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기독교는 계시와 예정, 그리고 신비의 종교임을 역설
상태바
[초기 기독교 산책] 기독교는 계시와 예정, 그리고 신비의 종교임을 역설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3.11.21 2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78) -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사람들(15)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디오그네투스에게> 7~9장에서는 기독교신앙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디오그네투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믿는 신은 어떤 분이며, 신자들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가에 답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하나님의 아들이 구세주이며 동시에 말씀이고 진리라고 말하고 있다. 또 예수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인간은 하나님을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그리스도인은 인류 역사의 새로운 시기를 살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확실한 사실을 증거하는 사람을 순교자라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이 맹수들에게 던져지지만 믿음을 배반하지 않는 것은 순교자들이 신앙인들을 격려하고 믿음을 굳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는 사람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권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구세주께서 늦게 오신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2세기 당시 이교도들이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부인하게 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던 논리였다. 오래된 전통일수록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던 그 시대에 기독교는 새로운 것이라는 점을 말하면서, 기독교 신앙을 부인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또 한 가지 이교도들의 논리는 기독교가 말하는 하나님이 선하신 분이라면 인간 구원에 대해 왜 더 일찍 계시하지 않고 이처럼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계시하셨는가 하는 점이었다. 이 점에 대하여는, 하나님과 성자의 구원계획은 처음부터 예정되었지만 그 실현 시기는 하나님 안에 감추어진 신비라고 답하고 있다. 또 하나님께서 아들을 보내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불의를 인정하고 스스로 구원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을  때에야 비로소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인간의 무능력을 보이시고, 깨닫게 하기 위함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10장에서는 디오그네투스에게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라는 간곡한 권유를 담고 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를 인도하셔서 참된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게 만드실 것이라고 격려한다. 10~12장은 마지막 권고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기독교가 믿는 교리를 설명하기보다는 기독교 신앙인의 삶의 문제에 치중하고 있다. 즉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나님을 본받는 자들이 되라”(엡 5:1)는 그런 권면을 하고 있다.

10장 2항에 보면, “하나님이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사람을 위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지상의 만물을 사람들에게 복종하게 하셨고, 사람에게는 이성과 예지를 주셨습니다. 사람만이 시선을 하늘로 향할 수 있도록 하셨고, 하나님의 모상으로 만드셨습니다. 당신의 외아들을 그들에게 보내셨으며,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늘나라를 약속하셨습니다”로 시작하여, “귀하도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선하심을 본받게 될 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본받게 된다는 말에 놀라지 마십시오. 그것은 가능한 일이며 또 하나님이 원하는 일입니다. 이웃을 탄압하며 약한 자를 짓밟고, 재산을 축적하며, 아랫사람들에게 폭력을 사용하는 그런 짓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지 않습니다. … 이웃의 짐을 자신이 대신지는 사람, 자기의 처지가 다른 사람의 것보다 더 나은 경우에 자기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혜택을 베푸는 사람, 자기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이웃이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내 주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그 혜택을 받는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의 역할을 하는 것이며,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진실로 하나님을 본 받는 이들입니다”(서공석 역주, 63-4.)라고 나온다.

이 책 11~12장은 이 변증서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진리의 말씀이 귀하의 생명이 되기를 바란다”는 마지막 권고를 하고 있다. 책 마지막은 “하나님 아버지께 영원한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으로 끝맺고 있다.

백석대·역사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