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지역교회의 창조세계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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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지역교회의 창조세계 돌봄
  •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 승인 2023.11.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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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
유미호 센터장

“예수께서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유대 사람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며,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며, 온갖 질병과 온갖 아픔을 고쳐 주셨다.”(마 9:35)
주님은 지역사회 안에서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서 복음을 선포함과 동시에 가르치시고 돌보는 일을 늘 하셨다. 우리 교회는 어떻게 지역사회 안에서 주님을 따라 창조세계를 돌볼 수 있을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우선은 매 주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주변을 때때로 걸어보자. 인근 땅과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 스치는 바람과 함께 하는 생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피며 걷자. 걷다가 일정한 곳에 머물게 되면, 우리의 생물학적 이웃은 누구인지도 생각해보자. 주택과 상점, 일반 건물 등 사람들이 만들어 둔 것이 보이면 그 모든 것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도 세심히 살펴보자. 걷고 또 걸으며 그것이 교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교회는 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묻고, 자신의 마음은 어떠한지 살펴봐도 좋다.

그러다가 교회를 중심으로 한 마을환경지도를 여럿이 함께 그려보는 거다. 지도의 첫 바탕은 온라인 지도(구글 지도 등)를 활용하여 교회 조감도로 그려둔다. 그 위에 교회 인근의 생태환경 자원과 역사문화 자원을 그려 넣는다. 건물과 시설, 도로 등도 표기하여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단절되어 있는지, 교차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교회 구성원들과는 때때로 기후 이야기를 해보자. 대화 속에서 잊지 않을 것은 우리들의 이웃은 누군지 살피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지구 가족들 – 사람만이 아닌 신음하는 생명에게 우리가 어떻게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을지,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지극히 작은 자’(마 25:40)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 일이다.

기회가 되면 이웃 교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기후환경 문제를 둘러싼 지역사회 내 이웃들의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을 서로 도운 이야기(혹은 그렇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지도 알아본다. 있다면 그 이야기를 서로의 교회 구성들과 공유하며, 현재 함께 할 일들이 있고, 무엇으로 할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보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의 환경활동가들과의 교류는 필수적이다. 일반 환경단체도 좋지만, 풀뿌리 환경단체 혹은 봉사단체와 지역사회가 직면한 환경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교회가 그들의 활동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묻거나 도움을 요청함으로 연결을 시도하자는 것이다.

교회가 탄소중립을 하는 데 있어 재생에너지 생산은 필수적이니, 지역 내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가가 있는지 알아보고 대화하는 것도 해보자. 이들이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지구와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 듣는다면 적정한 규모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가능한 대로 생산하는 일에 참여함으로 창조세계 돌보는 이들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만남 속의 대화를 통해, 교회가 세상을 창조하시고 그곳에 우리를 세우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창조세계를 돌보는 우리의 소명을 분명히 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은 물론 모든 창조물과 온전하게 다시 연결되는 시간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 그러면 ‘참, 좋다’ 하셨던 모든 존재와 연합해 기후 복원력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함께 탄식하고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세상(cosmos, 요 3:16)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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