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처소에서 나오시는 여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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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처소에서 나오시는 여호와
  • 승인 2004.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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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지목사/목양교회

역사의 주인이 하나님이신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기독교 신앙인이 아닌 한 원로 역사가가 고희 기념 논설집을 발행하면서 제목을 ‘역사의 신’이라고 하고 “나는 일생을 살아오면서 진리와 정의와 선을 마침내 실현해 내는 ‘역사의 신’이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행동해 왔으며 또한 나의 제자들에게 그렇게 가르쳐 주었고, 항상 그 신념이었기에 이 책의 이름을 역사의 신이라 하였다. 일본 제국주의자들과 싸운 것이나 공산 강권주의자들이나 해방 후의 역대 독재정권에 항거한 것도 역사의 신이 반드시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고, 땅에 떨어진 민족 정기를 올바로 확립하여 국민정신을 앙양하려고 노력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생각이고 행동이다”고 술회한 일이 있는데, 그 역사의 신은 두말할 것 없이 하나님이다.

야구 감독이 경기 중에 각종 사인으로 경기를 지휘하는 것처럼 세상에서 되어지는 일들은 모두 하나님의 사인에 따라 이뤄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편 2편에 기록된 것과 같이 이방 나라들, 민족들, 세상의 군왕들, 관원들이 헛된 일을 꾸미고 그에게 대적할 때 하나님은 웃기도 하신다. 경기가 중요한 국면을 맞으면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에 나가 투수를 교체하거나 심판에게 어필하는 것처럼 역사의 형편이 매우 긴박하거나 어려울 때 하나님은 직접 개입하신다. 그 개입은 극적인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8·15, 6·25, 4·19, 6·29 등은 모두 하나님의 극적인 개입이었다. 큰 사건들 가운데 하나님의 개입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도 있으나 거시적 안목으로 보면 그 역시 하나님의 개입임을 깨닫는다.

지금 우리나라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 작년 모 신문 시론에서 어느 전문 주간지가 대학 교수들을 상대로 우리나라의 올 한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물었더니, 우왕좌왕(右往左往)이 1위에 선정됐고, 점입가경(漸入佳境), 이전투구(泥田鬪狗), 지리멸렬(支離滅裂), 아수라장(阿修羅場)이 2~5위에 올랐다. 올해도 같은 작업을 한다면 어떤 말이 뽑힐지 모르겠으나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 뽑힐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천들은 바로 이때 하나님의 개입을 감지하며 대비해야 한다. 정치인들을 향해 “그런즉 군왕들아 너희는 지혜를 얻으며 세상의 재판관들아 너희는 교훈을 받을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시 2:10~11)고 해야 한다. 역사에 직접 개입하신 하나님은 우리들을 향해 “그 혼란의 때에 너는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실 것이다. 그 물음에 답할 준비도 해야 한다.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 사나운 바람 부는 캄캄한 밤, 망망한 바다에 떠있는 외로운 배에서 배 안에도 하나님이 계심을 믿고 기도를 올리는 사공들과 같은 존재(찬송가 461장)들이 돼야 한다.

욥은 폭풍우 가운데서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하나님을 눈으로 뵙게 됐다. 지금의 폭풍우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을 뵙게 되는 전조이다. 아모스의 정의, 호세아의 사랑, 이사야의 신앙을 모두 포함한 메시지(미 6:8)를 남왕국과 북왕국을 대상으로 선포한 통전적 예언자 미가는 예언서의 모두에 “여호와께서 그의 처소에서 나오시고 강림하사 땅의 높은 곳을 밞으실 것이라”(미 1:34)고 적었다. 지금 우리는 그의 처소에서 나오시기 위해 몸을 일으키시는 여호화를 보고 그가 하시려는 일을 기대와 두려움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미가가 선포한 “이는 야곱의 허물로 말미암음이요 이스라엘 족속의 죄로 말미암음이라”(미 1:5)와 같은 말씀을 이 시대를 향해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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