 강조했다. 뉴시즌공동체는 매주 시니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목요예배’를 통해 신앙의 본질을 채우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목요예배 70명의 시니어성가대가 찬송을 부르고 예배의 각 순서를 맡아, 예배를 섬기는 주체자로 세워지는 경험을 한다. 이후에는 점심식사와 소그룹훈련 시간을 갖고 노후의 가족관계, 교통안전교육, 시니어 DTS, 시니어 치매 예방 등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신앙특강을 제공한다. 윤 목사는 “시니어들의 찬양에는 그들의 인생과 삶의 고백이 녹아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은혜가 있다고 말한다. 향후 ‘조이풀 시니어’ 사역을 통해 전국 시니어 성가대가 함께 찬양하는 집회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된 시니어’는 세상 속에 나가 복음을 전파할 역량과 가능성이 크다. 시니어 전도폭발 훈련을 통해 교인들 사이에 전도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복음을 전할 때 들어줄 가족이 있다는 것도 시니어 전도 훈련의 강점이다. 그는 “시니어를 제대로 훈련하면 주변에 복음을 전파할 역량과 가능성이 가장 많은 이들”이라며 시니어를 집중 훈련해 능동적인 선교자로 세울 것을 제안했다.

할렐루야교회는 만 68세 이상 시니어부서 '뉴시즌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시니어를 교회사역의 능동적인 주체자로 세워가고 있다.

‘시니어 교역자’ 네트워크 구축

교회가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열정을 갖기 어려운 노인들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소그룹 모임을 만들어주는 것도 시니어 사역의 큰 과제다. 아울러 60세가 넘었지만,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면서 고령인구에 편입되기를 꺼려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을 껴안는 것도 과제로 제시했다.

윤 목사는 “70세가 되어 노인대학에 정착하기까지 3년이 걸린다고 한다. 사실 교회에서 가장 어려운 세대가 65세 이상부터 70세까지 과도기에 있는 이들”이라며, “기존 노인과 섞이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기에 보다 이들을 껴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이풀 시니어’를 통해 전국의 시니어 담당 교역자들이 연합해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구성된다는 점에서 향후 활동을 기대했다. 윤 목사는 “부교역자들이 시니어 사역을 맡는 경우가 많아 담당자가 자주 교체된다. 그러면 시니어 사역의 연속성도 끊어지고 사역을 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시니어 사역자들이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이풀 시니어’는 매년 중대형교회 회원이 돌아가면서 전국 부흥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교회별로 독특하고 유익한 사역을 부흥회와 컨퍼런스를 통해 소개하고 매년 한국교회의 시니어 사역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자료를 나눌 방침이다.

윤 목사는 “‘조이풀 시니어’는 기존 교단 중심의 자체 행사를 넘어 각 교회의 사역을 전국적으로 소개하고 전문단체의 사역 프로그램을 교회와 연결해 한 명의 영혼이라도 복음을 빠르게 듣게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조직구성을 통해 전략이 아니라 연합운동의 개념으로 시니어를 섬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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