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목회이야기] “400만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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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목회이야기] “400만원이요~”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3.11.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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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72)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11월의 날씨는 여름 같았다 또 겨울 같았다 변덕이 심하네요.

얼마 전 조경부에서 교회 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하면 노동이지만 무엇이든지 함께하면 축제가 되는 게 교회 일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구요. 조경부원과 카페 봉사부원, 교역자들까지 이곳저곳에서 성도들이 모여드니 금세 열 명이 넘는 듯 했습니다. 모두들 이런 일을 해 본 경험도 없을 텐데 함께하니 큰일도 별거 아니었습니다.

큰 전지가위와 톱으로 감나무며 복숭아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를 가지치기해서 모아놓고 보니 굉장히 많아 보였는데도, 성도들이 ‘으쌰!’ 하고 달려드니 그것도 점점 줄어 금세 없어졌습니다. 나중엔 갈고리를 이용해 낙엽을 마대에 담고 연못에 떨어진 낙엽까지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간식 먹고 합시다~~”

카페엔 과일들이 준비되어 있었구요. 과일을 먹으며 교회 마당에 쌓인 가지들을 보니 겁이 덜컥 났습니다. 가지들은 교회 마당에만 있는 게 아니라, 길가에도 그만큼 더 모아 놨거든요.

조경부장 박경수 장로님은 “목사님~ 저거 많아 보여도 금방입니다~” 하셨지만, 그래도 ‘저렇게 많은데…’ 하는 마음이 들어, “장로님 너무 무리하지 마시구요. 저건 업체 불러서 치우게 하시죠?” 하고는, 교역자들에게 폐기물 차량을 알아봐 달라 부탁했습니다.

“목사님! 1톤 처리하는데 40만 원이래요.”

“그럼, 그렇게 해요” 하고 있는데 백철용 장로님과 이종수 집사님이 이 사실을 알고 전화를 해왔답니다. 우리가 처리할 테니 그대로 두라고 부탁하면서요.
제가 최상미 집사에게 “이렇게 조경하고 처리하는 데 비용 얼마나 들어요?” 물었습니다.

“목사님, 최소 400만원이요~ 우리가 전에 조경하는 분들 불러서 조경한 적 있잖아요. 최소 400만원이에요” 하더라구요.


엊그제는 지하 1층 썬큰가든 나무가 썩었다고 또 백철용 장로님과 이종수 집사님이 달려왔습니다. 그리곤 깨끗이 싹 다 정리해 놨구요.

“그들이 다 자기 일을 구하고 그리스도 예수의 일을 구하지 아니하되”(빌 2:2)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에는 “이곳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수의 일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일에만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이기주의, 물질주의, 개인주의, 기회주의 등이 판치는 이 땅에서 교회 이곳저곳에서 주님을 섬기는 모습들이 보이는 게 너무 감사하구요. “주님을 섬길 때는 ‘계산’을 뒤로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라는 말이 진정으로 다가오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저와 우리 성도들이 차라리 이 땅에서 ‘거룩한 바보’로 살아가길 소망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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